▷6월이니, 대학수학능력시험 5개월 정도 남았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수능을 언급하면서 교육계 혼란이 생기고 있는데요. 어떤 얘기입니까?
▶어제 기자들 사이에서도 혼란이 있었습니다. 갑자기 교육부 장관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할 것이란 소문이 돌았거든요. 무슨 얘기일까, 그러다 브리핑을 했는데요. 내용은 교육개혁이었습니다. 크게 대학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는 내용, 아동의 교육과 돌봄을 통합하는데 교육부로 일원화한다는 내용, 한국어교육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내용이 대통령에게 보고됐습니다.
대학 안팎 벽허물기는, 개별 학과의 전공 간 벽을 허물고 구조를 유연하게 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바뀌는 산업, 경제 상황에 맞는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부와 기업, 교육기관이 함께 변화해야 한다, 그러면서 이름을 '삼위일체 혁신론'이다, 이렇게 소개를 했습니다.
▷그런데 수능 얘기는 왜 나온 겁니까?
▶주요 내용을 보고한 뒤에 나온 내용인데요. 윤 대통령이 사교육비 경감 방안에 대해서 언급을 한 겁니다. 우리나라 사교육비 유명하지 않습니까.
여기에 대해서 교육과정 범위 밖 수능 출제를 배제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건 이주호 교육부 장관 겸 사회부총리가 직접 소개한 대통령의 발언이었습니다. 이 발언만 보면 문제 없죠. 원론적으로 틀렸다고 할 수 없습니다. 다만 이 발언을 보는 수험생들 그리고 부모들은 수능이 쉽게 나온다는 건지, 난이도가 어떻게 달라지는 건지, 혼란스럽다는 얘기가 나온 것입니다.
▷대통령실에서 수정된 자료를 배포하면서 혼란이 더 커졌다면서요?
▶그렇습니다. 브리핑이 끝나고 기사를 거의 다 썼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브리핑 내용을 수정한다는 공지가 나왔고, 내용을 보니까 이건 거의 수정이 아니라 전체적인 맥락은 비슷하게 읽힐 수 있지만 새로운 내용이 추가가 된 겁니다.
대통령실에서 소개한 윤 대통령의 발언입니다.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의 문제는 수능출제에서 배제해야 한다. 공교육에서 다루는 내용에 관해 학교에서 배우는 것을 더 보충하기 위해 사교육을 찾는 것은 막기 어렵다. 공교육 교육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부분의 문제를 수능에서 출제하면 이런 것은 무조건 사교육에 의존하라는 것 아닌가. 교육당국과 사교육 산업이 한 편이란 말인가" 이렇게 지적을 한 것입니다. 마치 특수통 검사가 특정 사안에 접근하는 느낌입니다. 수능이 어려운 건 교육부와 사교육업계 이권 카르텔이 있다, 어떤 결론을 내려버린 듯한 발언이니까요.
▷대통령의 말만 보면, 수능 쉽게 내란 말 같아요.
▶그리고 오늘 교육부 대입 담당 국장 대기발령됐습니다. 6월 모의고사 쉽게 내라고 지시했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문책성 인사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시그널들을 보면 수능이 올해 쉽게 출제될 것이다, 이런 해석이 가능하죠. 그런데 지금 5개월 남았어요. 올해 수능 난이도에 변화가 있는 거 아니냐, 이런 논란의 조짐이 터져나왔고 오늘 김은혜 홍보수석이 또 입장을 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주호 장관에게 쉬운 수능, 어려운 수능을 얘기한 것이 아니다. 변별력 갖추되 공교육 교과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는 배제하라, 이 발언을 다시 한 번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수험생이나 학무보들은 불안합니다.
▶맞습니다. 굳이 지금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해서 혼란을 키운 거죠. 대통령이 수능 출제를 언급하면서 이런 메시지를 내는 건 이례적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굳이 없어도 될 혼란을 만들 우려 때문입니다. 게다가 처음 발언이 나오고 계속해서 수정 메시지가 나오고 추가 입장이 나오고 하니까 더 혼란스럽다는 겁니다.
대통령의 의도는 사교육을 줄이자는 의도로 한 발언인데 생각해보면, 이런 혼란 상황에서 학생들, 학부모들은 어디에 의지할까요? 당연히 사교육을 더 찾겠죠. 불안하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학원 다 끊고 교과서 위주로 열심히 준비하자고 하겠습니까?
▷또 문제는 교육개혁의 필요성은 공감하는 국민들 많습니다. 사교육비 너무 많이 들어간다 이런 생각 갖고 있는 국민도 많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합니까? 어제 발표 내용을 봤는데, 어떻게 할 것인지는 나오지 않은 것 같아요.
