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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 숲 경치가 주는 ‘재충전의 힘’

[신원섭의 나무와 숲 이야기] (24)숲이 직무만족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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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의 자연환경이 직장인들의 직무만족은 물론이고 일상 스트레스에 큰 영향을 준다는 논문을 얼마 전 읽었다. 새삼스러울 것이 없는 내용이지만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에서 자연과 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금 일깨워주었다. 오래전부터 환경심리학자들은 직장의 여러 가지 자연환경, 예를 들면 햇빛이 비치는 정도, 소음에 노출된 정도, 전망이 내다보이는 정도 등이 직장인 직무 만족과 직무 스트레스에 영향을 준다고 믿고 있다. 1950년대 후반 미국의 심리학자인 매슬로와 민즈는 실험을 통해 사무실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직원들의 생각이 그들의 에너지와 복리감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고한 연구만 보더라도 직장환경과 직장인들의 복리는 오랫동안 연구의 주제였다.

올여름 시애틀에 있는 아마존 본사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곳곳이 숲이 아니더라도 숲을 느낄 수 있도록 인위적으로 디자인한 공간이 참 흥미로웠다. 이제는 직장의 자연환경도 무엇보다 중요한 복지의 요인이 되고 있다. 사무실 주변에 숲이 없다면 이렇게 실내외 공간을 자연과 연결되도록 설계하고 직접 숲에 접근하지 못하더라도 간접적으로 숲을 이용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직장인들의 건강과 행복은 물론이고 생산성 향상으로 더 큰 효율성을 얻는다.

직접 숲에 가서 체험하지 않더라도 창밖 숲의 경치가 즐거운 만족을 준다는 연구는 수없이 많다. 따라서 학교나 사무실, 심지어 주택에서 창은 환경적 역할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심리와 만족에까지 연결되므로 매우 중요하다. 환경심리학자 캐플런의 연구를 보면 집에서 창을 통해 숲을 볼 수 있는 것이 이웃과의 생활 만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보고하였고, 또 다른 연구는 교도소 수감자들이 창밖의 숲을 바라봄으로써 의무실을 찾는 횟수가 현저히 줄었다는 결과를 내놨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는 숲이 주는 간접적 효과 역시도 매우 크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더 긍정적인 사실은 창을 통해 숲의 경치를 볼 수 있는 회사원들은 지난 6개월 동안 경치를 보지 못한 회사원들에 비해 잔병치레의 횟수가 적었으며, 직업 만족도 높았다고 보고하고 있다. 또 다른 연구에서도 창을 통해 숲의 경치를 볼 수 있는 직장인들은 그렇지 못한 직장인들보다 욕구불만이 훨씬 적었고, 인내심이 많았으며, 일에 대한 도전과 성취 그리고 열정이 높았고, 궁극적으로 생의 만족이 더 높았다는 연구 결과를 밝혔다.

몇 년 전 필자도 국립산림과학원과 함께 서울에 있는 직장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주변의 숲이 얼마나 그들의 직무에 영향을 주는지를 조사한 적이 있다. 사무실 근처 500m 이내에 숲이 있는 직장 근무자들은 점심시간과 쉬는 시간을 이용하여 하루 약 15분 정도 숲을 찾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루에 많은 시간을 숲에서 보내는 것은 아니지만, 숲이 가까이 있는 곳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의 직무 만족도가 높고 스트레스와 이직 의사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은 물론이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숲에서 휴식과 휴양 활동을 통해, 그야말로 재충전(re-creation)의 기회를 가진다. 그렇지만 일상에서 근무하는 사무실의 나무 화분이나 창을 통한 숲의 풍치를 바라보는 간접적인 경험만으로도 재충전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오늘날 바쁜 우리 현대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숲을 시간과 경비, 그리고 노력을 들여 직접 가지 않아도 창을 통해 보는 숲이 직무 만족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면 복리 차원에서 사무실 주변에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신원섭 라파엘(충북대 산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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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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