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PBC 라디오 <김혜영의 뉴스공감>
○ 진행 : 김혜영 앵커
○ 출연 : 임문철 신부 / 전 정의구현사제단 제주교구 대표
(주요 발언)
- "윤석열 정부 더 이상 기대할 상황 아냐"
- "정경분리 원칙은 상호 존중하자는 것"
- "시국기도회 비판, 정교분리 오해"
- "정치도 하느님의 가르침에 따라 이뤄져야"
- "하느님의 가르침에 역행할 땐 바로 잡아야"
- "日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시정 요구 예정"
- "제주도민들 다 죽는다며 걱정"
- "제주교구 신자 서명 받아 정부에 건의문 제출"
정의구현사제단의 11번째 시국기도회, 오늘은 제주교구에서 열립니다. 정의구현사제단 제주교구 대표를 역임하신 임문철 신부님이 연결돼 있습니다. 얘기 나눠보죠.
▷신부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오늘 전국에 비가 많이 내렸는데 제주는 날씨가 어떻습니까?
▶저희들도 폭우가 예보되어 있어 가지고 이 가운데서도 미사를 진행해야 하는구나 걱정을 좀 했었는데 다행스럽게 비가 완전히 그쳤고요. 파란 하늘이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간 산간에는 폭우주의보가 내렸는데, 마침 우리가 행사를 하는 제주시청 쪽에는 날씨가 좋은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
▷현재는 비가 내리지 않고 있는 거고요.
▶네.
▷잠시 후에 시국기도회가 시작이 되는 거죠? 현재 그곳 분위기 어떻습니까?
▶지금 모든 준비들은 다 마쳐진 상태고요. 여러 육지에서 내려오신 신부님들도 보이고 우리 신부님들 또 선생님들도 몇몇 분 눈에 띄고, 시민 분들도 하나둘 모여들고 있습니다.
▷시국기도회와 미사, 월요일마다 지금 계속 이어오고 계신데 그 이유도 들어볼게요.
▶사실 윤 정부가 출범한지 1년이 막 지났는데 비록 0.7 차이로 이기긴 했어도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기에 불안하면서도 성공한 대통령,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왔고 기대를 했죠. 그런데 이제는 더 이상 기대하거나 지켜볼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더 이상 망가지기 전에 윤 대통령에게 가장 강한 언어 퇴진까지 요구하게 된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우리 모든 국민들에게 두루두루 알리고 우리들의 뜻을 함께 하는 분들과 함께 주님께 기도하기 위해서 이렇게 전국을 순회하면서 기도회를 개최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시국기도회를 불편하게 보는 분들이 여전히 계십니다. 방송국에도 항의전화가 걸려 오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안타깝죠. 그분들 중에 많은 분들이 교회를 사랑하고 염려하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더 가슴이 아픕니다. 그런데 정경분리라는 원칙이 있죠. 이것에 대해서 이해가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정경분리 원칙은 상호존중 하자는 것이죠. 정권은 교회 인사, 예를 들어 주교 임명이라든지 이런 것에 대해서 절대 개입하지 않는다. 그 대신 교회는 국회의원이나 이런 공직에 나아가지 않는다. 이것이 상호존중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마치 정경분리를 하는 것이 교회가 정치가 어떻게 흘러가든 먼 산 불 쳐다보듯이 바라보기만 하고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것처럼 여겨지는 것이 큰 오해라고 모든 것이 여기에 기인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교황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정치는 공동선을 위한 최고의 방법이거든요. 저는 그분들께 두 분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은데요. 한 분은 엘살바도르에서 군사독재에 저항하고 고난 받는 민중들을 대변하시다가 미사 중에 군인이 쏜 총에 순교하신 로메로 성인이십니다. 