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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월례 세미나가 11일 온라인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
올해 마지막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월례 세미나가 11일 열렸다.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는 2022년 주제를 ‘일상 속의 몸의 소외’로 정하고 다양한 측면에서 몸이 소외되는 현상을 살펴봤다. 몸의 소외는 몸의 진정한 의미를 몰라 ‘나’와 ‘몸’을 분리해 객체화하고 도구화하며 소모품과 같이 취급하려는 현상이다.
이에 11월 월례세미나에서는 광주가톨릭대학교 윤리신학과 교수인 김상용 신부가 ‘몸의 신학으로 바라본 몸의 소외와 극복’을 주제로 강의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몸의 신학’ 관점에서 인격으로서 몸의 의미를 이해하고, 몸의 소외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다.
그는 “성 요한 바로오 2세 교황의 본명인 카롤 보이티와는 ‘처음부터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마태 19,8)라는 예수님 말씀에 주목해 원죄 이전의 인간을 조명했다”며 “몸의 소외에 대한 원천을 죄와 무질서한 욕망이라고 규정하고, 사회 구조에 대한 혁명이 아닌 마음의 회계를 촉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이티와는 소외 극복 방안을 ‘그리스도의 인간성’에 참여하는 데서 찾았다”며 “이 참여는 자기 증여(자신을 선사하는 행위), 다시 말해 사랑으로써 이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소외의 대응책으로 참여를 제시하는데, 참여는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의 타고난 능력을 최고 수준으로 발휘하는 것이며 인격적인 행위로 이루어진 참여의 가장 좋은 예는 가정생활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했다.
몸의 신학으로 본 몸에 대해서는 “그리스도교는 몸을 하느님의 육화가 이루어지는 장소로 이해한다”며 “누구도 하느님을 보지 못했지만 외아들 성자께서 그분을 드러내신 것을 볼 때 몸은 육화를 통한 하느님의 계시라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인류를 당신의 모습대로 창조하시고 계속 존재하게 하심으로써 하느님께서는 남자와 여자의 인간성 안에 사랑과 일체의 소명, 능력, 책임을 부여하셨다”며 “사랑은 모든 인간의 기본적인 소명이자 타고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의에 따른 질의응답도 이어졌다. “강의의 맥락에서 볼 때 동성애와 동성혼이 가장 결정적으로 비판받는 지점은 무엇이냐”와 같은 다양한 질문이 나왔다. 김 신부는 해당 질문에 대해 “인격이 이루는 일치는 언제나 다름 안에서의 일치”라며 “그러다 보니 동성 간의 어떠한 육적인 결합은 성부, 성자, 성령이라는 세 위격의 다름에서 오는 친교의 일치라고 볼 수 없다”고 답했다.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장 박은호 신부는 1년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몸의 소외 현상은 몸을 성적으로만 이해하거나 폭력을 가하는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리는 몸을 대상화하는 데 집중했다”며 “마치 소유하고 있는 대상으로 몸을 바라보면서 마음에 안 들면 바꾸려 하거나 버리려고 하는데, 우리의 몸은 받은 것이기 때문에 우리를 앞서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