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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201. 넷째 계명② (「가톨릭교회 교리서」 2201~2206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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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리서는 “그리스도인의 가정은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공동체”라고 말합니다. 가정에서 일어나는 친교와 교회에서 일어나는 친교는 둘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의 가정은 “교회적 친교의 특수한 표출이고 실현”(2204)입니다. 그러니 형태 면으로는 가정과 교회가 하나입니다.

교회는 혼인 관계로 그리스도와 하나가 됩니다. 바오로 사도는 “남편이 아내의 머리”인 것처럼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에페 5,23)라고 말합니다. 그는 창세기의 말씀을 인용하며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됩니다”(에페 5,31)라고 하며, “그리스도와 교회”(에페 5,32)가 이처럼 혼인한 남자와 여자와 같다고 말합니다. 이 교리는 마치 하와가 아담의 옆구리에서 빼낸 갈비뼈로 만들어졌듯이 교회도 그리스도의 옆구리에서 태어났다는 신학에 근거합니다. 곧 교리서는 “하와가 잠든 아담의 옆구리에서 만들어졌듯이, 교회도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신 그리스도의 꿰뚫린 심장에서 태어났다”(776)라고 가르칩니다.

남자와 여자, 곧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 안에 갈비뼈와 같은 역할을 ‘성령’께서 하십니다. “교회는 바로 새 아담이신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칼로 옛 본성을 자르고 새로운 본성으로 나아가는 새 하와의 공동체입니다.”(245) 여기서 ‘칼’이 성령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구원의 투구를 받아 쓰고 성령의 칼을 받아 쥐십시오. 성령의 칼은 하느님의 말씀입니다”(에페 6,17)라고 말합니다. 예수님의 옆구리에서 나온 피와 물은 그래서 성령으로 이루어지는 교회의 세례와 성체성사를 상징합니다. “십자가에서 잠드신 그리스도의 옆구리에서 온 교회의 놀라운 성사가 솟아 나왔습니다.”(「전례헌장」 8)

부부는 이렇게 남자와 여자, 그리고 그 사이의 갈비뼈와 같은 성령의 힘으로 하나가 됩니다. 그 하나가 되는 가운데 태어나는 열매가 자녀들입니다.

오 헨리의 단편소설 「크리스마스 선물」에서 남편과 아내는 결과적으로 각자 상대에게 필요 없게 된 선물을 주게 됐지만, 그 선물 덕분에 사랑을 확인하고 서로 하나가 됩니다. 선물이 성령의 역할입니다. 선물이 남자와 여자를 하나가 되게 합니다. 이러한 삼위일체적 사랑으로 자녀가 태어납니다.

그러므로 가정의 본질은 삼위일체 사랑의 실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바오로는 “모든 남자의 머리는 그리스도이시고 아내의 머리는 남편이며 그리스도의 머리는 하느님이시라는 사실을 여러분이 알기를 바랍니다”(1코린 11,3)라고 말하며 부부의 사랑을 거룩한 성부, 성자께서 성령으로 이루시는 사랑과 연결합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의 가정은 사람들의 친교”이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성령 안에서 성부와 성자께서 이루시는 친교의 표지이며 형상”(2205)입니다.

사랑의 모델은 삼위일체밖에 없습니다. 삼위일체 신비는 사랑의 설계도입니다. 자녀를 낳음은 아버지의 창조에 동참하는 것이고, 자기를 희생함은 성자의 역할에 동참하는 것이며, 자신을 선물로 내어줌은 성령의 모습을 닮는 과정입니다.(2205 참조) 그러니 가정을 구성하기 전에 먼저 세 분이 서로 자기를 내어줌을 통해 한 하느님이 되시는 삼위일체 신비를 이해해야 합니다. 이 삼위일체 신비를 이해하지 않은 가정은 설계도 없이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가정의 유일한 설계도는 삼위일체 사랑의 신비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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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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