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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예진 회장 |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에 의하면, 인간은 모두 상대방을 공감하고 배려하며 서로 협력하는 공동체감을 타고난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린 좋은 음식을 먹으면 누군가가 생각나고 함께 잘 되고자 합니다. 타인의 시선을 자꾸 의식하는 것과 자기중심적이란 말 자체도 타인이 있음을 인정한다는 의미로, 실존철학자 하이데거는 인간이 존재한다는 것은 ‘자신과 타인이 함께함’을 의미한다고 했습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타인과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그런 자신의 마음과 행동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는 부정적이고 화풀이를 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알아달라고 하게 됩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많은 분이 어머니에 대한 양가감정을 토로합니다. 자녀를 키우느라 고생한 것에 대한 미안함과 어머니의 바람을 자녀를 통해 이루고자 부담감을 준 것에 대한 원망입니다.
공동체감은 태아부터 발달합니다. ‘함께’라는 공감대는 난자와 정자가 수정되는 과정을 통해, 태내의 36주 동안에도 엄마와 아기가 상호작용하면서 형성된다고 합니다.(마나리니 & 페디, 2009) 태내에서도 아기의 감각기능은 자궁 안·밖의 들리는 소리, 양수와 자궁 안을 느끼는 촉각 등을 통해 발달하게 됩니다. 출생 후 2개월간 타인의 존재를 못 느끼는 동안에도 주 양육자에게서 오는 신뢰감 및 자궁 안과 같은 안정감을 느낌으로써 아기는 세상 속으로 한 걸음, 한 걸음씩 나오게 되는 것이죠. 처음 만나는 가족 구성원들의 상호 관계는 친밀하고 유대감이 높은 공동체 의식을 더 강화합니다. 이러한 선·후천적인 공동체감의 발달이 타인에 대한 사랑, 공감 및 배려 등의 사회적 관심으로 표현됩니다.(아들러, 1911) 공동체 의식 수준이 높을수록 소속감을 가지고, 전인적인 인간으로 완성되는 것입니다. 또한, 영성적인 의미의 공동체 의식은 인간의 본성이 자연과 우리가 사는 지구와 우주까지도 일체감을 느끼며, 궁극적으로는 세상에 공동체감의 사명 실현을 위해 오신 주님과의 일치에서 완성된다고 봅니다. 심리학자 매슬로우도 인간의 욕구의 최고의 단계는 ‘자아실현’, 즉 공동체의 기여와 헌신에 있다고 하였습니다.
공동체감의 형성 및 발달은 혼자서 하는 게 아닙니다. 사실 공동체감이 없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살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외로움과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지만, 혼자라는 마음이 나를 더 외롭게 하고 타인들로부터 소외되게 합니다. 나라는 존재는 이미 타인과 함께하며 더불어 살아갑니다. 다만, 기질적, 유아기의 양육환경 및 조건, 사건·사고 등으로 인한 건강한 영·육 간의 발달을 저해하는 결핍 요인들이 현재도 심리·정서적인 고통을 초래하고 공동체감의 발현을 방해합니다.
혼자가 아닌데도 혼자라는 외롭고 소외되는 마음에서, 이제는 내 안에 이미 충분하게 내재된 공동체감을 느껴보세요. 그리고 함께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주인으로 살아보면 어떨까요?
※자신, 관계, 자녀 양육, 영성 등으로 심리·정서적 어려움이 있으신 분은 메일(pa_julia@naver.com)로 사례를 보내주세요. ‘박예진의 토닥토닥’을 통해 조언해드리겠습니다.
박예진(율리아) 한국아들러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