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발언)
- "고연차 교사조차 강남 주소지 이전 고려"
- "서이초 교사 사망, 분명히 진상 규명돼야"
- "학부모 민원·폭언, 흔하지 않은 게 슬픈 현실"
- "아동학대, 아동기분 상해죄라는 자조적 목소리 나와"
- "기간제 교사 사망, 진상 조사 이뤄져야"
- "교사 보호 제도, 현장에선 작동 안 해"
- "교사가 인권 침해 당해도 해결할 수단 없어"
- "교사, 폭행 당해도 사비 들여 진상 규명해야"
- "교권보호위원회 열 생각 못 하는 교사들이 더 많아"
- "아동학대법 강조되면서 교사 신고 수단으로 전락해"
- "학생인권조례, 학생 보호 아닌 수업 장애물로 적용돼"
- "학생들 위해서라도 교사 인권 보장돼야"
모든 게 다 버거워지고 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숨이 막혔다. 밥을 먹는데 손이 떨리고 눈물이 흐를 뻔했다. 숨진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일기장에 쓴 글입니다. 경찰이 학부모 갑질 의혹을 조사 중인데 숨진 교사를 애도하는 물결 속에 교권회복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학교 현장 상황은 어떤지 서울 지역 초등학교 현직 교사와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서울교사 노조 소속이신 김희성 선생님이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오늘도 서이초등학교 정문 앞에 추모 행렬이 끊이질 않았는데요.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도 그렇고 여러 지역에서 교사가 폭행을 당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충격적입니다. 선생님들 마음이 정말 무거우실 것 같아요. 현직 교사로서 심경이 어떠십니까?
▶일단 저뿐만 아니라 많은 선생님들이 슬픔에 잠겨 계시고요. 폭행사건이 처음 보도되었을 때만 해도 선생님께서 대응도 하시고 계셨고 그런 부분들이 보도가 많이 됐었는데 사실 사망하신 사건 같은 경우는 충격적이다 보니까 선생님들이 같이 애도하는 마음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교사생활 하신 지 몇 년이나 되셨습니까?
▶저는 지금 발령받은 지 딱 6년 된 교사입니다.
▷언론에서 이런 문제를 다루는 게 더 충격이라는 말씀을 하셨던데 어떤 의미에서 하신 말씀입니까?
▶두 가지 측면인데요. 처음에는 일부 언론이지만 선생님의 사인을 너무 개인사나 우울증 이런 부분들을 부각시키면서 마지 학교와는 전혀 관련 없는 개인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보통 자신의 직장이잖아요. 그렇게 보려는 시선이 있었다는 점이 1차적으로 가장 충격이었고 2차적으로는 이러한 학부모 민원이나 학교에서 고충들이 보도가 될 때 저희한테는 늘 일어나는 일처럼 익숙한데 충격적이라는 표현을 하시는 걸 보면서 반대로 충격을 받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어려움이 일상이 되실 정도였으면 상황이 어느 정도였던 건지요. 연차가 높은 교사들이 강남학교 배정을 꺼려서 신규교사가 많이 배정되고 있다고 하던데 정말 그렇습니까?
▶정확히 이야기를 하자면 그분들조차도 이 지역에서 견디는 것이 어려워서 실제로는 이 지역을 떠나려면 이사를 가야 하는 상황이거든요. 서울은 주소지를 우선으로 해서 학교를 배정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결심을 하는 교사가 생길 정도로 힘든 부분이 있었다. 그렇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신규 교사 분들이 많이 배치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게 되는 현상이 일어난 거죠.
▷터질게 터졌다는 반응을 들으면서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데요. 준비된 음성 듣고 얘기 이어나가 보겠습니다.
‘왜 사회초년생이 젊은 교사가 학교에서 생을 마감해야 했는지 거기에 대한 정확한 답이 안 되는 것 같더라고요.’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외삼촌의 목소리 들어봤는데요. 이번 사건 어떻게 파악하고 계신지 반드시 밝혀야 할 핵심 뭐라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아까 이미 한 번 답변을 드렸는데 우울증이다, 그런 선택을 하는 것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분명히 작용했겠죠. 고인을 생전에 알았던 것은 아니니까. 학교에서 힘든 일이 있었다는 것이 충분히 보도가 되고 있고 경찰도 그런 부분을 이어서 분명히 그런 부분을 초점을 둬서 수사를 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이 사건에 한해서는 어떤 식으로 학교에서 어려움을 겪었는지가 분명하게 진상이 규명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부임한 지 1년 6개월가량된 초임교사가 혼자서 학폭학생을 중재하면서 양쪽 학부모를 상대한 건데 만약에 선생님이 이 입장이었다면 어떠셨을 것 같으세요.
