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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쉬운 사회교리 해설 - 세상의 빛] 205. 복음과 사회교리(「간추린 사회교리」 105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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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트라우마 경험자를 살게 하는 핵심은 바로 사회적 지지입니다. 고통은 소외될수록 치유와 멀어집니다…. 사회에서 누군가 나를 돕고 지지한다는 감각이 있으면, 어떤 끔찍한 사건을 경험하고도 견딜 수 있습니다. 사회적 지지 유무에 따라 사람은 살거나 아니면 나락으로 빠집니다. 따라서 이름 모를 누군가의 고통이 소외되지 않도록, 혼자만의 고통으로 끝나지 않도록 서로의 곁을 내주어야 합니다. ‘곁’은 물리적인 공간인 ‘옆’과 다릅니다. 서로의 마음을 허락하고 열어 주는 연결의 끈입니다. 너무나 아프고 힘들 때, 손 내밀어 잡을 수 있는 곁이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큰 위로로 다가옵니다. (채정호 「고통의 곁에 우리가 있다면」)


■ 누군가의 희생에 빚지며

저출산·고령화가 심각한 요즘입니다만, 몇 십 년 전만해도 집집마다 자녀들이 많았습니다. 경제적으로 열악했지만 온가족이 모여 함께 살았지요. 그 시절을 잘 이겨 낸 것은 우리 부모님들의 희생 덕분입니다. 못 입고 못 드시고 희생하시면서 자녀를 키우고 가정을 돌본 것이지요. 뿌리 없는 나무가 없듯, 우리 모두는 이전 세대의 희생을 통해 자랐습니다.

그밖에도 많은 숭고한 희생이 존재합니다. 평화는 정의의 요구와 분리되지 않지만 개인적 희생과 관대, 자비, 사랑으로 자라납니다.(「간추린 사회교리」 520항) 우리는 이웃의 노고에 빚지며 살고, 희생은 개인과 사회의 발전에 불가피하기도 합니다.

■ 희생의 양면성

그러나 희생은 고통스럽습니다.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으로 수많은 이들이 희생됐습니다. 내전으로 고통받던 시리아 난민들의 피해가 컸기에 더욱 안타깝습니다. 가족과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잃은 생존자들은 막막하기만 합니다. 각종 참사와 재난으로 희생된 분들, 사회적 소외와 배척, 심지어 부당한 폭력과 욕심으로 고통을 겪는 분들도 계십니다. 가톨릭교회는 그런 무고한 희생을 결코 용납하지 않으며 이를 미연에 방지하고 개선해야 하며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 강조합니다. 또한 애석하게도 부유함은 불평등한 구조 안에서 다른 이웃과 더 약한 사회 계층의 희생을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에(374항), 우리는 희생에 대한 더 깊고 넓은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 희생을 대하는 인식과 자세

가톨릭교회는 희생에 대한 심원한 가르침을 제시합니다. 그리스도인은 다른 사람들을 위해 항상 자신을 희생시킬 만반의 태세를 갖춰야 하고(581항) 그리스도인의 증거를 인간 존엄과 사랑을 위해 자기 목숨을 희생하고 순교에까지 이를 수 있는 근본 의무로 여겨야 합니다.(570항) 요컨대 희생은 숭고하면서, 솔선수범해야 하고 가르쳐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희생과 고통 속에서 아파하는 이웃과 함께 연대하려는 성숙한 인식이 요청됩니다. 하느님 아드님께서도 그 희생을 짊어지셨고, 그것이야말로 사람과 사회를 구원하고 치유하는 길입니다. 그런 희생에 대해 하느님을 따르려는 우리 신앙인들은 누구보다도 깊이 숙고해야 합니다.


“교회는 인간이 따라야 할 길을 가르쳐 주고 가장 먼저 그 길을 가고자 노력한다. 교회는 가까이 있든 멀리 있든, 알든 모르든, 모든 사람, 무엇보다 가난한 이들과 고통받는 이들이 자기 형제자매라는 것을 깨닫도록 권유한다. 그리스도께서는 그 형제를 위해서도 목숨을 바치셨다.”(「간추린 사회교리」 105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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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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