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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용산의 소통법? 기자실 깜짝 방문한 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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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5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선서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 방송 : CPBC 라디오 <김혜영의 뉴스공감>

○ 진행 : 김혜영 앵커

○ 출연 : 맹현균 기자


▷취재파일 시간입니다. 맹현균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


▷윤석열 대통령 취임 벌써 1년이 지났네요. 

▶그래서 키워드로 지난 1년을 돌아보는 시간 준비했습니다. 제가 PD에게 이 칠판 요청했거든요. 4이다톡 보면서 조금 부러웠습니다. 여기다가 적어보겠습니다.

첫 번째 키워드 '공간이 정신을 지배한다' 입니다. 


① 공간이 정신을 지배한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발표하면서 나온 얘기죠. 윤석열 정부 평가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입니다. 기자로서 볼 때 용산과 청와대의 차이점은 어떻습니까?  

▶김혜영 반장도 청와대 취재 경험이 있잖아요. 그런데 용산은 환경이 완전히 다릅니다. 


▷기자실인 춘추관은 사실 조금 떨어져 있었으니까요.

▶맞습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따른 잡음 이런 얘기는 뒤로 미뤄두고 변화만 생각했을 때, 특히 초반에 상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국방부 취재도 해봤기 때문에 건물 구조나 이런 부분은 이미 잘 알고 있어서 건물이 낯선 느낌은 아니었는데요. 

가장 큰 변화는 대통령을 거의 매일 만난다는 것이었죠. 도어스테핑을 했으니까요. 도어스테핑에서 나오는 발언에 대한 논란은 있었지만 그 자체를 비판하는 기자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정치권에서 메시지 관리가 안 되니까 그만해야 한다 이런 얘기가 나왔던 거죠. 대통령뿐 아니라 참모들도 같은 건물에 있다 보니 훨씬 만나거나 약속을 잡거나 이런 부분에도 크게 달라졌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결국 이전의 명분, 이유로 꼽은 건 소통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도어스테핑도 중단됐고, 취임 1주년 기자회견도 하지 않는 것 같은데 소통이 강화됐다고 볼 수 있나요?

▶1년 전체로 보면, 소통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 하지만 도어스테핑도 중단됐고, 취임 1주년 기자회견도 안 했고요. 제대로 소통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특히 윤 대통령은 기자들 만난 자리에서 "자화자찬의 취임 1주년은 절대 안 된다"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대통령실에서 나오는 자료들을 보면 죄다 성과를 부각하는 자료들입니다. 그런 자료들은 당연히 내야죠. 우리가 이런 일을 했습니다.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런 메시지 전해야죠. 하지만 여기에다가 기자회견이 더해졌다면 하는 아쉬움 섞인 목소리도 나옵니다.

또 논란이 된 주요 정책들, 입학 연령을 낮춘다거나 근로시간 개편 문제도 사실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반발이 있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그야말로 조용한 1주년이네요. 그럼 오늘은 어떤 일정과 메시지가 있었습니까?

▶오늘 오전에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했고요. 방명록에 '위대한 국민과 함께 자유와 혁신의 나라 세계 평화와 번영에 책임있게 기여하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점심에는 국무위원, 여당 지도부 등과 오찬을 함께했습니다. 여당 지도부인데 최고위원들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문화행사가 하나 예정돼 있습니다.


▷윤 대통령이 기자실을 깜짝 방문하기도 했다고요?

▶네. 정말 예정돼 있지 않은 일정이었습니다. 저도 점심시간에 식사를 하는 중에 기자실 방문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황급히 복귀했었는데요. 오늘 국민의힘 지도부와 오찬이 있었잖아요. 잔치국수가 메뉴로 나왔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굉장히 일찍 끝나게 된 거죠. 그러자 윤 대통령이 기자실도 찾아서 기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싶다는 뜻을 전했는데, 점심시간이니 기자실이 텅텅 비어있겠죠. 그래서 조금 시간을 늦춰서 기자실 방문하게 된 겁니다. 그 사이엔 용산어린이정원을 방문해 유소년 야구경기 보면서 격려하고 기자실로 온 겁니다. 

기자실 돌면서 기자들과 인사를 다 나눴고요. 그 다음에 오픈라운지에서 짧게 인사말을 전하고 마무리됐습니다. 정부 방향이 잘못되면 언론이 잘 지적해달라, 앞으로도 잘 도와주길 부탁한다 등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김기현 대표를 비롯해 이철규 사무총장,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유상범 수석대변인 등도 함께했습니다. 