이분이 말씀하시기를 우리 교회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무료급식을 하고 학생들을 위해서 도시락을 마련하고 하면 ‘참 잘하고 있다’고 말하는데 ‘막상 교회가 왜 학생들이 점심도 못 먹어야 하느냐고 정책적인 면, 구체적인 면을 지적하게 되면 정치에 개입한다고 비난한다’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사실 로메로 대주교님이 성인품에 오르게 된 것은 단순히 순교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그분의 영성이 교회의 인정을 받았다, 존중을 받는다는 얘기거든요. 그 분의 영성은 복음화라고 하는 것이 그냥 개개인을 세례 받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각 분야에 복음의 정신이 소금처럼 녹아들게 하는 것이었거든요. 경제도 복음정신에 입각해야 하고, 사회 각 분야 물론 그중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것이 정치겠죠. 정치도 하느님의 가르침에 따라서 이루어져야 된다는 것이 이것이 복음화의 원칙입니다. 그래서 사울이 잘못했을 때 사무엘이 꾸짖고, 다윗이 잘못했을 때 나탄이 꾸짖고, 헤로데가 잘못했을 때 세례자요한이 꾸짖고 순교에 이른 것. 그리고 수많은 예언자들의 전통이 바로 이것이죠. 그래서 우리는 이 시대가 하느님의 가르침에 역행하고 있다고 느꼈을 때, 잘못된 부분을 느꼈을 때 예냐 아니오냐 분명하게 지적하고 바로 잡을 예언자적인 소명이 있는 것이죠. 이것을 정치에 개입한다고 바라보시는 것은 너무 좁은 시각으로 정경분리를 이해한 것이 아닌가 안타깝습니다.
또 한 분 얘기하고 싶은 분은 본회퍼라는 개신교 목사님인데요. 이분은 히틀러 암살 미수 사건과 연관돼서 사형을 받으신 분인데, 그냥 다른 식으로 표현하면 “히틀러가 미친 운전수처럼 전 국민을 죽음으로 계곡으로 몰아넣고 있다. 그럼 어떻게 할 거냐. 운전수를 끌어내야 할 것 아니냐” 이런 가르침도 했죠. 사실 그런 걱정을 하시는 분들, 그중에 또 특별히 보수적인 방향을 갖고 계신 분들은 전광훈 목사한테 가서 좀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본회퍼 이야기를 전광훈 목사가 이야기한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다른 건 몰라도 정치개입이라고 하는 측면으로 비난하는, 그런 쪽으로만 생각하는 건 아니다. 임진왜란 때 어땠습니까? 나라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종교인들이 앞장서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기미독립선언에 보면 안타깝게도 우리 천주교 인사가 1명도 들어가 있지 않다. 이건 지금 후대에 역사가 부끄럽게 생각하는 부분 아닙니까? 주변의 항의도 있고 비난도 있을 수 있지만, 옳은 일을 하다가 박해를 받는 사람은 행복하다는 주님의 말씀으로 위로 받고 용기를 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시국기도회 어떤 순서로 진행되는지 궁금합니다. 매주 지역에 따라서 특색 있는 주제를 갖고 하시던데요.
▶진행은 여전히 미사 강론, 성명 발표, 연대사 이런 정도로 같이 진행이 됩니다만 특별히 제주인 경우에 후쿠시마 오염수가 직접적으로 들어오는 통로 아니겠어요? 그래서 우리 제주도민들 특히 어민들, 해녀분들이 많이 걱정하고 불안해 하시는데 이 문제를 가지고 정부에 강력하게 시정을 요구하는 순서가 있을 겁니다.
▷제주도민들 또 신자분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 어떤 얘기들 많이 하고 계십니까?
▶저분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다 끝났다는 식이에요. 이러면 우린 다 죽는다. 이렇게까지 심각하게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우리 제주교구에서도 신자들 모두의 서명을 받아서 건의문도 제출하고 했는데 정부는 막무가내라 참 저도 같이 불안하죠.
▷다음주 시국기도회는 어디서 하시나요?
▶다음주는 부산 그리고 그 다음에 안동, 전주, 대전, 8월 15일까지 계속해서 이어지다가 마지막에 서울에서 대장정을 마칠 예정으로 있습니다.
▷오늘 제주교구에서 열리는 시국기도회 소식 들어봤습니다. 임문철 신부님과 함께 했습니다. 전화연결 고맙습니다.
▶네, 수고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