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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댓글 문화 개선, 교회가 먼저 나서자

자살까지 이어지는 악성 댓글, 해법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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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공간에서 이뤄진 악플로 인해 많은 사람이 목숨을 끊는 등 피해가 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피해 사례와 국회의 움직임을 살펴본다. 아울러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사회와 교회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또 교회 문헌은 사이버 공간에서의 윤리 문제에 대해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악플로 인한 피해 사례

지난 4일 경기 수원시 자택에서 유명 구단 소속 배구선수 김인혁(27)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평소 “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경기마다 수많은 메시지와 악플을 보내는데 진짜 버티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유튜브 등에서 활동한 BJ 잼미(본명 조장미, 27)도 지난달 말 극단적 선택을 했다. 잼미의 삼촌이라고 밝힌 사람은 트위치 커뮤니티 게시판에 “수많은 악플과 루머 때문에 우울증을 심각하게 앓았고 그것이 원인이 됐다”고 썼다. 앞서 2019년 가수 설리, 배우 구하라가 잇따라 세상을 떠났다.

인터넷상의 악성 비방이 주요 원인이었다. 이를 계기로 ‘설리법’이라는 이름의 ‘악플방지법’이 탄생했다. 연예뉴스 댓글의 역기능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대형 포털인 네이버와 다음은 각각 2019년 3월과 10월 연예뉴스 댓글을 없앴다. 이를 계기로 악플은 조금 잠잠해진 것 같았지만 그것은 오판이었다. 오히려 트위터,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유행을 따라 악성 댓글, 악플은 더 넓고 깊게 파고들었다. 과거에는 주로 연예인이 대상이었지만 최근에는 스포츠 선수, 유튜버와 일반인까지 악플에 노출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2020년 10월에는 자신의 고민을 대학생 익명의 커뮤니티에 올렸던 한 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던 이 학생은 커뮤니티에서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난을 참을 수 없었다.



악플 줄이기, 어떻게 해야 하나

악플로 인한 사회적 폐해의 굴레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 현행법은 사이버 불링의 7가지 유형 중 정도가 심한 일부만 처벌이 가능하다. 사이버 불링 자체에 대한 정의가 되어있는 법은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 유일하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법에 규정된 ‘사이버 따돌림’은 청소년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법적으로 손질할 부분이 많다는 뜻이다. 현재 국회에는 인터넷 준실명제 도입을 골자로 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과 악플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정보통신망법 일부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인터넷 이용자의 아이디와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함께 표시하자는 것이다. 두 법안은 소관 상임위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계류된 상태로 의원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통과될 수 있다.

악성 댓글을 다는 사회의 분위기와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김윤태 고려대 교수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온라인상의 악성비방에는 사회적 불평등이라는 구조적인 원인, 익명성에 기대 사회적 불만을 표출하려는 사회심리적인 원인, 미디어 환경과 정치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며 “장기적으로 우리 사회의 갈등을 봉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과 강동우 교수는 상습적으로 악성 댓글을 다는 사람들의 심리를 일종의 병적 집착으로 보고 문제를 해결할 것도 촉구했다. 강 교수는 “악플을 과도하게 쓰는 사람들은 이른바 지적질을 통해 내가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갖는다”며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현실에서는 열패자이거나 부정적인 방어기제를 갖고 있어 일종의 병적인 증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회도 나서야

가톨릭교회는 2002년 「교회와 인터넷」,「인터넷 윤리」라는 두 문헌을 통해 새로운 미디어의 올바른 이용과 인터넷 윤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교회와 인터넷」에는 “인터넷과 신기술에 관하여 가르치는 것은 단순히 기교를 가르치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젊은이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올바르게 행동하는 법, 사이버 공간에서 찾은 내용에 대하여 건전한 윤리기준에 따라 분별력 있는 판단을 내리는 법, 자신의 전인적인 발전과 다른 이들의 이익을 위하여 신기술을 이용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Ⅱ 기회와 도전7)라고 밝히고 있다.

「인터넷 윤리」에서는 “인터넷은 분명하고 건전한 윤리 원칙들, 특히 연대성의 덕목에 비추어 사용될 때에만 개인과 집단, 국가, 인류 전체를 위하여 그러한 전망이 실현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모든 사람에게 이익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다른 사람 없이는 더욱이 다른 사람과 불목하여서는 결코 행복할 수도 화평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서론5)라고 규정했다.

교회 내 전문가들은 이런 문헌을 토대로 교회도 과도한 악성 댓글 문화를 바꾸기 위해 문화사목을 더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협의회 손병선 전 회장은 “무엇이든지 도가 지나치면 상처를 입거나 입히게 된다”며 “스마트폰 선용 운동과 함께 청년들을 위한 전용 상담소 운영, 독서콘서트, 피정이나 힐링 프로그램 등 문화사목의 기회와 참여의 폭을 넓혀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평협은 2020년 사순 시기에 예수님이 가신 십자가의 길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디지털 기기 사용을 절제하고, 대신에 우리 삶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 스마트 쉼 운동을 펼친 적이 있다. 서울대교구 김민수(상봉동본당 주임) 신부는 “디지털 세상은 익명성으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세상”이라며 “사회적 분위기가 죽음의 문화 쪽으로 흐르고 있어 그 분노의 표출이 악성 댓글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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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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