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31일
사목/복음/말씀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박예진의 토닥토닥] (36)나이가 들어도 자식은 자식입니다 (하)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박예진 회장



이번 주도 50대 영훈씨 사례입니다. 영훈씨의 어머니는 하나뿐인 아들을 키우기 위해 온갖 일을 다 하셨고, 그 덕분에 영훈씨는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었습니다. 대학도 무난히 입학하고, 직장에 취직해서 안정된 생활도 하게 되었습니다. 늘 술에 취해서 하는 일 없이 지내던 아버지는 영훈씨가 서른이 되던 해에 돌아가셨습니다. 영훈씨는 어머니가 그동안 겪었던 희생과 고생으로부터 해방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영훈씨는 결혼도 어머니가 골라준 여자와 했습니다. 신혼집도 어머니가 얻어주셨습니다. 그렇지만 아내는 늘 어머니가 우선인 영훈씨가 불만이었고 결국 3년 만에 이혼하게 됐습니다. 영훈씨는 차라리 어머니와 생활하는 편이 마음이 더 편합니다. 다만 이제 오십 줄에 들어서고 나니 여러 생각이 앞섭니다. 생활과 경제적인 면에서는 아무런 불편이 없지만, 간혹 이런 생각이 듭니다. ‘지금 내 삶은 어디로 가고 있나,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난 어떻게 살아야 하나.’

가족치료 심리학자 보웬에 의하면, 만성적인 부부갈등을 겪고 있는 여성의 경우 본인의 불안을 해소하고자 자녀에게 집착하며, 자녀를 과보호하고 통제한다고 합니다. 아들에게 집착하는 영훈씨의 어머니도 같은 경우입니다. 아들의 자잘한 일까지 끼어들면서 아들의 충성심을 유도하고, 자신의 지나친 과보호와 돌봄을 사랑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어머니 역시도 아들과 밀착된 관계로 인해 자기 주도적으로 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머니에 대한 영훈씨의 감정은 아마도 복합적일 겁니다. 그동안 어머니의 희생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이 들면서도 아직 어린애 대하듯 하는 어머니의 태도에 화도 나겠지요. 그러니 지금 느끼는 감정도 이해가 됩니다. 자신감도 없고, 자존감도 낮으며, 의사결정도 잘 못 하는 50대의 삶이 허무하겠지만, 이는 책임지지 않고 의존하면서 살아온 영훈씨의 삶의 궤적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삶을 다시 그려야 합니다. 돌이켜보면 영훈씨가 혼자 해낸 일도 많을 겁니다. 학업성취나 대학 입학만큼은 오로지 영훈씨 노력의 결과니까요. 좋은 직장에 취직한 것도, 직장생활을 잘해낸 것도, 현재까지 직장에 다니는 것도 모두 영훈씨의 능력입니다. 아버지에 대한 분노와 원망 때문에 가출이나 일탈을 생각했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면서 살아왔습니다. 모두 영훈씨가 이뤄낸 것들입니다.

다만 아직도 영훈씨의 마음은 어린아이로 남아 있습니다. 현실이라는 두려운 세상에서 이미 혼자 서 있음에도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아직 혼자인 게 두렵다며 어머니의 품으로 도망치고 있는 형국이지요. 이러한 자신을 되돌아보고, 스스로 인정하고 격려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하면 내면에서 울려대는 “나는 부족하고 무가치하다”와 같은 비판의 말은 멈출 겁니다. 나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한다는 과잉 일반화는 이제 그만하고, “어느 부분은 부족하지만, 어떤 것은 잘했다”라고 매일 격려의 말을 스스로 해보는 건 어떨까요?

자존감은 자신을 존중하고 인정할 때 높아집니다. 작은 일은 스스로 결정해보고, 어머니와 함께 의논할 것과 혼자 결정할 일들을 구분해 혼자 의사결정을 하는 범위와 횟수도 늘려봅시다. 어머니와의 경계를 분리하고 자신의 영역을 넓히는 것은 혼자일 때의 불안을 감소시키고, 자신을 신뢰하게 해주며 심리적으로 안정되게 합니다.



※자신, 관계, 자녀 양육, 영성 등으로 심리·정서적 어려움이 있으신 분은 메일(pa_julia@naver.com)로 사례를 보내주세요. ‘박예진의 토닥토닥’을 통해 조언해드리겠습니다.



박예진(율리아) 한국아들러협회장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2-09-21

관련뉴스

말씀사탕2026. 3. 31

지혜 1장 1절
세상의 통치자들아, 정의를 사랑하여라. 선량한 마음으로 주님을 생각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그분을 찾아라.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