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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숙 노엘라의 생명의 빛을 찾아서] 1. 위기를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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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7일 새벽, 고향 마을 꼬미 동네에 쓰나미가 몰려오는 꿈을 꾸었다. 한 달 후의 꿈은 대구지역 지표면에서 용암이 뽀글뽀글 올라오는 꿈이었다. 이 두 꿈처럼 그 시기에 현실도 온 세상이 코로나로 요동치기 시작하였고, 내 안이 총체적으로 출렁거리기 시작하였다. 4년간 신학 공부를 마치고 설레는 마음으로 부르심에 응답하고자 기다리고 있는데 이런 일이…. 이런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유튜브 채널을 통해 들려오는 뉴 노멀 시대에 대처하기 위한 지식인들의 목소리를 경청했다. 지구위기, 기후 위기, 생태 위기로 생명과 죽음이 너무나 가까이 있었는데, 먼 나라, 이웃 나라의 일로 생각하고 살았다. 코로나 사태는 자본주의의 삶에 뿌리박혀진 나의 의식을 하나씩 걷어내게 했다. 혼자만의 발버둥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것을 외적 환경 때문에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으로 안내해 주었다. 뿌옇게 보였던 현실 안에서 삶의 본질을 고민하는 삶으로 이끌어 주었다.

한 번도 상상해 보지 않았던 귀향, 그 해 9월 시골로 내려오면서 큰 방향은 ‘영성과 생태’ 두 날개였다. 영성과 생태는 어떤 사도직을 하든 구심점이 될 것이고, 구체적인 도구는 국제형제회(AFI)의 영성인 전진상(全犧牲, 眞愛人, 常喜樂) 영성, 나의 사도직인 감마 영성(Gamma, 비영리 조직을 위한 총체적 마케팅 경영모델), 자연인식 프로그램인 자연 나눔(Sharing Nature) 이 셋을 가슴에 품었다.

80세가 넘으신 어르신들만 소복하게 모여사는 경북 고령군에 자리한 꼬미마을. 젊은이라고는 70세 이하 예닐곱 분, 그나마 출퇴근하는 분들이고, 실제로는 네댓 분. 마을에 사는 한 분 한 분이 이렇게 소중하고 귀하게 여겨질 줄이야. 코로나 감염으로 인해, 언제 어느 때 하늘나라 부르심을 받게 될지 모르게 하는 사망 소식은 한 사람 한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순간순간을 의미 있게 살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하루를 천 년같이” 이 말씀을 가슴에 새겼다. 이 어르신들과 같이 하루를 천 년같이 산다면, 하루를 살아도 뜻깊을 것 같았다. 마을 사람들끼리 함께 사는 동안 즐겁고, 기쁘게 살면, 그 모습을 보고 고향을 떠난 젊은이들이 한 사람 한 사람 귀향한다면, 마을 공동체는 새롭게 부활할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되었다.

서울 한복판 명동에 살 때는 자연이 그리워 온 방 안을 화초로 채우고, 창밖에 참새들에게 날마다 쌀을 주면서 그들을 지붕 위로 불러 모았다. 곤줄박이나 동고비는 손바닥에 모이를 주면 와서 먹을 정도로 사람을 경계하지 않는데, 참새들은 다르다. 참새구이에 당한 원기억 때문일까? 약간의 움직임만 있어도 포르르 날아가 버린다. 하루는 참새 한 마리가 내 방안까지 들어왔다가 황급히 날아갔다. 그 날 누렸던 기쁨과 놀라움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이곳은 날마다 “꼬끼오, 꼬끼오” 목청 큰 수탉 소리가 새벽을 알리고, 동틀 무렵이면 문밖 쥐똥나무 위에서 떼창하는 참새들이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까지 노래한다. 때로는 그 노랫소리에 취해서 깊은 명상에 이른다. 불러 모으지 않아도 스스로 찾아오는 참새들이 고맙다. 이렇게 시골살이는 인간을 자연스럽게 살도록 이끌어 준다. 욕심만 살짝 내려놓으면 온 마음이 부자가 되고, 창조주 하느님을 저절로 찬미하게 된다. 흙과 땅을 만나게 해 주고, 나무와 숲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아프지 않은 한 풀 한 포기라도 뽑고, 씨앗을 뿌리고 가꾼다. 사람, 자연, 함께 사는 세상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도록, 위기를 기회로 안내해 주신 하느님은 찬미를 받으소서, 이제로부터 영원히 받으소서!







국제가톨릭형제회(AF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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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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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저의 하느님, 제 마음 다하여 당신을 찬송하며 영원토록 당신 이름에 영광을 드리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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