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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광진소방서 소속 소방대원들이 서울대교구 소방사목이 제공하는 ‘해피아트테라피’에 참여하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서울대교구 소방사목 제공 |
‘10ㆍ29 이태원 참사 사건’ 이후 소방관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교회가 나섰다.
서울대교구 사목국 직장사목팀 소방사목(담당 강혁준 신부)은 9일과 11일 2차례 서울 광진소방서와 능동119 안전센터 소속 소방대원들을 찾아가 예술 심리 치유 프로그램인 ‘해피아트테라피(H.A.T.)’ 시간을 선사했다. 급박했던 당시 사고 현장을 수습하거나, 직간접적으로 대응에 임했던 소방대원들을 위해 서울 광진소방서 측에서 교구 소방사목에 요청하면서 ‘해피아트테라피’ 시간이 마련됐다.
소방대원들은 이날만큼은 닳고 해진 신발을 잠시 벗어두고,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보는 시간에 임했다. 대원들은 명상 후 동료의 긴장된 목과 등을 서로 쓰다듬어주고, 오색천을 이용해 마주 보며 몸풀기도 했다. 소방 호스와 무거운 안전장비 대신 색연필을 손에 든 대원들은 서로의 손바닥을 그려주고, 그곳에 각자 버리고 싶은 생각과 꿈꾸는 희망 사항을 적어 발표하며 동료애도 재확인했다.
갑작스러운 대형 사고 직후여서일까, 소방관들은 유독 서로의 등을 정성껏 쓰다듬어주며 동료의 안정을 위했다. 교구 소방사목은 21일과 25일 두 차례 더 찾아가는 해피아트테라피를 펼치며 일선 소방서에서 근무하는 소방관들을 위한 ‘심리적 돌봄’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해피아트테라피’는 서울대교구 소방사목이 각종 사건ㆍ사고 현장을 누비며 생명을 구하는 소방관들의 심리적 안정과 스트레스 해소, 공동체 치유 활동의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예술 활동을 겸비한 비언어적 소통 방식으로 소방관들의 심리적 회복 탄력성을 증대하고, 외상 후 스트레스를 예방하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다. 교구 소방사목은 2019년부터 서울시 각 소방서와 서울특별시 소방학교 등지에서 펼쳐오고 있으며, 다솜예술치유연구소 전문 강사와 서울대교구 소방사목 산하 봉사단체인 ‘큰사랑 봉사회’가 주관하고 있다.
큰사랑 봉사회 김미정(아녜스) 총무는 “늘 긴장감 속에 어느 때고 ‘출동 대기’를 하며 근무하는 소방대원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를 조금이나마 해소하며 치유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교구 소방사목 담당 강혁준 신부는 “‘해피아트테라피’는 생명과 죽음 사이에서 촌각을 다투며 근무하는 소방관들의 안정과 행복을 위해 다른 어느 종교와 단체가 하지 못하는 전문 프로그램이자, 교회의 사목적 배려와 같다”며 “국민 안전을 위해 일하는 이들을 이처럼 교회가 격려하고 북돋는 돌봄 활동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