▶사실 이게 선생님께서 학급에서 일종의 갈등이 있어서 학생들 간 그것이 학교폭력 신고가 이어진 것은 아니지만 해결하는 과정에서 학부모님들을 대면해야 했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다른 교사 분들이 도와줬다는 증언도 있었어요. 어찌됐든 이런 과정을 겪는 것 자체가 힘드셨을 것 같고 특히 어리시고 경력이 적다 보니까 더 힘드셨을 수 있다고 보고 있고요. 다만 여기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런 일을 겪는 것이 저도 익숙하지 않은 상황이 아니고 교사들에게는 과장을 하면 밥 먹듯이 일어나는 갈등을 해결하면서 학부모님들을 대면해야 하고 심한 경우는 민원이나 과하면 폭언 가까운 상황을 대처해야 하는 것이 아주 흔하지 않은 사례가 아니라는 점이 슬픈 현실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교사들 사이에서는 아동학대를 다른 말로 부르신다고 들었습니다.
▶실제로 이 표현을 제가 외부에 말을 하는 게 맞는지 계속 고민했는데요. 저희들끼리는 아동기분상해죄라고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신고를 할 때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기분을 상하게 했다고 신고 당했다고 느낄 수 있는 사로들이 많이 공유가 되고 있거든요.
▷아동학대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 거죠. 이번에도 준비된 음성 듣고 얘기 이어가 보겠습니다.
‘어제 서이초 가서 많이 울었습니다. 서이초 선생님은 조화가 놓이는데 우리 딸은 꽃송이도 하나 못 받고 죽었습니다. 우리 딸도 똑같은 자식이고 똑같은 대한민국의 교사였어요.’
▷6개월 전에 기간제 교사로 일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딸의 죽음을 조사해달라는 아버지의 절규였습니다. 아버지 주장이 사실이라면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아무래도 서이초등학교 사건도 공론화가 된 이후에 교육청과 교육부에서 합동으로 조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우선 해당 사건이 아버님께서 기자회견에 참석해서 인터뷰에 응하시면서 여론에 알려졌기 때문에 교육부랑 교육청에서도 인지를 당연히 했을 거라고 보고요. 그렇다면 이 사건도 어떤 형태로든 교사들이든 사회에도 밝혀져야 할 부분이 있다는 것이 확인됐으니까 조사가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 기간제 교사의 사례였는데 기간제 교사도 교권을 보호받을 권리가 동등하게 주어지고 있는지 현장 상황은 어떻습니까?
▶제도적으로는 당연히 기간제 교사 분들도 다른 교사들과 동등하게 교권보호위원회 이런 부분들을 보장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있는데요. 아무래도 일반 선생님들도 쓰기 어려운 제도이다 보니까 이게 교육활동 침해를 당해서 이렇게 나를 보호해 달라고 할 수 있는 제도들은 많이 갖춰져 있는데 현장에서 잘 작동하지 않고 있어요. 선생님 사례도 기간제 교사냐 아니냐를 떠나서 교사가 현장에서 보호받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 중의 하나가 될 것이고 계속 보도되는 폭행사건, 서이초등학교 사건, 부산지역, 대구지역 사건까지 연이어 보도되는데 공통된 문제점은 교육현장에서 교단에서 교사가 이렇게 자신의 교육활동을 침해 당했을 때 자신 인권을 침해당했을 때 그것을 해결할 제대로 된 수단이 없다는 것에 있다고 봅니다.
▷그렇지 않아도 교사가 아이들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사건 소식을 요즘 유독 자주 접하게 되는데요. 양천구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사건도 있고 뒤늦게 전해진 부산에서 발생한 초등학교 교사 폭행사건도 충격적입니다.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담임교사의 가슴뼈와 갈비뼈를 부러뜨렸는데 난동을 부리는 아이들을 말리시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들었거든요. 선생님이 뼈가 부러질 정도로 폭행을 당하는데 이걸 보호받을 시스템이 없는 건가요?
▶이게 제가 이 사안에 대해서 실제로 처음 공론화를 한 부산교사노조 측에 확인을 했는데요. 선생님께서 일종의 난동을 부리던 학생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학생이 선생님이 뒤에서 제지를 하려다 보니까 저항하는 과정에서 머리를 제치는 행동으로 발버둥을 치다가 선생님의 턱뼈와 정확하게는 갈비뼈가 부러졌다고 많이 보도됐는데 정확하게는 가슴뼈 골절이 의심되는 상황인데 병원에서도 갈비뼈나 가슴뼈 같은 경우는 보통 깁스가 아니라 가만히 있는 치료가 이뤄지거든요. 병원에서도 정확히 확인을 하고 싶으면 CT를 찍어야 한다고 소견을 준 상황인데 선생님께서 이거를 본인의 자비로 CT까지 찍어서 확인해야 한다는 부분에 어려움을 느끼셔서 쉬는 방향으로 왜냐하면 당시 선생님께서는 이거를 공론화 하거나 신고를 하실 생각이 있는 게 아니라 치료만 더 받을 정도 마음으로 병원에 내원을 하셨던 거기 때문에 선생님께서 의지를 가지고 내가 이거를 다쳤다는 걸 알리겠다고 하면 CT를 찍으셨겠지만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본인 발로 병원에 가서 자기 돈으로 CT를 찍어서 해야 규명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제대로 된 보호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이들의 학교폭력도 중재해야하고 아이들로부터 당할 수 있는 폭력도 대응해야 하는 교사들 입장에서는 여러 모로 힘든 입장이 아닌가 싶은데 양천구 초등학교에서 폭행 당한 교사의 말 듣고 오겠습니다.