▷지난번 기자 간담회도 그렇고, 깜짝 방문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기자실 방문 자체에 대해서는 굳이 비판할 게 없죠. 다만 기자회견이 없다는 걸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윤 대통령이 연출을 되게 싫어한다는 얘기는 유명하죠. 그런 부분이 반영된 것 같은데요. 공식 기자회견이라 함은 서로 무기를 준비하고, 방패를 준비하고 그런 상태에서 정제된 상태에서 의견을 주고받게 됩니다. 국민을 대신해서 질문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상당히 준비를 많이 하게 되죠. 그러다 보면, 날카로운 불편한 질문이 나올 수도 있는 것이고요. 그런 자리를 원하는 건데, 이번에는 사실 질문을 할 수도 없는 구조였습니다. 


② 정치가 사라졌다

▷다음 키워드 보겠습니다.

▶'정치가 사라졌다' 입니다. 야당 지도부를 한 번도 안 만났습니다. 기억하시겠지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먼저 만나자고 했는데도 응답이 없었죠. 


▷역대 대통령들 사례를 보면 취임 1년 안에 제1야당 대표를 만났었어요.

▶맞습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당선 직후 "의회와 소통하고 야당과 협치하겠다"고 말했었습니다. 협치 실종, 대한민국 정치의 현실을 보여주는 말입니다.

이게 더 큰 문제는 뭐냐면요. 그런 얘기들 많이 하잖아요. 지금 민생이 위기인데 정치권이 이렇게 대립만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 중요한 건 싸울 때 싸우더라도 민생 관련 사안은 먼저 처리를 하자, 이런 얘기들 지난 1년간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만약 대통령이 야당 지도부와 만나서 협조를 구하거나 아이디어를 들었다고 가정할게요. 관련 정책을 추진할 때 야당이 반대할 수 있겠습니까? 


▷민생 관련 정책은 여야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니까요. 

▶맞습니다. 민생에 있어서는 여야의 목소리가 대동소이 합니다. 큰 차이가 없어요.

예컨대 현 정부에서 남북 대화에 나서겠다고 하면 민주당에서 반대할 수 없을 겁니다. 즉 야당과의 만남은 민생 위기 극복을 위해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카드인데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고 보는 게 맞겠죠.

지금도 야당 탓을 하고 있어요. 대통령실 관계자가 원내대표 만남을 정무수석이 제안했는데, 야당에서 공식적으로 거절했다고 했거든요.

거대 야당에 발목 잡혔다는 것도, 298개 제출 법안 중 35인 103개 법안 통과, 현재 계류 195개입니다. 이 상황이 답답하면 만나서 설명을 해야죠. 

예컨대 한 축구팀에서 전술이나 전략을 두고 이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 선발 출장을 하기 위해서 같은 팀 선수끼리 치열한 경쟁을 펼칩니다. 하지만 경기에 들어가면 상대방을 이겨야 하는 경기잖아요. 그런 면에서 여야가 물론 정치적 입장은 다르겠지만, 결국 대한민국을 위한 건 같거든요. 그런 차원의 협치가 필요해 보입니다.


③ 文정부 탓, 이유는?

▷다음 키워드는 '문재인 정부 탓'으로 뽑았네요. 유독 전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았던 지난 1년 같습니다.

▶바로 어제 국무회의에서도 그런 발언이 있었죠. 대통령실 설명을 들어봤는데요. 정권 교체를 이뤄냈잖아요. 대선 승리한 걸, 민주당 정권과 달라야 한다 이런 메시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래서 지난 1년은 전 정부와 비교해 어떤 점이 달라졌다는 걸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는 겁니다. 


▷의도 자체는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지금 지지율을 보면 국민들이 그런 모습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 아닌가요?

▶한국갤럽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작년 이맘때 지지율은 52까지 나왔습니다. 그런데 취임 100일도 되지 않아서 20대로 떨어졌고요. 2~30를 왔다갔다 했습니다.

지지율 하락의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었습니다만 국민들은 전 정부 탓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이런 메시지도 담겨 있을 겁니다. 전 정부의 문제만 지적하라고 뽑아준 것이 아니거든요.


④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

▷다음 키워드도 보겠습니다. '1호 영업사원' 입니다. 

