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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오미센터 관계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
나오미는 구약성경 룻기에 나오는 인물이다. 아들이 숨져도 자신의 곁에 남아있는 며느리 룻을 딸처럼 돌본다. 2004년 이주사목후원회로 시작한 나오미센터도 마찬가지다. 제주도에 사는 이주민과 난민이 행복한 삶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김상훈(안드레아) 사무국장은 “제주도는 2002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무사증 제도로 미등록 외국인 비율이 비교적 높다”고 소개했다. 무사증 제도는 테러지원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외국인 방문객이 30일간 비자 없이 체류할 수 있는 제도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지 못하는 이들이 나오미센터의 주요 대상자다.
1만여 명으로 추정되는 제주도 내 미등록외국인이 가장 취약한 건 건강권이다. 김 국장은 “미등록외국인의 경우 건강 보험 가입자격이 없고,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을 때 접종 예약이 거부되기도 했다”며 “나오미센터는 당시 국민신문고에 관련 현안을 알려 해결했다”고 말했다. 맹장 수술을 받은 뒤 외국인 수가까지 적용한 1000만 원 청구서를 받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다. 이에 ‘외국인의료공제회’를 도입, 제주도 내 20여 개의 협력병원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인식 개선도 과제다. 그는 “센터를 방문하는 이들에게 활동소개를 할 때 반드시 난민 인식 개선을 위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며 “사회통합을 위해 이들과 도민의 만남의 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주민과 함께 호흡하고 땀 흘리고 살아가고 있는 만큼,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이 마련돼야 한다는 취지다.
“아직도 많은 분이 난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012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우리나라에는 시리아 난민 1500여 명, 예멘 난민 1000여 명이 살고 있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사회적 혼란이 없었다면 이제 그 두려움에서 벗어나도 되지 않을까요? 그저 우리 곁에서 사는 것, 이것이 이주민의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