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한국인 오 감독, 일본이 부정하는 역사적 진실 알리는 데 기여 … 시상식은 3월 10일
▲ 오충공 감독 |
(사)저스피스는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건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일본 정부가 부정하는 과거사를 세상에 알리는 데 공을 세웠던 오충공 감독을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최근 밝혔다. 시상식은 3월 10일 오후 6시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 문화관 꼬스트홀에서 열린다.
오충공 감독은 1955년 일본 동경에서 태어난 재일교포로,
영화감독으로 숨겨진 한일 역사를 작품으로 만든 인물이다. 26세에 일본 영화학교에서
배운 기량으로 문제의식을 영상에 투여한 그는 1983년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건을
파헤친 다큐멘터리 ‘감춰진 손톱자국 : 관동대지진과 조선인 학살’을 제작해 발표했다.
1986년에는 같은 소재로 두 번째 작품인 ‘불하된 조선인 : 나라시노 수용소’를
세상에 내놨다.
두 편의 영화는 일본 정부가 1923년 당시 자행한 조선인
대상 학살 사건의 진실을 취재하고, 당시 목격자들의 증언을 기록한 작품으로, 지금까지도
이 문제와 관련한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올해는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건 발생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특히 ‘감춰진 손톱자국’은 목격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당시 조선인 6661명이 희생당한 사실을 전했다. 관동대학살 발생 1년 전인 1922년
일본은 자유도항제를 통해 조선인들을 일본으로 대거 이주시켰고, 그 과정에서 대다수
조선인이 일본 사회로부터 차별을 받다 일본 군경에 의해 무참히 학살한 사건을 비춘다.
‘불하된 조선인’에서는 조선인을 학살한 일본인들을 인터뷰하는 등 사건을 더욱
자세히 조명했다.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이와 관련한 사과 없이 진상을 밝히려 하지
않고 있다.
오 감독이 청년 시절 발표한 작품들은 당시 일본 사회에 큰 충격을 던지며 화제가 됐고,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국내에서도 오 감독의 작품이 전국 순회 상영됐고, 당시 사건을 자세히 몰랐던 우리 사회에도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일조했다.
오 감독은 지금까지 40년 동안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건 진상규명과 시민운동사 기록, 재일 역사학자였던 고 강덕상 선생을 비롯한
관련 연구자들의 연구사와 문제의식을 기록하는 데 힘쓰고 있다.
지학순정의평화상은 이 땅의 정의와 평화를 위해 일생을
바친 지학순(1921~1993) 주교의 뜻을 기리고자 1997년 제정됐다. (사)저스피스는
세계 정의와 평화, 인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활동가와 단체를 매년 선정해 상을
주고 있으며, 2021년부터 시민들이 직접 찾아서 선정하는 풀뿌리 정의평화상으로
추천과 심사 과정을 혁신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