▶맞습니다. 지난해 사교육비가 26조원이란 통계가 있어요. 작년 수능이 고등학교 교육과정 밖에서 출제됐다, 논술 문항이 고등학생 수준 넘어섰다는 지적도 있어요.
어제 발표에서는 대책까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교육부에서 준비 중이라서 이제 세부적으로 하나씩 발표 될 거란 얘기를 들었는데요. 그 말은 아직 완성된 게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② 이동관 언제 임명하나?
▷이동관 특보, 의혹 계속 나오고 있는데 대통령실은 언제 지명할까요?
▶대통령실 관계자 발언들을 보면 대통령실에서 이동관 특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데요. 지난 8일입니다. 아직 지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언급하기엔 적절하지 않다는 전제를 항상 달고 있어요. 다만 "언젠가 언급을 해야될 때가 올 수도 있겠죠?"라는 말을 합니다.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보다 이틀 전인 6일에는 "후임자를 찾는 절차는 시작됐다고 당연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했습니다.
▷통상 이정도 논란이 됐으면, 임명에 상당히 부담이 될 것 같은데,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네요.
▶이동관 특보가 상당한 신임을 받고 있어요. 대통령실에서 외교안보 분야 실세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을 꼽지 않습니까. 언론이나 방송 이런 분야에서는 이동관 특보의 입김이 상당하다는 게 여의도 정치권에서 나오는 얘기입니다.
기본적으로 이런 기조가 깔려 있어요. 언론 환경이 기울어져 있다는 겁니다. 바이든-날리면 사태로 돌아가보면, 용산에서는 발언 자체보다 국익을 위해 일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본질인데, 왜곡 보도를 일삼는 것인가, 이런 인식 드러냈잖아요. 그래서 언론 탄압이란 말도 부정합니다. 오히려 언론 환경의 정상화다 이런 단어를 씁니다. 정상화를 위해 적임자를 방통위원장에 앉히겠다는 건데, 뭐가 문제인가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아울러 내년 가장 큰 정치 이벤트가 있죠. 총선입니다. 총선 승리를 위해선 언론 환경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시각이 있고, 이를 가장 잘 수행할 적임자로 이동관 특보가 거론되고 있는 겁니다.
야당에서도 이동관 특보는 안 된다 이런 얘기 하면서도 임명할 거라고 가정, 거의 확신하고 벌써 청문회 준비 돌입한 의원실들이 있습니다.
▷방통위와 함께 전임 정부에서 임명한 인물이 이끄는 조직이 하나 더 있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인데요, 후임 위원장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네요?
▶전현희 위원장, 이달 27일로 임기가 끝납니다. 그 자리에 김홍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가 유력 후보로 검토되고 있습니다. 2~3배수까지 좁혀졌다는 얘기가 나오고요. 유력하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어떤 인물인가, 윤석열 대선 캠프에서 정치공작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어요. 쉽게 말해서 네거티브 대응팀을 이끌었던 겁니다.
그런데 이분이 검사 출신이에요. 윤 대통령과 같은 특수통으로 불립니다. 대검 중수부장을 지냈고요.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도곡동 땅 차명보유 의혹, BBK 연루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했습니다.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죠. 그리고 유명한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지휘했습니다. 당시 윤 대통령이 대검 중앙수사 2과장이었고요.
▷작년에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 가운데 큰 축이 바로 인사였는데, 또 검사 출신을 임명한다는 건, 인물이 이렇게 없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권익위원장 자리가 법률과 무관한 자리는 아닙니다. 다만 또 검찰 출신을 주요한 자리에 기용한다, 이 비판에서 자유롭긴 어려워 보입니다.
③ 민주당 혁신위원장에 김은경 교수
▷인물 애기 계속 해보겠습니다. 민주당이 혁신위원장을 임명했습니다.
▶김은경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낙점됐습니다. 전부터 후보로 거론됐던 인물이고요. 개혁적이면서 원칙적이기도 하다, 이런 평가가 나옵니다. 최근까지 금융감독원 부위원장을 지냈고요. 보험법 전문가로 알려졌습니다.
▷현실 정치 경력은 없습니까?
▶문재인 전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로 있을 때, 2015년에 당무감사위원으로 활동한 것이 전부입니다.
개혁적인 원칙주의자다, 권칠승 대변인도 이렇게 소개를 했는데요. 현실 정치 경력이 많지 않은 만큼, 이해관계도 적을 것이기에 눈치 안 보고 혁신 과제를 잘 추진할 수 있다는 반응이 있고요. 반대로 금융전문가가 당 쇄신 임무를 얼마나 잘 할 것인가 의문도 있습니다.
관전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역 국회의원들에 대한 기득권을 얼마나 내려놓게 할 것인지, 이재명 대표 체제인 현 지도부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유심히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