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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진의 토닥토닥] (13)불안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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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예진 한국아들러협회장



“요즘 세상이 더 뒤숭숭해져 너무 위험해요. 매일 전 아이에게 어떤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두려워요. 유괴라도 당할까, 여자아이이다 보니 더 걱정돼요. 이렇게 많은 위험 속에 있으니, 가능하면 친구들을 집으로 오라고 해서 놀게 하거나 놀이터에서 놀 때는 제가 그 옆에서 지켜보고 있어요.”

이렇게 자녀를 걱정하는 마음을 자녀들은 몰라주고, 자녀가 거리감을 두는 것 같다고 하면서 상담을 하곤 합니다. 아이의 안전을 걱정하지 않는 부모가 있을까요? 적어도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라면요. 그러나 부모의 과도한 불안이 부모 자신과 자녀에겐 어떤 영향을 줄까요? 아이가 늦게 들어와서 불안한 것은 나의 불안으로 인한 것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 불안 밑에는 자녀 신뢰에 대한 이슈가 있을 수도 있고, 부모가 경험한 과거에 의한 부정적인 영향이기도 할 것입니다. 불안으로 인한 행동은 다양하게 드러나지만, 그중에서도 불안할수록 불안한 요인들을 막으려고 합니다. 즉, 불안할 것 같은 것들을 미리 차단하려고 합니다. 비가 올 것 같으면 미리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우산을 가지고 가는 것은 긍정적인 면입니다. 그러나 늘 긍정적인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불안을 줄이기 위해 환경을 통제하려고 하면서 갈등들이 발생합니다. 남편의 귀가 시간과 누굴 만나는지를 다 알아야 덜 불안하고, 자녀도 나의 통제 범위 내에 있어야 덜 불안해집니다. 그러나 환경적인 요소들을 다 통제할 수 있나요? 통제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안함은 더 커지고, 예측하지 못한 것들이 여기저기에서 불쑥불쑥 나오면 그땐 안절부절못해집니다. 우리에게 가장 확실한 것은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 줄 모른다는 것입니다.

아들러심리학 관점에서 불안은 ‘위험으로부터 자신의 자존감을 보호하며, 자신만의 행동을 합리화하고 안정을 유지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합니다. 불안은 살아가는 과정에서 늘 발생하며, 직면해야 할 두려운 책임을 회피하고, 거리 두기, 의사결정 등을 지연하면서 자기 자신을 보호하는 방편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불안에는 목적이 있습니다. 불안이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살펴볼까요? 만약, 아이가 내 말을 제대로 듣지 않는다고 하면 자신이 존중받지 못한다는 ‘존재감에 대한 불안’일 수도 있고, 남편이 나의 의견을 받아주지 않고 본인 말만 하여 불안이 올라온다면 ‘무시당함’에 대한 목적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장기간 지속되는 코로나로 인해 건강에 더 민감해지는 것은 누구도 벗어날 수 없는 ‘죽음’에 대한 불안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듯 불안은 우리의 삶, 실존에서 배제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불안과는 잘 동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것을 통제해야 안전하다는 불가능한 목표인 ‘불안을 없애야 해’라는 불안을 놓아버리세요. 대신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닥쳤을 때, 내가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하는가에 집중을 해보세요. 불안을 피하려고 하면 더 불안해집니다. 그러므로 불안을 직면해보세요. 눈을 감고 불안한 상황에 머물러 보세요.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불안은 우리 머릿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단 한 번의 경험이 우리 삶에 큰 변화를 줄 수 있습니다. 이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요. 발생한 문제에 대한 해결에 더 집중해보세요.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의 차이를 이해해 보세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이 통제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죠? 불안은 예측하지 못한 일들이 나에게 닥쳐올 수 있다는 신호를 알려줍니다. 그것을 잘 사용하면, 미리 불안함에 처했을 때를 준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불안의 미학이 있습니다.



※자신, 관계, 자녀 양육, 영성 등의 심리·정서적 어려움이 있으신 분들은 사례를 보내주세요. ‘박예진의 토닥토닥’ 코너를 통해서 상담과 교육 관련 조언을 해드리겠습니다. 사례는 adlerkorea@naver.com으로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박예진(율리아) 한국아들러협회장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2-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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