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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예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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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성격이 형성되고 발달하면서 행동이 형성되는 것은 어린 시절의 사회·문화적 영향, 특히 가족 구성원들 간에 주고받는 영향이 큽니다. 어떤 심리학 이론에서는 엄마가 아이에게 거의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인과론적 측면을 강조하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부모의 양육 방식과 부모가 제공하는 양육 환경이 유·아동기는 물론 청소년기에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을 잘 알면서도 부모의 마음은 참 쉽지가 않습니다. 아이가 가장 소중한 존재라서 그럴까요? 잘 키우고 싶은 욕심도 나고 아이가 행여 잘못된 길로 갈까 전전긍긍합니다. 다른 아이들에게는 다정다감하고 이해심도 많지만, 나의 아이에게 그럴 순 없는 건 아마도 이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욕심과 기대로 자녀를 압박하는 것은 절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아이의 상담자가 되어보는 것입니다. 부모는 여러 가지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의 보호자이자 동반자, 이해자 등입니다. 그래야 아이를 다각도로 바라보고 좋은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습니다. 아이의 상담자가 되는 것은 상담을 통해 아이의 행동 교정 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지만, 서로 깊은 대화로 인해 신뢰감을 쌓게 합니다.
부모는 자녀를 그 누구보다 열심히, 오래 보아온 사람입니다. 그래서 자녀도 누구보다 안정감을 느끼는 존재지요. 엄마의 경우, 아이들은 10개월 동안 엄마 뱃속에서 엄마와 교감을 합니다. 세상에 태어난 후에는 엄마의 젖을 먹으면서 안정감을 느끼고 애착 관계를 형성합니다. 그런 부모의 보살핌 안에서 아이는 스스로 걷고, 배변도 하며, 자신만의 개성을 찾아 정체성을 확립합니다. 따라서 아이의 주 양육자가 상담자 역할을 한다는 것은 자녀에게 지나간 시절을 재구성하여 새로운 경험을 쌓게 해주는 동시에 곧 신뢰 관계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면 상담자로서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무조건 공감’을 해주어야 합니다. 내 안의 나를 비우고 자녀가 내 안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자녀에게 온전히 나를 내어주는 것이지요. 부모로서의 욕구는 잠시 내려놓으세요. 무조건적인 공감은 행동 변화의 가장 큰 요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참 많습니다. 공감은 감정을 알아주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녀가 경험한 것들을 함께하면서 그 상황에서 자녀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입니다. 자녀의 감정에 같이 머물면서 공명합니다. 감정의 이면에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상대방의 의도와 열망이 있습니다. 그것에 공감하면 자녀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시험 때만 되면 배가 아프다고 공부를 안 하는 아이에게는 어떤 의도가 있을까요? 상담사라면 이때 어떻게 반응할까요?
부모로서 책임과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고 싶어 하는 부모가 많습니다. 자녀를 사랑하니까 당연하겠지요. 반면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을 이해받고 싶어 합니다. 늘 말썽 피우고 사고를 치는 자녀를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럴 땐 자녀의 존재와 행동을 분리해서 생각해보는 것도 답입니다. 그러면 말썽(행동)을 부려서라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자녀(존재)의 마음을 구분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자녀의 모습이 보일 것이고,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자신, 관계, 자녀 양육, 영성 등으로 심리·정서적 어려움이 있으신 분은 메일(pa_julia@naver.com)로 사례를 보내주세요. ‘박예진의 토닥토닥’을 통해 조언해드리겠습니다.
박예진(율리아) 한국아들러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