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에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한국 전문가들의 현장 시찰단 파견에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오늘(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일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과학에 기반한 객관적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우리 국민의 요구를 고려한 의미 있는 조치가 이뤄지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강제징용과 관련해 "나 자신은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이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으셨다는 것에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역대 일본 내각의 인식을 계승한다는 확인은 했지만, 사죄와 반성이라는 표현을 직접 사용하진 않았습니다.


■ 尹 "한일 관계 정상화 궤도"

윤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문을 통해 한일관계 정상화 과정에 대해 평가하고, 주요 합의 사안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특히 두 정상이 G7 정상회의 계기로 일본 히로시마에서 만나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함께 찾아 참배하기로 합의한 사실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는 일본 총리의 양자 방문으로는 12년 만에 한국을 방문했다"며 "정상 간 셔틀 외교가 본격화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난 3월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외교안보 당국 간 안보 대화와 NSC 간 경제안보대화, 재무장관회의 등 협력체가 본격 가동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와 함께 "양국의 대표적 비우호 조치였던 화이트리스트의 원상회복을 위한 절차들이 착실히 이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과 관련해서도 "출범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일 미래세대의 교류 확대를 위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필요한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한반도와 일본은 물론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중대한 위협이라는 인식을 공유했다"며 "한미일 3국 정상 간 긴밀한 소통과 협의가 매우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밝혔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는 한국 전문가들의 현장 시찰단 파견에 합의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과학에 기반한 객관적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우리 국민의 요구를 고려한 의미있는 조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일본 히로시마에서 만나 히로시마 평화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함께 찾아 참배하기로 한 사실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번 기시다 총리의 방한을 통해 정상 간 셔틀 외교 복원, 양국 관계 정상화가 궤도에 오른 것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계속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기시다 "슬픈 경험, 가슴 아프게 생각"

기시다 총리는 강제동원 해법과 관련해 "당시 혹독한 환경 속에서 일하게 된 많은 분들이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사죄와 반성 표현을 직접 사용하진 않았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공동기자회견문을 통해 "3월 6일에 발표된 조치에 관한 한국 정부의 노력이 진행되는 가운데 많은 분들이 과거의 아픈 기억을 되새기면서도 미래를 위해서 마음 열어주신 데 대해 감명받았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 국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는 점은 잘 인식하고 있다"며 "이번 달에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에 대한 한국 전문가 현장시찰단 파견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 총리로서 자국민 그리고 한국 국민의 건강과 해양 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형식의 방류는 인정하지 않을 것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우리의 셔틀 외교는 계속된다"며 "3월에 큰 한 걸음 내디딘 한일 관계 개선의 움직임이 본궤도에 오른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다음은 히로시마에서, 그 이후에는 국제사회의 장을 포함해서 윤 대통령과 자주 만나서 신뢰 관계를 심화시키면서 일한관계 강화의 기운을 확실한 것으로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 尹 "워싱턴선언 日 배제 안 해"…기시다 "제 심정 말씀드린 것"

윤 대통령은 워싱턴 선언에 일본이 참여하는 논의가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 "워싱턴 선언은 한국과 미국 양자 간의 베이스로 합의된 내용"이라면서도 "일본의 참여를 배제하진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워싱턴 선언은 내용을 계속 채워나가야 하는 숙제를 남겨뒀지만, 추후 본 궤도에 올랐을 때 일본의 참여를 열어둔 것으로 해석됩니다. 

오늘 두 정상의 합의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기시다 총리가 이웃 국가인 한국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겠다고 약속했고, 그런 차원에서 전문가들의 현장 시찰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윤 대통령에게 강제동원 해법과 관련한 방침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인지 묻는 질문도 나왔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바뀌지 않는다고 말씀드리겠다"며 "우리가 발표한 해법은 65년 청구권 협정과 2018년 법원의 판겨을 동시에 충족하는 절충안으로서 법적 완결성을 지닌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또 "과거사에 대한 인식 문제는 진정성을 가지고 하는 것이 중요하지 어느 일방이 상대에게 요구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사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고 해서 현안과 미래 협력을 위해 한 발짝도 발걸음을 내디뎌서는 안 된다는 인식에서는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시다 총리에게는 혹독한 환경에서 일하게 된 많은 분들이 슬픈 경험을 하게 된 것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는 말이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말인지 이해해도 되는지 묻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강제동원 피해자를 언급하진 않고 "그 당시 힘든 경험을 하신 분들에 대해서 제 자신의 심정을 솔직하게 말씀드린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 尹, 청사 입구서 기시다 맞이…기시다, 현충원 참배하기도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를 용산 대통령실 1층 현관에 나와 맞이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오후 3시 35분쯤 청사에 도착했고, 윤 대통령과 웃으며 인사를 나눴습니다. 

두 정상은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육·해·공 의장대를 사열했습니다. 공식 환영식은 약 10분 동안 진행됐습니다.

회담은 소인수회담, 확대회담, 공동기자회견 순서로 진행됐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은 윤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한 3월 16일 이후 52일 만에 열린 것입니다. 

한편, 기시다 총리는 한국 방문 첫 일정으로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참배했습니다. 일본 총리가 현충원을 방문한 건 2011년 10월 노다 요시히코 총리 이후 약 12년 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