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연 : 김정아 기자
▷취재파일 시작합니다. 보도국 김정아 기자와 함께 합니다.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
▷현안들이 많은데요. 빠르게 짚어보죠. 오늘 첫 소식, 키워드 뭔가요?
▶'아빠 찬스에다가 형님 찬스까지, 선관위 이래도 되나?'입니다.
▷지금 선관위에서 자녀 채용 의혹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어요.
▶그렇습니다. 청년들에게 가장 민감한 이슈는 취업, 입시입니다. 남녀, 지역, 연령을 떠나서 굉장히 민감하거든요. 깨끗하고 공정해야 할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취업 비리가 일어난 겁니다.
자, 깨알 상식 나갑니다. 선관위 즉 선거관리위원회가 무슨 일을 하는 곳이냐, 선거 즉 국민투표를 담당하는 곳인데요. 헌법기관입니다. 그러니까 국회랑 정부, 법원, 헌법재판소와 같은 지위를 같고요. 독립된 기구입니다.
다시 돌아와서 짚어보면요. 정말 깨끗하고 공정해야 할 곳인 선관위에서 채용, 취업 비리가 일어난 겁니다. 한 건이 발생했다고 해도 문제인데 지금 줄줄이 터지고 있습니다. 청년층에서는 "부모 빽 없는 자식들은 서러워서 살겠나"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 아빠찬스 의혹들이 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가요?
▶기존에 드러난 건 6명이었는데 오늘 추가로 4명이 더 나왔습니다. 추후에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례들을 요약해 보면요. 기가 막히실 수 있습니다. 동료가 자녀의 채용 면접위원으로 들어가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주고요. 또 자녀의 응시를 말렸다고 해명했지만 알고 봤더니 자녀 채용 건을 최종 결재했습니다. 선관위 인사 담당 직원에게 직접 전화해서 경력 채용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자신의 자녀를 직접 추천하기도 하고요. 인사담당자에게 자녀가 응시해서 면접심사에 응할 수 없다고 알리고 면접위원으로 참여한 동료 과장도 이 사실을 알게 됐고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선관위 공무원 행동 강령을 보면요. 4촌 이내 친족이 직무 관련자라면 기관장에게 신고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내부 규정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채용뿐 아니라 초스피드 승진 사례까지 있네요?
▶그렇습니다. 경력으로 채용된 지 단 6개월 만에 8급에서 7급으로 승진됐는데요. 지금 여론은 고작 6개월 만에 뭘 가지고 평가를 해서 승진을 시켰을까 이야기가 나오면서 비판적입니다. 그런데 선관위에서는 내부 승진 요건이 들어온 지 6개월이고, 최소 승진소요연수에도 부합했다며 승진심사 과정에서 특혜나 부당한 영향력 행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해명했습니다.
▷형님찬스까지 나오네요?
▶네, 오늘 나온 보도인데요. 선관위 간부의 친동생이 형이 일하는 선관위 경력에 채용됐고요. 이 케이스도 이직한지 1년도 안 돼 승진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 또한 선관위에서는 6개월이 지나면 누구나 승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채용 의혹들이 있는 사례들을 보면 대부분 초스피드로 승진했습니다.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었던 거죠?
▶감 받지 않은 통제의 사각지대에 있었기 때문 아닐까 싶은데요. 아무래도 선관위가 독립적 헌법기구이기도 하고요. 감찰을 비교적 덜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이런 이야기도 있어요. 선관위원장이 비상근이기 때문이다. 비상근이라는 게 출퇴근 안 해도 되는 거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직원들이 올리는 서류들을 그대로 수용하고 결재하게 된다는 거죠. 그래서 선관위원장을 상근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요. 그리고 선관위 상임위원들이 대부분이 내부 출신이기 때문이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제 식구 감싸기가 일어날 수 있다는 거죠.
▷그들만의 리그, 그들만의 조직이라는 분위기가 만들어졌겠네요.
▶그렇죠. 박찬진 전 사무총장과 송봉섭 전 사무차장 두 사람이 사실상 선관위 투톱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들의 자녀 경력 채용 사실이 사무처 직원들 사이에서는 알려져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선관위원들은 이 사실을 보고도 받지 못했고 파악조차 못했다고 알려졌는데요. 그래서 선관위원들이 상근직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대대적인 조사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지금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지금 권익위에서 이와 관련해 전수조사를 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선관위의 협조가 없으면 권익위에서도 조사를 하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헌법기관이고 정치적 독립성을 가진 기구라 그렇습니다. 그래도 선관위의 독립성이 무제한 권한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권익위에서는 "마치 이 조사가 선관위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걸로 오해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독립성을 이유로 국민이 결정한 권익위 조사를 거부하거나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도 경고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오늘 중앙선관위에선 감사원의 직무 감찰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최종 입장을 내놨습니다. 선관위의 입장은 이렇습니다. "그동안 국가기관 간의 견제와 균형으로 선관위가 직무감찰을 받지 않았던 것이 헌법적 관행"이다. 사실 법적으로도 그렇게 나와 있긴 합니다. 헌법 제97조를 보면, 감사원의 감사 범위엔 선관위가 빠져있습니다. 또 국가공무원법 17조에 따르면 '인사 사무 감사를 선관위 사무총장이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선관위에서는 권익위 조사나 국회 국정조사, 수사기관의 수사는 받을 수 있지만 감사원 감사는 안 된다는 입장인 거죠.
