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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206. 다섯째 계명①(「가톨릭교회 교리서」 2258~226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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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계명은 ‘살인’하지 말라는 법입니다. 단순히 “나는 살인 안 하는데?”라며 끝낼 일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살인하는 자와 형제에게 성을 내는 자를 같은 죄인으로 여기십니다.(마태 5,21-22 참조) 사실 살인은 우발적인 분노를 이기지 못해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러니 외적으로 살인을 저질러야만 살인이 아니라 상대에 대한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면 언제든 살인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살인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하느님만이 그 시작부터 끝까지 생명의 주인이시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어떤 경우에도 무죄한 인간의 목숨을 직접 해칠 권리를 주장”(2258)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태초부터 “나는 너희 각자의 피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2260)라고 하셨습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첫 살인자는 카인입니다. “형 카인이 아벨을 살해한 이야기에서, 인류 역사의 시초부터 원죄의 결과인 분노와 욕망이 인간 안에 내재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2259) 원죄의 결과로 우리가 제어하지 못하게 되어 살인까지 저지르게 만드는 욕망을 교회에서 전통적으로 ‘삼구’(三仇)로 불러왔습니다. 이는 소유욕-성욕-지배욕으로 대표됩니다.(377 참조) 교회는 이 욕망과 싸워 이기도록 자선-단식-기도를 권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청빈-정결-순명의 덕을 얻습니다. 그리고 이 싸움을 하게 만드시는 분이 ‘성령’이십니다. 따라서 성령의 도우심 없이는 카인과 같은 사람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려면 자격이 필요합니다. 카인이 아닌 아벨의 자격을 얻어야 합니다. 카인은 누군가를 칼로 찔러 피를 흘리게 하는 욕망을 따르는 존재이고 아벨은 칼에 찔려서라도 그 찌른 사람이 자신이 한 짓을 바라보게 만들어 새로 태어나게 만드는 부모와 같은 존재입니다. 예수님은 “그들은 자기들이 찌른 이를 바라볼 것이다”(요한 19,37)라는 성경 구절대로 우리가 찌른 당신을 바라보고 회개하게 하셨습니다.(히브 12,24 참조)

영화 ‘공공의 적’(2002)에서 아들은 보험금을 노리고 어머니를 찔렀습니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아들이 잡히지 않게 하려고 아들의 부러진 손톱을 죽어가면서도 집어삼킵니다. 이제 그런 어머니를 보며 계속 누군가를 찌르며 생존할 것인지, 아니면 자신도 누군가가 자신을 찌르게 하여 새 생명을 탄생시키는 어머니처럼 될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은 본인의 몫입니다. 아기는 부모의 생명을 먹고 자라납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도 부모처럼 남을 살리는 존재로 새로 태어나지 못하면 세상에 속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은 이러한 카인에게 말씀하십니다.

“네가 무슨 짓을 저질렀느냐? 들어보아라. 네 아우의 피가 땅바닥에서 나에게 울부짖고 있다. 이제 너는 저주를 받아, 입을 벌려 네 손에서 네 아우의 피를 받아낸 그 땅에서 쫓겨날 것이다.”(창세 4,10-11)

나이가 들어도 아기처럼 어머니를 찌르며 자기 생존을 유지하려는 자는 그 어머니의 피가 뿌려진 땅에서 쫓겨나 감옥에 갇힙니다. 우리는 모두 예수님을 찔러 새로 태어난 새 아벨들입니다. 십자가를 바라보며 새로 태어날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주님께서는 새 아벨들에게 분노와 증오와 복수하는 일까지 금지하시며 더 나아가 다른 뺨을 내밀 것과 원수를 사랑할 것을 요구하십니다. 예수님은 당신 자신을 방어하지 않으시고 베드로에게 칼을 칼집에 다시 꽂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나를 위해 피를 흘리게 하는 것이 아닌 이웃을 위한 나의 피 흘림만이 하느님 나라에서 살 자격의 아벨이 되는 길입니다.(226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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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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