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리시 수낙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다우닝가 합의'에 서명했습니다. 양국의 관계는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습니다.
윤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어제(22일) 영국 총리 관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국방안보, 과학기술 및 무역투자, 지속가능한 미래 등 3대 분야 45대 과제를 설정해 양국의 협력 수준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국방·안보 분야에서는 외교·국방장관 2+2 회의 신설과 합동훈련, 해양 공동 순찰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양국은 한영 FTA 개선 협상, 경제금융 대화체 설치 등 경제분야 협력도 추진합니다.
대통령실은 "국방·안보, 경제, 첨단 과학기술, 지속가능개발, 인적교류 등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포괄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 尹 "양국은 혈맹 동지"…英총리 "韓, 200억 파운드 투자"
윤 대통령은 리시 수낙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혈맹의 동지이기 때문에 경제협력이라든지 과학기술 협력에 있어서 못 할 일이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앞으로 FTA 개정 협상 개시를 하게 되는데 이미 오늘 오전에 선언을 했다"며 "양국의 이런 경제협력 부분을 보편적 규범으로 잘 정립해서 한국과 영국 양국이 세계 평화와 번영을 함께 리드해 나가는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수낙 총리는 "앞으로 FTA의 개선을 위한 재협상의 시작으로 인해서 민간 부문의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며, 한국 기업들이 영국에 약 200억 파운두의 투자를 하게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러한 투자 규모야말로 한국 기업이 영국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신뢰의 증거라고 생각한다"며 "이외에도 많은 협력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두 정상은 영국 총리 관저의 별칭을 딴 '다우닝가 합의'에 서명했습니다. 다우닝가 합의는 법적 구속력 없는 정치적 합의 문서입니다. 양국 관계 발전의 청사진과 이행 계획이 담겼습니다.
양국 관계 발전의 기본원칙과 방향, 북한, 우크라이나 등 주요 국제 정세 이슈에 대한 입장, 안보, 경제, 지속가능한 미래 등 3대 협력 분야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이와 함께 3대 협력 분야의 구체적 이행 과제를 45개로 분류해 열거했습니다.
대통령실은 다우닝가 합의에 대해 "외교관계 수립 140주년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에 걸맞는 협력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고 평가했습니다.
■ 다우닝가 합의엔 어떤 내용이?
한-영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국방·방산, 과학·기술, 경제협력, 지속가능 미래 등의 분야에서 양국의 전략적 협력 발전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양국은 외교·국방 2+2 장관급 회의를 신설하기로 했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이행을 위한 해양 공동 순찰에도 함께 나서기로 했습니다. 사이버안보 분야에서는 '전략적 사이버 파트너십'을 채택했습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인공지능, 디지털, 첨단바이오, 우주협력 등 미래를 선도할 첨단 과학기술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함께 한-영 FTA 개선 협상을 개시하기로 합의했으며, 한-영 경제금융 대화체도 신설하기로 했습니다. 한-영 상호 투자 협력 채널 구축과 공급망 대화 개최 등도 경제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한 조치입니다.
청정에너지 파트너십, 해상풍력 MOU 체결, 탄소저감장치가 없는 석탄발전소 단계적 폐지, 2050 탄소중립 달성 협력 등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해서도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다우닝가 합의에는 한반도 문제에 대한 논의도 담겼습니다. 두 정상은 북한의 핵·미사일을 규탄하고, 북한의 비핵화와 대화 복귀를 촉구했습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현지시간 어제(22일) 브리핑을 통해 "양국의 오랜 협력 관계와 공동의 가치를 기반으로 새로운 글로벌 도전과제에 대응해 나가기 위한 협력 의지를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우닝가 합의에는 양국 국민의 인적 교류에 대한 내용도 담겼는데, 김 차장은 "인적 교류의 확대는 양국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 英에서도 1호 영업사원…"자유로운 교역·투자 환경 중요"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영 비즈니스 포럼'이 열렸으며, 양국 경제인 200여 명이 모여 경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한-영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 축사를 통해 "양국 간 협력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자유로운 교역과 투자 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FTA 협상을 통해 양국 기업인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마이클 마이넬리 런던금융특구시장은 "개선된 한영 FTA 협정은 영국이 디지털 혁신 야망을 구현하는데 핵심이 될 것이며,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이 영국에서 보다 더 간소화되고 디지털화된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포럼에 앞서 진행된 MOU 체결식에서는 모두 31건의 업무협약과 계약이 체결됐습니다.
이어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런던 길드홀에서 마이클 마이넬리 런던금융특구시장이 주최한 만찬에 참석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런던금융특구가 런던의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면서도 현대적이고 첨단을 추구하며 미래 영국을 이끌고 있는 것처럼, 영국과 한국의 오랜 우정이 오늘 체결한 'Downing Street Accord(다우닝가 합의)'를 계기로 더욱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尹, 프랑스 이동…이번엔 부산 엑스포 유치 외교전
윤 대통령은 영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프랑스로 이동합니다. 국제박람회기구(BIE) 본부가 있는 파리에서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총력전을 펼칠 예정입니다.
윤 대통령은 파리에 도착해 국제박람회기구 대표단과 만찬을 갖습니다. 이어 파리에 머무는 동안 각국 BIE 대표를 만나 부산 지지를 호소할 전망입니다.
최종 투표는 오는 28일 진행됩니다. 1차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 득표한 도시가 없으면 최소 득표 도시를 하나씩 지워가는 방식으로 2차 투표가 이뤄집니다. 대한민국 부산,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가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