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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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실업급여자가 베짱이? 청년·계약직·실직자 폄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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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PBC 라디오 <김혜영의 뉴스공감>

○ 진행 : 김혜영 앵커

○ 출연 : 김정아 기자
▷취재파일 시간입니다. 김정아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


▷지금 정치권에선 실업급여 논쟁으로 뜨겁습니다. 오늘 취재파일은 실업급여 주제로 들고 왔다고요.

▶그렇습니다. 실업 급여에 대해서 청년들도 분노하고 있는데요. 왜 그러냐면요. 국민의힘과 고용노동부 직원의 발언 때문입니다.

먼저 국민의힘은 실업급여가 달달한 시럽 급여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어디서 나왔냐, 정부여당이 그저께 개최했던 실업급여 제도 개선 공청회에서 나왔습니다.

여기에 참석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실업급여 업무 담당자가 한 발언도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실업급여 받는 중에 해외여행 간다, 일했을 때 자기 돈으로는 살 수 없던 샤넬 선글라스 사면서 즐기고 있다. 남자들은 장기간 근무하다가 갑자기 해고돼 어두운 표정으로 오는데 여자들이나 청년들은 이 기회에 쉬겠다고 온다." 그러니까 여성들과 청년들은 실업급여를 신청하면서 어두운 표정이 아닌 밝은 표정으로 온다는 건데요. 실업급여 수령하시는 분들이 이 발언을 들었을 때 어떤 기분이 들까요?


▷무시당하는 것 같은 발언이라 기분이 나쁠 것 같은데요.

▶그렇죠. 저는 이 발언을 듣고 '자 여기 돈 줄게 받아' 이런 받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이 발언이 실업급여 업무 담당자의 발언이라 더 충격이었어요. 저는 실제로 실업급여를 받았던 적이 있는데요. 대학 졸업 후에 학교에서 조교로 일을 하다가 계약만료가 되면서 신청했었어요. 그때를 떠올려 보면 조교 월급도 최저임금이거든요. 계약 만료된 후에 쓸 생활비를 빼둘 여유 자금도 없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아마 계약이 만료돼서, 실직이 돼서 실업급여를 신청하시는 분들의 사정도 다 비슷할 겁니다. 당장 계약이 만료되고 들어올 수입이 없으면 막막합니다. 저도 그때 실업급여가 없었으면 정말 큰일 났겠다 생각했었어요. 왜냐면 청년들의 주머니 사정 넉넉하지 않아요. 토익시험비 비싸죠. 책값이랑 학원비도 비싸죠. 구직 준비를 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럼 실업급여를 받게 되면 어느 정도가 들어오게 되는 건가요?

▶오늘 고용보험 앱을 깔아서 이전에 받았었던 실업급여 수급 내역 조회를 뽑아봤어요.
저는 1년 이상 3년 미만으로 분류가 되기 때문에 실업급여 받는 날이 150일이었습니다.
5개월을 6번으로 나눠 쪼개 받게 되거든요. 8일, 28일 4번, 30일 1번 이렇게입니다. 1회엔 48만 원, 2회엔 160만 원대로 받았더라고요. 그리고 마지막 차수만 180만 원을 받았더라고요. 금액이 어떤가요? 넉넉하다고 느껴지시나요?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물가를 고려하고 취업전선에 있는 청년들의 입장에서는 결코 넉넉한 금액은 아닙니다. 밥값, 생활비로도 빠듯할 것 같은데 청년들이 이 돈으로 해외여행을 가고 샤넬 선글라스를 살 수 있을까요? 정말 달달한 시럽 급여일까요?


▷지금 정부여당이 실업급여가 최저임금보다 많아 실업자가 취업에 나설 의욕을 꺾는다며 금액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제가 정부여당의 주장을 팩트체크 해봤어요. 당정의 주장은 '실업급여 한 달로 계산했을 때 184만 원을 받는다'라고 했거든요. 올해 1월부터 실업급여 하한액이 6만 원대에서 6만 천 원대로 올랐습니다. 정확히는 61,568원입니다. 150일이니까 곱하고요. 전체 금액을 수령 개월인 5개월로 나눠보니까 184만 원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당정이 계산한 월 184만 원은 수치상 맞습니다. 이제 최저임금 월급과 비교를 해봐야겠죠. 실업급여도 올해 기준으로 했으니까 최저임금도 올해 기준으로 계산을 해봤습니다. 최저임금 9,620원입니다. 8시간 근무 기준 200만 원대가 나옵니다. 사실 실업급여는 하루 기준 6만 천 원대인데, 최저임금은 7만 6천 원이 나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업급여가 최저임금보다 많다? 그렇게 보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금액이 '와, 많다' 이렇게 느껴지는 액수는 아닌 것 같은데요.

