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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복음] 대림 제3주일- 주님의 길을 가야 할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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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실 분이 선생님입니까? 아니면 저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마태 11,3)

밀밭회원(장애인모임) 베드로 형제는 선천성 뇌성마비 장애인입니다. 요즘은 말도 그렇고 걷는 것도 더 힘들어졌습니다. 그런 그가 전에는 장애가 저주스러웠는데 지금은 고맙다고 말합니다. 이유는 장애 때문에 하느님을 더욱 가까이 느끼게 된다는 것입니다. 고통스러운 신체장애가 하느님을 가까이 느끼게 해주는 선물이라니, 참 놀라운 고백입니다.



1. 메시아 도래의 표징은?


“눈먼 이들이 보고 다리 저는 이들이 제대로 걸으며, 나병 환자들이 깨끗해지고 귀먹은 이들이 들으며, 죽은 이들이 되살아나고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듣는다. 나에게 의심하지 않는 이는 행복하다.”(5-6절)

주님이 요한 세례자의 제자들에게 당신이 바로 오실 분, 메시아임을 밝히면서 하신 말씀입니다. 주님이 행한 놀라운 이적(異蹟)들은 명백히 하느님 나라가 왔다는 표지들입니다. 주님은 이를 통틀어 가난한 사람들이 복음을 듣는 것이라고 결론지어 말씀하십니다.

교회는 예수님을 대신합니다. 특히 복음 선포에 있어서 그렇습니다. 교회의 모든 구성원은 복음 선포자로 나서야 합니다. 그러나 선포 자체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선포하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어떤 의미로는 복음을 듣는 사람들이 더 중요합니다. 그분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가난한 이들에게까지 가닿지 않으면 안 됩니다. 병자들의 예를 들자면, 우리가 병자들을 고쳐내지는 못한다 해도 병자들을 방문하고 기도하고 가족들의 아픔을 경청하면서 그들에게 힘을 보탤 수는 있습니다. 어느 면에서는 이것이 치유 자체보다 중요합니다. 치유되었다 해도 한시적인 것이고 다 죽고 맙니다. 주님은 하느님 사랑의 표지로 치유를 선택한 것뿐입니다. 영적 차원의 시야를 열어주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구원을 그저 영적 의미로만 국한 시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고통받는 이들의 아픔에 함께하려는 그 자체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우리 구세주는 고난받는 ‘주님의 종’에 다름없음을 이사야 예언자는 수차 강조합니다. “나는 매질하는 자들에게 내 등을, 수염을 잡아 뜯는 자들에게 내 뺨을 내맡겼고 모욕과 수모를 받지 않으려고 내 얼굴을 가리지도 않았다.”(이사 50,6)

저 변두리 가난한 이들에게 다가가지 않는다면, 그래서 그분들이 복음을 듣지 못한다면 우리의 복음 선포는 거짓일 가능성이 큽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게 됩니다. 복음 선포에서 중요한 것은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종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가난한 이들을 통하여 우리 자신이 복음화되도록 하여야 합니다.”(「복음의 기쁨」 198항) 이것이 진정 메시아 도래의 표징일 것입니다.



2. 우리도 주님의 길이다.

존재는 사명으로 규정되나 봅니다. 주님의 길을 마련하는 것이 요한 세례자의 사명이었습니다. 자신을 존재가 아니라 한순간 창공에 솟아올랐다 사라지는 소리라 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은 무엇일까요? 우리 역시 주님을 드러내야 합니다.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구원된 사람으로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쁘게 헌신하고 형제애를 나눈다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주님을 떠올릴 것입니다.

장애에서 해방되지도 않았고 더욱 힘든 삶을 살게 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하느님을 찬양하며 장애가 고맙다는 밀밭회원, 베드로 형제를 누가 뭐라 하겠습니까? 나병에서 치유된 열 명의 사람이 있었지만, 감사를 드린 사마리아 사람 한 사람에게만 주님은 구원을 선포하셨습니다. 감사드리지 않는 구원은 없습니다. 병 치료는 병원에서 할지 몰라도 구원 체험을 하게 하는 것은 우리 몫입니다.



대림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습니다. 사실 오실 분을 기다린다지만 그분은 이미 오셨고 우리는 그분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의 사랑의 삶을 통해서 세상 사람들이 주님께 나아오도록 합시다. 우리가 바로 주님의 길입니다.



서춘배 신부(의정부교구 병원사목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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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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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38장 22절
하느님, 제게서 멀리 계시지 마소서. 제 구원의 힘이신 주님, 어서 저를 도우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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