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가 관악구 대학동 고시촌에서 운영하는 쉼터 ‘참소중한…’ 센터 내부 모습.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 제공 |
서울대교구가 대학동 고시촌에 거주하는 독거 중장년을 위한 쉼터를 열었다. 서울시 관악구 신림로19길 77 스타하우스 101호에 위치한 ‘참소중한…’ 센터다. 교구 빈민사목위원회(위원장 나충열 신부)는 3월 22일 교구 사회사목담당 교구장 대리 유경촌 주교 주례로 센터 축복식을 거행했다.
대학동 고시촌은 사법고시 폐지 후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는 독거 중장년이 고시생이 쓰던 한 칸짜리 방을 최후 거처로 삼아 생활하는 장소다. 이곳은 자살과 고독사가 제일 많은 곳으로 알려졌다. 고시원과 쪽방 등에 사는 비주택 거주민 대부분이 최저주거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공간에 사는 데다 인적 네트워크조차 완전히 단절됐기 때문이다. 대표적 사례가 2019년 7월 발생한 관악구 탈북민 모자 고독사 사건이다. 새로운 사목 방향을 모색하던 빈민사목위원회도 이 사건으로 인해 대학동 고시촌에 관심을 두게 됐다.
빈민사목위는 지난해 8월 실태조사를 통해 독거 중장년을 위한 사목 필요성을 확인, 주민을 위한 쉼터를 제공하기로 했다. 올해 1월 ‘참소중한…’ 센터를 착공하고 2월 이영우 신부가 빈민사목위원회 대학동 고시촌 담당으로 임명되면서 고시촌 사목은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참소중한…’ 센터는 대학동 고시촌 사목 중심 공간으로서, 단순히 가난한 사람이 모여 쉬는 곳을 넘어 ‘마을공동체’를 형성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아울러 ‘해피인’, ‘대학동 프로젝트’ 등 지역 활동단체와 연대ㆍ협력해 고시촌 주민의 자존감 회복을 돕고, 의료지원 등 실질적인 도움도 제공할 계획이다.
유경촌 주교는 축복식에서 “빈민사목자의 역할은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자신이 ‘소중한 사람’,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임을 느끼도록 함께하며 힘이 돼주는 것”이라며 “‘참소중한…’ 센터를 찾는 이들이 삶의 소중함을 확인하고, 힘을 얻어가면 좋겠다”고 바랐다. 아울러 “담당 신부 혼자 힘만으로 센터가 제 역할을 다 하기는 어렵다”며 “봉사자ㆍ후원자 등 여기 모인 모든 분의 관심과 격려ㆍ기도가 함께할 때 더 큰 성과와 기쁨을 맺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빈민사목위원장 나충열 신부는 “특별한 것을 하기보다 여기에 함께 모여있는 것 자체로도 주민에게 큰 즐거움과 기쁨을 줄 것”이라며 “고시촌이 없어지고, 모두가 정당한 주거권을 회복할 그 날까지 관심 두고 함께 행동하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날 축복식에는 교구 사회사목국장 황경원 신부와 고시촌 담당 이영우 신부, 지역활동가와 주민 등이 참석했다.
‘참 소중한…’ 센터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원하면 물품 등을 후원하거나, 센터에서 봉사할 수 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