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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예진 회장 |
최근 이태원에서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로 인한 트라우마(정신적 외상)와 2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심리 지원 등 정부 차원의 대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트라우마’란 시간이 지나도 같은 영향을 주는 감정적 충격으로 작게는 친구들 간의 놀림이나 장난, 크게는 사고 및 사건 목격 등에서 비롯됩니다. 물론 이런 종류의 사건을 겪었다고 해서 모두 장기적인 심리 문제를 겪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25~30 정도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과거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히 재현되는 것 같고, 고통과 공포를 느끼게 되며, 생각을 차단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기억을 상실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즉시 전문적인 치료와 상담을 병행해야 합니다. 트라우마는 선명한 시각적 이미지를 동반하는 일이 많으며 이러한 이미지가 사람의 기억 속에 오랜 시간 남아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굿 윌 헌팅’이란 영화를 보셨나요? 주인공인 윌은 정식 교육은 받지 못했지만 수학, 법학, 역사학, 문학 등 여러 분야에서 천재적 재능을 보이지요. 그런 그는 어린 시절 양부모에게 받은 학대로 마음의 상처가 무척이나 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윌은 학창 시절 자신을 놀렸던 친구를 폭행하고 체포당한 후 심리학 교수인 숀을 만나게 됩니다. 늘 반항적이고 부정적인 윌의 태도에 숀은 ‘그럴 수 있다’고 깊은 공감을 해줍니다. 윌은 숀 교수를 통해 안전한 대상과 관계를 체험하게 되지요.
숀 교수는 윌에게 말합니다. “넌 천재야. 그건 누구도 부정하지 못해. 그러나 책 따위에서 뭐라고 하든 상관없어. 우선 네 스스로에 대해 말해야 돼. 네 자신이 누군지 말이야.” 자신에게 부정적인 윌을 인정해주는 말입니다. 또한, 숀 교수는 윌의 폭력적이고 세상과의 단절적인 태도에 대해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것이었다며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합니다. 이는 고통 속에서 투쟁한 윌의 행동을 정당화해주지요. 숀 교수의 진정성은 윌을 변하게 합니다.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는 “트라우마 사건은 이제 없다”고 말했습니다.
정신적 외상을 초래하는 건 객관적인 사실(사건)보다 생각과 감정과 같은 사건에 대한 주관적 경험이란 의미입니다. 즉 사건은 이미 지나갔기에, 사건에 대한 공포와 무기력이 트라우마의 요인이라는 뜻이지요. 나에게 어떠한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어떻게 바라보는지 또한 중요합니다. 사건을 계속 부정적이거나 위협이 되는 요소로 남겨둘 것인지, 또는 나를 성장하게 하는 자원들에 초점을 맞추며 극복하려는 시도를 하는지에 따라 트라우마로 발전할 가능성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럼 우리는 사건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그건 다음 주에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자신, 관계, 자녀 양육, 영성 등으로 심리·정서적 어려움이 있으신 분은 메일(pa_julia@naver.com)로 사례를 보내주세요. ‘박예진의 토닥토닥’을 통해 조언해드리겠습니다.
박예진(율리아) 한국아들러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