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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기증 6000여 구, 죽음에 숭고함 더하다

시신 기증, 의학 발전의 씨앗 숭고한 희생, 의학 발전 토대 마련 1967년부터 시신 기증 6000여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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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제1주일이 시작됐고, 위령 성월의 마지막 주에 접어들었다. 매년 위령 성월에 서울대교구 용인공원묘역 내 참사랑묘역에서는 의학발전을 위해 시신을 기증한 시신 기증자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는 위령 미사가 봉헌된다. 시신 기증자들의 숭고한 희생은 의학계 종사자들의 해부학 지식 습득을 비롯해 의학발전의 토대를 이루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아울러 시신 기증은 생명 존중과 사랑을 실천하는 행위다. 그동안 가톨릭대 의과대학에 기증된 시신은 6000여 구, 현재까지 시신기증 희망자(등록자)는 약 3만 6000명이다.

▲ 서울대교구 용인공원묘원 내 참사랑묘역에서 의학발전을 위해 시신을 기증한 시신 기증자들을 추도하는 위령 미사가 봉헌되고 있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제공




생명존중·생명사랑의 실천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은 1960년대부터 1980년대 말까지 서울 시내 각 구청으로부터 시신을 받아 실습에 활용했다. 하지만 당시 수급된 시신은 대부분 무연고자 또는 행려병자로 그 수는 적었다. 1990년부터 1994년까지도 10명이 하나의 조를 이루어 1구의 시신으로 실습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1990년대가 되면서 무연고자나 행려병자라고 해도 함부로 시신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쪽으로 여론이 형성되며, 가톨릭대 의과·간호대학 교목실은 1992년부터 범사회적인 시신 기증 운동을 펼쳤다. 자발적인 시신기증이 증가하면서 1999년부터는 학생 4~6명당 1구의 기증 시신으로 실습을 진행할 정도로 여건이 나아졌다. 1967~2022년 11월 10일까지 약 6000여 구의 기증 시신이 교육과 연구에 쓰였다. 또한, 현재까지 3만 6000여 명이 시신기증 의사를 전했다. 2010년 이후 매년 기증되는 시신은 연평균 300구 내외다.

기증된 시신은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학생들의 해부실습교육, 가톨릭대학교 8개 부속병원 의사들의 해부학 교육 등을 위해 사용된다. 특히, 특수하게 교육과 연구 목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시신기증자의 동의를 받고 표본제작이 진행된다. 또 의학계 종사자들의 해부학 지식 습득을 비롯해 임상연구의 기초단계에서 연구의 방향성과 타당성을 검토하는 역할도 한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시신 기증은 의술로써 세상을 환하게 비추고자 하는 의대생과 임상교수들에게 산교육과 연구의 기회를 제공하여 의료인 양성과 의학 발전에 이바지하는 참사랑의 실천행위”라며 “궁극적으로는 질병 없는 사회구현에 이바지하여 세상을 밝히는 생명의 빛이 되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증 시신에 대한 예우

의과대학 내 가톨릭응용해부연구소에서는 기증 시신을 다룰 때나 교육 및 연구에 활용될 때마다 참여자들 모두에게 실습 전 후 기도문을 낭독한다. 화장이나 안장 시에도 마찬가지로 한 분 한 분 소중히 다루고 예의를 갖춘다. 또 의과대학에서는 매년 11월 위령 성월에 참사랑묘역에서 위령 미사를 드리고, 이와 별도로 의과·간호대학 교목실 주관으로 매월 세 번째 목요일에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의예과 2학년 대표 서예나 학생은 “해부학실습에 임하기 전, 그리고 마친 후에 항상 기도를 드린다”며 “기증자들과 유가족들의 마음을 기억하며 그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저희의 마음이 한층 성장할 수 있도록,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이 될 수 있도록 마음에 새기겠다”고 말했다. 정연준 의과대학장은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학생들은 해부학실습 전 기증자들 모두를 가족이라고 여기고 이분들을 정성을 다해 모실 것이라는 굳은 다짐을 서약한 뒤 실습에 임한다”며 “우리 학생들과 기관은 기증자들의 박애 정신의 토대 위에서 창의적인 연구로 의학발전에 기여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의사를 양성하는 데 매진함으로써 감사의 마음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톨릭응용해부연구소는 매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과 협업해 교육 및 연구가 종료된 시신기증자 화장을 진행하고 비용은 의과·간호대학에서 지원한다. 또한, 목관ㆍ수의ㆍ종교에 맞는 관보 등 화장에 관련한 물품과 화장 후 유골도 목함, 항아리 등 연구소 내 임시 봉안당에서 최고의 예우로 모시고 있다. 또 용인 천주교공원묘역 내 참사랑묘역의 안장을 원할 시 20년 동안 안장을 지원한다. 11월 10일 기준으로 참사랑묘역에 안치된 유골은 4876위다.



시신 기증은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을 통해 시신 기증 상담 후 동의서를 작성해야 하며 반드시 본인과 가족의 자필로 작성 후 서명이 필요하다. 등록이 완료된 경우에도 언제든지 취소할 수 있다. 다만 유가족의 반대 및 연락 두절, 사고사(자살 등), 전염성 질환 등의 경우 기증이 불가능하다.

문의: 02-2258-7135,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총무팀, 홈페이지: https://songeui.catholic.ac.kr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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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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