‘이런 일이 다음에 안 생길 것 같고 뭐라도 바뀌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 왔습니다.’
▷선생님 목소리만 들어도 마음의 무게가 느껴지는데요. 이 사건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해당 사건은 선생님 측에서 가족 분들께서 공론화나 정확한 처벌에 대한 의지가 굉장히 강하셔서 특히 서울교사노조조합원이시기도 해서 처음부터 노조의 도움을 받으시면서 언론보도나 이런 대응들을 변호사님과 상의하면서 해오셨고요. 그렇게 굳은 마음을 먹고 처음부터 대응을 하셨기 때문에 이 정도 공론화나 결과적으로도 학생에 대한 분명한 처벌. 전학이 무슨 처벌이냐고 하시는 분도 있지만 초등학생에게 내려질 수 있는 높은 수위의 처벌이 전학이기 때문에 상황이 그렇게 되었다는 점과 교육청에서도 선생님께 분명히 치료비나 소송비 등 관련된 것들을 지원하겠다. 형사고발도 검토하겠다고 나온 것은 다시는 없을지도 모르는 가장 높은 처벌들이 나왔어요. 사회에서 일부분들은 이게 제일 높은 처벌이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초등학교 대상으로 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처벌이나 대책들이 나왔기 때문에 사실은 어떻게 보면 결국은 슬픈 부분은 언론에 많이 보도가 되어서 많은 사람의 공분을 샀기 때문에 그렇다는 점이고요. 사실 다른 사례들은 이번에 공론화 된 부산 사례처럼 교권부위원회 같은 걸 열 생각도 못하고 지나가시는 선생님들이 사실은 더 많다는 게 실제 현실에 가깝습니다.
▷지금 교권침해 관련된 문제가 잇따르면서 정부가 교권추락의 원인 중의 하나로 학생인권조례를 지목해서 개정을 추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학생인권조례가 교권추락의 원인인 게 맞습니까?
▶말씀해 주신 것의 원인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워낙 학생인권이 강조되고 사실 예전까지는 만연했던 체이 법적으로 금지되면서 그 부분에서 학생을 정당하게 지도할 수 있는 교사의 권한에 대한 고민은 빠졌던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저희는 보고 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과도하게 아동학대법이 강조되면서 이 법이 원래의 취지를 잃어버리고 선생님을 쉽게 신고할 수 있는 수단으로 전락해 버린 것. 그래서 다양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이런 점을 감안해서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권조례 중에서 어떤 조항이 문제가 되고 있는 건가요.
▶사실 조항만 봤을 때는 뭐가 문제인지 싶은 것들이 있어요. 예를 들면 휴대폰 소지를 하게 해 달라. 휴식을 보장해 달라는 식의 조항들을 봤을 때 이것이 휴대폰 소지 같은 경우도 예전에는 다 걷어가고 필요하다고 해도 돌려주지 않는 규칙이 있었던 것에 대한 대안으로 나온 조항인데 수업시간에 버젓이 휴대폰을 소지할 권리가 있다는 식으로 해석을 하든가 휴식 같은 경우도 예전에 야간자율학습부터 0교시 과도하게 수업 많았던 것의 대안으로 나온 건데 수업시간에 버젓이 자도 나의 휴식권이라는 식으로 적용하니까 이게 학생인권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수업이 이뤄질 수 없게 만드는 장애물처럼 현장에서 적용이 되니까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학생인권과 교권이 대립되는 구도로 가고 있는데 교사들이 진짜로 원하시는 건 어떤 걸까요?
▶교사들이 교육할 권한을 원하는 것은 학생들을 지도하고 싶어서 교육하고 싶어서입니다. 문제 행동하는 애들을 정당하게 지도할 수 있어야지 예를 들면 교실에서 수업을 듣고 싶은 아이가 있을 건데 수업을 방해하는 아이의 권리만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수업을 듣고 싶고 담임선생님의 수업에 귀 기울이고 싶은 학생들의 권리를 어떻게 보면 찾아주기 위해서라도 교사의 인권, 지도할 수 권리들이 보장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현직 초등학교 교사이신 김희성 선생님과 얘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