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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200. 넷째 계명①(「가톨릭교회 교리서」 2196~2200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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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계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십계명 판이 두 개인 이유가 이것입니다. 첫째는 1~3계명에 집약된 ‘하느님 사랑’이고, 둘째는 4~10계명에 속하는 ‘이웃 사랑’입니다. 둘째 돌 판, 곧 이웃 사랑의 계명은 부모를 공경하라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부모를 공경하지 못하는 사람이 다른 이웃을 사랑할 수 있을까요? 부모는 사랑해야 할 가장 가까운 이웃입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사실은 하느님을 사랑하라는 첫째 돌 판의 계명을 넘지 못하면 부모를 공경할 수도 없다는 것입니다.

제가 부임한 본당은 연령대가 높습니다. 돌아가시는 분도 많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이후로 장례미사를 본당에서 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아무래도 돌아가신 분은 평생 다니던 성당에서 마지막 미사를 하고 신자들에게 기도도 받고 주님께 가는 것을 원하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자녀들이 마땅히 그렇게 해 줄 것으로 믿으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자녀들은 귀찮아합니다. 당장 재정과 편안함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신앙이 깊은 자녀라면 어떨까요? 아무리 귀찮아도 성당에서 장례미사를 하고 화장이나 매장을 하는 것으로 결정할 것입니다. 자신이 부모라면 그렇게 원했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단편영화 ‘아바리야’(2019)는 이러한 내용입니다. 지구가 멸망하자 한 노인은 자신의 로봇에게 지구와 가장 비슷한 행성을 찾으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노인과 로봇은 수백년 동안 우주를 배회합니다. 노인은 이제 지구와 같은 행성을 찾는 일을 멈추고 죽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그리고 총으로 자살합니다. 그런데 로봇은 그런 일까지도 예상했습니다. 주인이 죽으면 자신은 쓸모없는 존재가 되기에 주인을 사이보그로 복제해놓은 것입니다. 로봇은 주인의 명령을 수행해야 해서 주인이 있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죽어도 계속 살려냅니다. 그렇게 영원히 우주를 떠돕니다.

부모가 만약 잘못된 명령을 자녀에게 내렸다면 자녀는 그 명령 때문에 부모가 죽을 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를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십계명은 하느님의 명령입니다. 하느님의 명령은 하느님을 믿어야 지켜질 수 있습니다. 만약 인간 스스로 십계명을 지킬 수 있었다면 예수님이 오실 필요가 없으셨을 것입니다. 사랑은 성령의 열매입니다.(갈라 5,22 참조)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성령의 힘으로 살지 않으면 이웃 사랑은 실천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부모가 자녀를 성당이 아닌 학원에 보냈다면 어떨까요? 자녀는 하느님의 명령이 아닌 부모의 명령대로 살아갑니다. 여기에서 첫 번째 피해자는 부모가 됩니다.

성모 마리아와 요셉 성인은 아들 예수께 어떤 효도를 받으셨을까요? 하늘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앉게 되십니다. 왜냐하면 아드님이 하느님의 오른편에 앉게 되시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부모가 아드님을 주님께 봉헌할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자녀를 하느님의 것으로 여기고 하느님을 믿고 하느님 뜻을 따르라고 가르칩니다. 그럼으로써 효도를 받는 것입니다. 제가 부모에게 효도한다면 이는 부모가 키워주셨다는 것보다도 주님께서 부모에게 효도하라는 계명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인간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라도 신앙인이기에 하게 됩니다. 신앙을 가졌다면 하느님을 위해서라도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녀에게 효도 받고 싶다면 자녀를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되게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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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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