▶'1호 영업사원' 입니다. 해외 순방 때마다 강조하고 있습니다. 세일즈 외교. UAE, 일본, 미국을 방문할 때도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함께 갔습니다. 

1호 영업사원 키워드의 의미는 민간과 시장 중심의 길을 택했다는 뜻입니다. 법인세율도 인하했죠.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투자 세액공제는 25로 확대했습니다.


▷1호 영업사원의 성과는 어땠습니까?

▶대통령실이 발표한 걸 종합해보면 유치한 투자액 668억달러, 거의 90조원에 육박합니다. 사우디 빈 살만, UAE에서도 투자 MOU 있었고요. 이번에 미국에서도 일부 투자 유치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 성과가 실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약속한 투자액이 현실로 구체화되는 것인가, 이건 남은 숙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1호 영업사원이, 반도체지원법, 인플레감축법 등에 대해서는 "긴밀한 협의를 하겠다" 정도의 결과 밖에 얻지 못했습니다. 결국 전기차 보조금 대상 제외됐죠. 반도체법 가드레일에도 독소조항이 가득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1호 영업사원의 활동 무대도 너무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있네요.

▶미국에 밀착하는 모양새를 지적하는 건데요. 최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중국을 방문하기도 했어요. 경제에 있어서 중국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의미가 담겼겠죠. 사우디도 그렇고요. 미국도 자국 우선주의만 외치는데, 우방이라고 하더라도 자국의 이익이 중요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물론 긍정적 측면도 있습니다. 반도체나 배터리 등 첨단산업의 경우 미국이 중국을 봉쇄하고 있죠. 중국이 매섭게 우리나라를 추격하고 있는데, 그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결국 미국과의 관계, 중국과의 관계를 모두 고려할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의 위치가 있다는 겁니다. 그런 면에서 1호 영업사원의 무대가 더 넓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⑤ 일촉즉발 남북관계

▷다음 키워드 보겠습니다.

▶'일촉즉발 남북관계'로 뽑았습니다.


▷남북화해와 한반도 평화는 가톨릭교회의 주요 관심사이기도 합니다.

▶맞습니다. 제일 아쉬워하는 부분일 거에요. 교황의 방북까지 거론됐었으니까요. 그런 분위기는 다 사라지고 지금 남북은 서로 앞다퉈 핵을 외치고 있습니다. 대화가 중단된 동안 한반도 긴장 수위는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북한은 남한을 겨냥한 도발 행위를 더욱 늘려가고 있고요. 남한은 워싱턴 선언, 미국의 핵자산을 통한 확장억제 강화를 외치고 있습니다. 과연 국민들은 더 안전하다고 느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찾지 못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북한 선의에 기댄 평화는 추구하지 않겠다, 힘에 의한 평화를 외치고 있죠.

▶그 말을 하면 북한에서는 핵에는 핵으로, 정면 대결에는 정면 대결로 라는 답이 돌아옵니다. 더 큰 문제는 대화의 여지 자체가 사라졌다는 겁니다. 물론 북한도 대화 의지가 지금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몇년 전으로 시계를 돌려 보면 그때 잘하지 못했던 것들을 찾을 수 있거든요. 그런 노력을 얼마나 했는지. 또 한반도 평화 정착이라는 목표가 있다면 대북정책에도 대화가 비중있게 담겨야 합니다. 하지만 온통 확장억제 얘기 밖에 없습니다.


⑥ 사제들의 시국미사

▷마지막 키워도 하나만 짧게 더 보겠습니다.

▶'사제들의 시국미사' 입니다. 


▷매주 월요일에 열리는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시국미사를 말하는 거군요. 

▶맞습니다. 키워드는 이렇게 뽑았는데요. 미사뿐 아니라 각계각층의 시국선언이 취임 1년도 안 돼서 상당히 많이 쏟아졌습니다. 특히 지난 3월 한일정상회담 이후 엄청 늘었습니다.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도 3월 20일 시작됐습니다. 

시국선언이라는 게 많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을 위기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사실 사제단은 비판을 무릅쓰고 나서는 겁니다. 왜 사제들이 정치 문제에 개입하려 하느냐, 이런 비판들 많이 나오고, 실제로 많이 듣는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사제단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처럼 대한민국의 공동선을 위해 목소리를 낼 때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앞으로 4년이나 남았습니다. 이른바 국민의힘 윤핵관 의원들의 공부모임 이름이 '국민공감'이잖아요. 국민과 공감하는 남은 4년이 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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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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