▷국민들의 실망감, 청년들의 절망감 아주 큽니다. 깨끗하고 공정해야 할 조직에서 이러시면 안 되죠. 결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년엔 총선이 있습니다. 가장 공정해야 할 선관위가 지금 불공정의 대명사가 됐잖아요. 모든 개혁 조치들을 취하지 않으면 의혹은 더 커질 것이고 불공정이라는 오명을 벗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보죠. 키워드 뭡니까?
▶'의원들의 왜곡된 역사관'입니다.
▷어제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있었던 일이죠?
▶조금 부끄러운데요.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이 신범철 국방부 차관에게 "우크라이나가 한국전쟁 참전국이 맞지 않냐"는 발언을 했는데요. 여기에 신 차관은 "6.25 당시에 저희를 지원한 국가는 아닙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재차 이채익 의원이 "지원한 국가는 아닙니까?"라고 물었고요. 신 차관은 단호하게 "네"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김병주 의원, 4성 장군 출신이죠. 김 의원이 목소리 크게 외칩니다. "우크라이나가 소련인데 우방국이었다고요?"라고요. 그러자 회의장에선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지난번엔 태영호 전 최고위원의 역사관이 논란이 됐는데요. 잇따른 논란이 아쉽기만 하네요.
▶그렇죠. 태 전 최고위원이 '제주 4.3은 북한 김일성의 지시'라는 발언을 해 역사관 논란이 있었죠. 연이은 의원들의 역사관 논란, 더는 없었으면 하네요.
▷역사관 논란도 있고 해서 태영호 전 최고위원이 자진사퇴했고요. 그 여파로 지금 국민의힘 최고위원 보궐선거가 치러지잖아요. 진행 상황 어떤가요?
▶현역 의원들이 많이 지원할까 했었거든요. 지난 3.8 전당대회가 엄청 흥행했잖아요. 그런데 이번엔 너무 무관심합니다. 0명 지원했어요. 이번 보궐선거, 흥행엔 대실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9일에 선거가 치러지죠? 1주일 뒤니까 딱 다음 주네요.
▶지금 3명이 본경선에 진출했습니다. 천강정, 김가람, 이종배 후보인데요. 당내에서는 김가람 후보가 가장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김 후보가 호남 출신입니다. 지금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호남과 청년 민심에 주력하고 있는데 딱 맞는 인물이기 때문이죠.
▷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김가람 후보는 바로 이어서 인터뷰가 준비돼 있습니다. 어떤 포부로 나오게 됐는지 얘기 들어보고요. 현직 의원들이 나오지 않은 이유 짚어보죠.
▶이번 경선엔 현역 의원들이 출마하지 않아서 원외 인사들의 경쟁으로 치러질 예정인데요. 왜 그럴까요? 이용호 의원이 쏘아 올린 '5인회'로 추측이 가능한데요. 이 의원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어요. "용산도 아니고 당내에서도 5인회가 있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 중요한 핵심 의제 결정은 다른 데서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있다"라고요.
▷그러니까 다른 실세 조직이 있단 거네요. 구성원이 5명이고요?
▶그렇습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 배현진 조직부총장, 박수영 여의도 연구원장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준석 전 대표가 다음 주 중에 이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지금 거론되고 있는 인물들이 아니라는 건데요. 공식 회의체제 안에 있는 사람들이 회의를 한다는 건데, 그렇게 돌아갈 리가 없다며 실체는 따로 있다고 말했습니다.
▷저희가 이준석 전 대표를 스튜디오로 모셔보려고 연락 중인데요. 다음 주에 나오셔서 속 시원하게 말씀해 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어떤 인물들이 속해 있을지 나오는 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이어서 짚어보면요. 이용호 의원이 5인회를 쏘아 올려서 여기까지 온 건데 오늘 해당 발언에 대해 자진 철회하고 사과했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이용호 의원은 "최고위원회가 제 역할과 위상을 회복하기 바라는 마음에서 튀어나온 잘못된 어휘였다"며 발언을 철회했습니다. 아무래도 김기현 대표도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해당 의혹을 일축했고요. 장예찬 최고위원도 "당직자들과 실무회의하는 건 당연하다"며 "5인회는 과장된 표현"이라고 말했습니다. 당 내부에서 이런 비판이 나오니까 발언을 취소한 걸로 보이고요. 지금 보면 당내에서 분위기가 '실무자 회의고 참모들 간의 회의가 왜 문제냐'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이준석 대표가 지금 거론되고 있는 인물들이 아닌 사람들일 것이라고 한 것 같기도 하네요.
▷5인회까지 짚어봤고요. 최고위원 보궐선거, 3명의 후보가 경쟁하고 있는데 다 원외 인사입니다. 원외 인사가 너무 많은 것 같은데 그래도 괜찮은 걸까요?
▶지금 후보들 중 누가 뽑히든 최고위원 중 현역 의원은 조수진 최고위원 한 명뿐이죠. 초선과 원외 인사로 구성돼 있다 보니까 '식물 지도부다'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