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어제 귀국했습니다.
특히 기시다 일본 총리와 함께한 히로시마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참배 일정이 눈에 띄었는데요.
대통령실은 "과거를 직시하고, 치유를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습니다.
맹현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부부가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앞에 섰습니다.
위령비에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히로시마에는 약 10만 명의 한국인이 군인, 군속, 징용공, 동원 학도, 일반 시민으로 살고 있었다'는 문장이 적혀 있습니다.
두 정상 내외는 위령비 앞에서 헌화한 뒤 고개 숙여 묵념했습니다.
이 장면은 10명의 동포 원폭 피해자들이 지켜봤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정상이 위령비를 공동으로 참배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1970년 비석이 세워졌으니, 53년 만에 처음인 것입니다.
윤 대통령은 "평화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기시다 총리의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도 "가슴 아픈 과거를 직시하고, 치유를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일본에 도착해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을 만났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우리 동포가 이런 슬픔과 고통을 겪는 그 현장에 여러분의 고국이 함께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서 정말 깊은 사과를 드리고 다시 한 번 여러분께 심심한 위로를,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윤 대통령은 올해 91세인 박남주 할머니를 한국으로 모시겠다며 초청하기도 했습니다.
박 할머니는 "몇 번이고 눈물이 맺혔다"며 "여기까지 살아왔구나 라는 감회가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재외동포청이 신설되면 초기 프로젝트 중에 하나로 히로시마 원폭 희생자를 초청하는 프로젝트가 이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진 한일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공동 참배의 의미를 평가하고, 외교안보를 비롯해 산업, 과학기술, 인적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 나가자고 합의했습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양국 직항로의 재개, 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 운영, 공급망과 첨단기술 협력 등을 언급했습니다.
북한의 핵·미사일과 관련해서는 한미일 공조를 굳건히 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19일부터 2박 3일 동안 3개의 G7 확대회의와 다양한 양자 회담을 진행했습니다.
CPBC 맹현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