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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예진 회장 |
3주에 걸쳐 트라우마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그 대처 방안을 살펴보고 있는데요. 이번 주는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심리적 스트레스에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트라우마는 우리를 사건이 일어난 시점으로 돌려놓아 불안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그 사건은 이미 끝난 것이고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러니 지금은 그때와는 다른 현재라는 것을 인식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과거의 공포심이 나를 자극하면 손을 꼬집어보세요. 그렇게 현재의 나를 자각하고 지금 시점으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른발 엄지발가락에 힘을 가하고 발꿈치에 힘을 주어보세요. 그다음에는 왼쪽 엄지발가락과 발꿈치에 힘을 주어보세요. 이러한 행동을 몇 번 반복해보는 겁니다. 이를 신체적 중심 잡기라고 하는데요. 신체의 움직임에 몰두하여 지금 현재에 집중하게 하는 것입니다.
신체적 중심 잡기만큼이나 심리적 중심 잡기도 중요합니다. 각자의 방식대로 아마 마음의 중심을 잡아본 경험들이 있을 겁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삶에 대한 희망’일 텐데요. 이는 상담 치료에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희망,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행복한 가정, 잘 크는 아이, 경제적 안정, 가족의 건강 등 다양하게 있을 겁니다. 이는 다른 말로 현재에서, 또는 앞으로 이루고 싶은 소망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희망이 있어 지금을 견디고 앞날을 기대합니다. 그렇다면 그 희망을 지금 여기에 담아보는 건 어떨까요?
생각해보세요. 지금 행복한 가정을 위해서 이 칼럼도 보고 있고 기도도 하고 있는 내가 보이지 않나요? 그렇다면 지금 그렇게 노력하는 나한테 집중하면 됩니다. 나를 둘러싼 환경을 내가 모두 바꿀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환경 속에서도 우리는 최선을 다하며 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갑니다. 그것만으로도 우리의 삶은 충만해집니다. 잘될지 말지 고민하지 마세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뿐입니다. 나머지는 하느님께 맡기세요. 결과는 하느님의 뜻이니까요.
이것은 건강한 경계선을 구축하게 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 통제 가능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경계를 정해주어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에 동동 구르며 상처받는 일을 줄여줍니다. 대개 문제는 내가 어쩔 수 없는 문제들까지 감싸 안으려 해서 벌어지는 일들입니다.
평소 이런 일이 반복될 때 자신의 몸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알아두는 것도 좋습니다. 예민도가 높아져서 멍해진다거나 손에 땀이 난다거나 등골이 오싹해지거나 하는 등의 반응입니다. 이를 알면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깨닫고 재빨리 신체적 중심 잡기 등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단단해서 트라우마를 겪으면서도 성장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강점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고, 대인관계에서 변화, 특히 고통받는 사람과의 연결을 더 느낍니다. 삶 전반에 대한 더 큰 감사와 삶의 과업에서 긍정적인 부분이 증가합니다. 영성적 삶이 깊어집니다. 이것은 본인의 믿음 체계와 소명에서 중대한 변화가 일어납니다. 심리학자 니라 크피르는 “진정한 변화는 종종 깊은 절망의 구렁텅이에서부터 시작이 된다”고 말합니다.
과거 사건에 대한 기억을 없앨 수는 없지만, 트라우마 사건은 이제 없습니다. 하느님께 의탁하면서 하느님 안에 살려고 노력하는 자신만이 지금 여기 있습니다. 그로 인해 나에게 ‘마음의 중심축’인 항구하고 변함없는 ‘하느님 사랑’이 현존합니다.
※자신, 관계, 자녀 양육, 영성 등으로 심리·정서적 어려움이 있으신 분은 메일(pa_julia@naver.com)로 사례를 보내주세요. ‘박예진의 토닥토닥’을 통해 조언해드리겠습니다.
박예진(율리아) 한국아들러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