▶그렇죠. 청년들이 이 기회에 쉬겠다고 한다는 발언도 현장에서 나왔잖아요. 그런데 청년들이 정말 쉬어야지, 그러는 게 아니라 쉴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요즘 일자리 구하기 어떤지 아십니까? 정규직으로 취업 되는 게 정말 어려운 현실입니다. 공채가 사라지고 상시 채용으로 바뀌면서 더 들어가기 힘들어졌습니다. 청년들이 실업급여 받으면서 놀고먹어야지 이러지 못한다는 거. 또 실업급여를 수령하는 동안에 자소서를 내거나 면접을 보거나, 취업 교육 프로그램을 수강하거나 등등 재취업 활동을 해서 고용노동부에 증빙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회사에선 공백기 물어보잖아요. 온전히 쉴 수 없는 게 청년들의 현실입니다. 실업급여는 사회 안전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걸 허물겠다는 건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예술인의 경우엔 실업급여가 더 적다고요?

▶그렇습니다. 예술인은 상용직 근로자보다 훨씬 적은 금액을 실업 급여로 받습니다.
상한액이 6만 6천 원 하한액이 1만 6천 원입니다. 1만 6천 원을 28일 곱하면 44만 8천 원, 30일을 곱하면 48만 원이 되더라고요. 한 달에 48만 원 받는 겁니다. 굉장히 적죠. 이 부분도 개선이 필요한 지점인데요.

또 수령 조건도 까다롭습니다. 180일 이상이면 상용직 근로자는 실업급여 신청이 가능하거든요. 그런데 예술인의 경우엔 이직 전 24개월 중에 9개월 이상 고용보험이 가입이 되어야 있어야만 실업급여 신청이 가능합니다. 정부여당에서 실업 급여의 하한액을 낮추거나 없애자 하고 있는데 그렇게 된다면 이들이 더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들 수 있는 거죠. 그리고 사실 근로자가 고용보험을 냈던 걸 실업을 했으니 일정 기간 동안 돌려받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고용노동부 직원과 여당 의원들의 발언은 옳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고용노동부 장관이 실업급여 업무 담당자가 했던 발언에 대해서 "일부만 부각됐다"라고 말했네요?

▶그렇습니다. 이정식 장관은 오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했는데요.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직원 발언이 부적절했다고 지적을 했습니다. 그러자 어떤 대답을 했냐면요. "제도 취지에 맞게 실업급여가 작동해야 한다는 취지였는데 발언 일부가 부각되면서 논란이 된 부분에 대해 안타깝다"라고 했습니다. 해당 발언들에 대해선 안타깝다고 하기보단 사과를 해야 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용노동부도 그렇지만 해당 공청회를 개최한 국민의힘도 비판받을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국민의힘에선 실업급여 개선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접근하거나 발언 하나하나 신경 써야 했는데 그러지 않아 비판을 받고 있는 건데요. 일단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실업급여를 달콤한 보너스, 시럽 급여라는 발언을 했고요. 임이자 의원은 "일하는 개미보다 베짱이를 더 챙겨주냐는 비판 여론이 있다"라고 발언했는데요. '달콤한 보너스', '시럽 급여', '베짱이' 단어를 사용한 점은 계약직과 실직자, 청년들을 폄훼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실업급여를 수령을 해서 열심히 구직을 준비하는 분들이 훨씬 더 많을 것이고 실직을 해서 생활하는데 실업급여가 절실히 필요한 분들이 더 많으실 텐데 말이죠. 청년들 외에도 가장들도 있을 수 있잖아요. 또 오늘 인상 깊었던 건 조선일보도 1면에 '시럽 급여, 의원이 할 말인가' 이렇게 제목을 뽑았더라고요.


▷여당 의원이 한 말인데 말이죠. 오늘 여기까지 보겠습니다. 김정아 기자 수고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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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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