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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범죄 예방의 새로운 대안

[신원섭의 나무와 숲 이야기] (35)숲이 범죄율을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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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pixabay.

 


도시에 있는 숲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도시의 오염된 공기를 정화하거나 기후를 완화해주는 환경기능을 비롯해 도시의 경관을 아름답게 하고, 시민들에게 휴식을 주는 문화적 기능들이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혜택들이다. 그런데 최근 아주 흥미로운 도시 숲의 기능이 알려졌다. 도시의 숲이 범죄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사실 과거에는 숲이 오히려 범죄를 부추기는 원인이라고도 생각했다. 독일의 유명한 ‘흑림’은 나무가 울창해 검은색으로 보인다고 해서 그렇게 불리었다고 한다. 그런데 또 다른 설에 의하면 ‘프라이부르크’가 큰 상업 도시였고 그래서 강도나 각종 범죄자가 주변의 숲에 모여들어 있다 해서 ‘흑림’으로 불렸다고 한다. 영국의 에드워드 1세는 길에서 발생하는 범죄를 줄이려는 목적으로 주변 토지 소유자들에게 숲을 제거하라는 칙령을 발표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정말 숲이 범죄를 유발하는 요인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미국의 쉬로이더와 앤더슨이란 학자는 여러 유형의 180개 도시공원에서 시민들의 안전의식을 조사했다. 그 결과 사람들은 울창한 숲이 강도를 만날 위험이 크고 확 트인 공간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였다. 숲 자체보다는 숲으로 인한 시야의 차단이 문제라는 것이다. 따라서 잘 관리되고 시야 확보가 충분한 숲은 오히려 안전하다는 결론이다.

이런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쿠오와 실리번 교수는 시카고의 공공주택단지 98개를 대상으로 항공사진을 이용한 숲의 존재 여부와 범죄 발생 간의 관계를 조사하였다. 자료를 분석해 보니 주변에 나무가 많은 아파트일수록 범죄의 발생률이 낮았다. 절도나 폭력과 같은 전체 범죄 발생 건수가 숲이 많이 존재하는 지역과 적게 존재하는 지역과는 최고 52까지 차이를 보였다. 잘 관리된 숲이 있는 지역은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사회적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져 범죄감시 효과가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숲이 지역 주민들의 정신적 피로와 심신의 안정에 도움을 주고 이런 효과가 분노나 폭력으로 분출되는 범죄의 발생을 줄여준 것으로 생각한다.

‘깨진 유리창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깨진 유리창 하나를 내버려 두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하기 시작한다는 이론이다. 잘 관리되고 아름답게 보존된 숲은 그 지역의 깨진 유리창을 없애는 훌륭한 대안이다.

숲이 범죄율을 낮출 수 있다는 증거연구는 이런 직접적인 범죄율과의 연관조사뿐만 아니라 다른 연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숲이 있는 수용시설과 없는 수용시설을 대상으로 치매 환자들의 공격 성향 빈도를 조사한 결과, 숲이 없는 수용시설에서 훨씬 많았다든지, 숲이 있는 교도소와 그렇지 않은 교도소의 재소자들을 조사한 결과 숲이 있는 교도소의 재소자들이 병원에 가는 횟수와 재범률이 훨씬 낮았다는 보고도 있다.

뉴욕 ‘센트럴 파크’의 설계자인 프레데릭 로 옴스테드(1822~1903)는 “지금 이곳에 공원을 만들지 않는다면 100년 후에는 이만한 넓이의 정신병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나는 그와 더불어 그 숲이 없었다면 그만큼의 교도소가 더 필요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도시가 커지고 인구가 증가하면서 수많은 끔찍한 범죄들이 발생한다. 도시화와 과학 기술의 발전도 익명성을 앞세운 범죄들이 늘어나고 있다. 끊임없이 늘어나는 교도소는 오히려 더 많은 범죄를 양성한다. 근본적으로 다른 방법의 범죄예방 대안이 바로 숲이라고 이런 연구들이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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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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