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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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홍범도함’ 명칭 변경 당사자 해군과 여전히 ''엇박자''

해군, ‘홍범도함’ 명칭변경 극렬히 반대…국방부 “의견 듣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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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은 ‘검토된 바 없다’는데 국방부는 “필요하면 검토”

국방부가 군함 ‘홍범도함’의 명칭 변경 입장을 두고 당사자인 해군과 전혀 다른 말을 하고 있어 이 또한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거 같습니다. 

오늘(5) 전하규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홍범도함’ 명칭 변경과 관련한 국방부의 입장에 대해 “홍범도 장군님 흉상에 대한 논의가 있을 때 그런 방향에 대해서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해군은 지난주부터 ‘홍범도함’ 명칭 변경에 대해 “검토된 바 없다”는 입장을 줄기차게 밝혀왔습니다. 

어제(4)까지도 해군은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검토된 바 없는 이전까지의 입장에서 전혀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해군에서는 홍범도함 명칭 변경에 극렬히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이종섭 장관 “홍범도함 명칭 변경 필요”

그런데도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종섭 국방부장관 등은 국회에서 홍범도함 명칭 변경의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이에 대해 전 대변인은 “(홍범도함 명칭 변경 관련해) 해군을 포함해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통상 군함의 명칭 변경 사례는 나라가 망했거나, 나치 제국주의 시절에나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당사자인 해군의 의견을 무시하고 ‘홍범도함’의 명칭을 변경하면 독립운동가에 대한 사상검증 논란을 피해가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홍범도 장군 소련 공산당’ 이력 거론하며 사상검증에 뛰어든 국방부 

국방부는 육사에 있는 ‘독립 영웅’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과 관련해 이미 한 차례 ‘독립운동가 사상검증’ 논란에 휩싸인바 있습니다. 

국방부가 지난 주 홍범도 장군의 ‘빨치산’이력과 소련 공산당 가입 이력을 들어, 육군사관학교의 교육 목적에 적절하지 않은 인물이라는 입장문 발표 때문이었습니다. 

이 발표문을 기자들에게 배포한 지난 주 화요일부터 국방부는 연일 정례브리핑 때마다 전하규 대변인과 기자들 사이에 설전이 오가고 있습니다. 

‘역사 수업’을 방불케 합니다.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방부, “자유민주주의 수호” 내세웠지만…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다며 공산당 전력이 있는 홍범도 장군의 흉상이 육사 앞에 둘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육군 공보담당자도 국방부 대변인도 ‘자유민주주의’의 내용이 무엇인지, 건군이념의 ‘자유민주주의’가 무엇인지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본래 헌법에 있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자유민주주의’라고 통상 지칭해왔습니다. 

우리 헌법에는 전문과 헌법 제4조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헌법 제8조 제4항에 ‘민주적 기본질서’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는 유신헌법에서 처음 규정되었는데, 이를 북한과 체제대결적인 개념으로 상정하고 박정희 유신독재체제를 강화하는 데 이용됐습니다. 

그런데 몇 차례 헌법개정을 하면서 이를 그대로 놔뒀고, 현행 헌법체제에서는 ‘민주적 기본질서’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대체적으로 구분하지 않고 비슷한 개념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자유민주주의’는 사상과 정치체제에 열린개념입니다. 

개인적 사상의 자유로운 보장, 다원성 보장, 기본권 보장, 복수정당제 보장, 선거를 통한 자유로운 정권교체 가능성 보장, 권력분립, 법치주의, 국민주권, 행정의 합법률성, 사법권의 독립 등 민주주의에 있어 핵심이 되는 최소한의 기본질서를 말합니다. 

파시즘이나 독재체제 등 민주주의에 정면으로 반하는 정치질서나 체제를 배격할 뿐입니다. 

헌법재판소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란 특정 사상이나 이념을 배제하진 않는다고 했습니다. 

공산주의나 사회주의 사상까지도 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서 배제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일인세습독재체제인 북한식 사회주의만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국방부는 북한식 사회주의가 태동하기도 전인 1943년에 사망한 홍범도 장군의 소련 공산당 가입 전력을 이유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정예 군인을 육성하는 육군 사관학교 내에 흉상이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그 와중에 국방부 청사 앞 ‘홍범도 장군’ 흉상 이력 오기 

그래놓고 육사에서 철거되는 홍범도 장군의 흉상의 이전 장소조차 아직까지 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 돼 있는 홍범도 장군 흉상의 이력 설명조차 잘못된 사실이 밝혀져 국방부는 체면을 다시 한 번 구겼습니다. 
 

국방부 청사 앞에 있는 홍범도 장군 흉상.

국방부 청사 앞 홍범도 장군 흉상에는 “포병 부대(artillery unit)를 조직해 삼수, 갑산 일대에서 의병전쟁을 전개했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그런데 홍범도 장군이 사용한 무기는 ‘포’가 아니라 ‘총’이었습니다. 

과거에는 총을 잘 쏘는 사람들을 ‘포수’라고 지칭했고 홍범도 장군도 그런 의미에서 ‘명포수’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전하규 대변인은 “2021년도에 그(홍범도 장군 흉상의) 설명문을 교체하면서 일부 지금 잘못된 표현이 조금 들어가 있는 것 같다”며 “그래서 국방부는 정확한 표현을 확인해서 오류를 수정할, 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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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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