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교회는 살인과 낙태, 안락사와 자살과 같은 직접적이고도 고의적인 생명 파괴 행위는 물론이고, 이를 위한 그 어떤 협력도 금지하고 있다. 2019년 생명대행진 참가자들이 생명의 소중함을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DB |
여러분, 혹시 아시나요?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모두 하느님께서 만드셨다는 것을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간혹, 아니 정확하게는 자주 착각을 하는데요. 수만 년, 혹은 수억 년의 인류 역사에 있어서 인간이 무에서 유로 만든 건 그 어떤 것도 없습니다. 머리카락 하나, 티끌 하나도 말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말합니다. “모든 것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고 그분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요한 1,3)
맞습니다. 모든 것의 주인은 하느님이십니다. 우리는 잠시 그것들을 누리고, 품고, 돌볼 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분이 창조하신 피조물을 모두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그분 뜻에 맞게 잘 돌보아야 합니다. 특별히 다른 피조물과는 달리 하느님께서 당신 닮은 모습으로 당신의 생명의 숨을 불어넣어 직접 빚어 만드신 인간 생명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인간 생명의 주인은 오직 하느님이시기에 우리는 그 생명을 마음대로 해서는 안 됩니다. 타인의 생명은 물론이고 자신에게 주어진 생명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파괴하거나 죽이는 것은 하느님의 창조 목적에 어긋날 뿐 아니라 생명의 근원이신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죄입니다.
“살인해서는 안 된다.”(탈출 20,13)
우리에게는 생명을 해치거나 손상시키거나 조작할 권한이 없습니다. 오히려 최우선적으로 보호하고 지켜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살인과 낙태, 안락사와 자살과 같은 직접적이고도 고의적인 생명 파괴 행위는 물론이고, 이를 위한 그 어떤 협력도 금지합니다.
또한 장기매매와 시험관 아기를 비롯한 인공수정, 배아를 이용한 줄기세포 연구와 같이 생명을 인간의 목적으로 사고팔고, 생성시키고, 조작하는 것에 단호히 맞섭니다.
인간 생명은 하느님의 창조 사업에 부부가 협력함으로써 이뤄집니다. 부부의 사랑과 ‘특별하고도 독점적인 행위’인 부부관계 안에서 구체화되는 것입니다. 과학의 힘이나 기술로 만들고 생산하는 그 무엇이 아닌 것입니다.
나아가 교회는 국가 형벌로 채택하는 ‘사형제’도 분명히 반대합니다. 인간 생명은 오직 하느님만이 창조하실 수 있고 거두어 가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톨릭교회는 복음에 비추어 “사형은 개인의 불가침과 인간 존엄에 대한 모욕이기에 용납될 수 없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2267항)고 가르칩니다.
인간 생명은 잉태되는 그 첫 순간부터 자연사에 이르는 마지막 순간까지 철저하게 존중되고 보호돼야 합니다. 그 누구의 개입으로 손상 받거나 멈춰져서는 안 됩니다.
생명은 하느님이 인간에게 주신 가장 귀한 선물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생명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가꾸고 지켜야 하는 것입니다. 나아가 인간 생명뿐 아니라 자연 안의 모든 생명도 함께 존중할 줄 아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합니다.
“오 마리아, 새 세상의 빛나는 새벽이시며 살아 있는 이들의 어머니!
생명의 모든 원리를 당신께 맡겨 드리나이다.
굽어보소서, 성모님,
세상에 태어나지 못한 수많은 아기들을 굽어보소서.
힘든 삶을 살아가는 불쌍한 이들을 굽어보소서.
무지한 폭력의 제물이 되고 있는 남녀들을 굽어보소서.
무관심이나 그릇된 자비로 죽어가고 있는 노인과 병자들을 굽어보소서.
당신 아드님을 믿는 모든 사람이 정직과 사랑으로 이 시대 사람들에게 생명의 복음을 선포할 수 있게 해 주소서.
영원히 새로운 선물로 그 복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은총을 얻어 주소서.
일생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 복음을 경축하는 기쁨을 얻어 주소서.
그리고 그 복음을 단호하게 증언할 수 있는 용기를 얻어 주소서.
그리하여 선한 의지를 가진 모든 사람과 함께 창조주이시며 생명을 사랑하시는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리는 진리와 사랑의 문화를 건설할 수 있게 해 주소서.”(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생명의 복음」 105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