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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쉬운 사회교리 해설 - 세상의 빛] 210. 복음과 사회교리(「간추린 사회교리」 230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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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1: 요새는 살기가 힘들어서 결혼을 1순위로 두지 않아요.

아들2: 저는 결혼이나 아이를 낳는 것에 대해서 강요받을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를 왜 낳아야 되죠? 저는 결혼 안 해도 됩니다.

아버지: 빨리 생각을 고쳐야 돼! 후손을 이어서 가문을 일으켜야지.

아들2: 저는 국가와 가문 같은 것에 생각 없습니다. 저 하나 건사하기도 힘들고 나 행복한 게 전부입니다. 그리고 돈이 있어야 결혼을 하죠?

(2023년 2월 14일 PD 수첩 ‘인구절벽, 우리가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

■ 시각의 차이

명절은 언제나 따뜻한 정과 가족애의 자리였습니다. 그런데 그 풍경이 바뀌었습니다. 취직, 결혼, 출산을 주제로 한 대화가 사뭇 난처하게 여겨진 겁니다. 우리 사회에는 결혼과 가정에 대한 매우 상이한 시각이 공존합니다. 전통적으로 가족과 결혼이 가장 중요한 가치였지만 지금은 개인의 행복 추구도 중요시합니다.

과거에는 여건이 어려워도 결혼하고 가정을 이뤘는데, 현재는 충분한 여건 마련 후 결혼하겠다는 인식이 강해졌습니다. 기성세대는 과거에 비해 현재가 풍요롭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젊은 세대가 인식하는 풍요로움의 기준은 이전과는 달라진 것처럼 보입니다.


■ 현실의 어려움과 가정의 소중함

물론 현실적인 어려움도 만만치 않습니다. 대도시에서 4인 가족이 생활하려면 얼마를 벌어야 할까요? “애들 학원비가 말도 못해요. 대출받은 집값 이자도 엄청납니다. 물가가 올라서 시장 가 봐야 살 게 없어요.” 흔한 요즘 대화입니다. 고물가, 높은 주거비용과 사교육비 때문에 힘들다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자연스레 연애와 결혼, 출산에 부담이 발생합니다.

“연애를 하려면 사랑만 가지고는 현실적으로 힘들지 않을까요? 만나는 상대한테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말이에요.” 이는 일부 사람들만의 생각일까요? 물론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전에는 몰랐는데 자녀들이 너무 소중합니다. 이제는 저보다 더 소중한 자녀들이 없으면 못 살 것 같아요”라고 하시며 어렵지만 가정을 이루고 사시는 부부들도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 앞으로 만들어갈 사회

19세기 말 인류는 산업화라는 새로운 사태에 직면하면서 인권과 생명을 위협받았습니다. 그래서 레오 13세 교황은 인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1891년 「새로운 사태」라는 이름의 회칙을 선포했습니다. 오늘날 한국은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인구감소로 인한 어려움이 이제 시작되려 합니다. 이 역시 새로운 사태입니다. 해법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그런데 그 시작은 살아온 날들에 대한 성찰이라 여겨집니다. 왜냐하면 지난 반세기 동안 돈 버는 것만이 최고라고 생각했고 돈 버는 일에만 몰두하며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 생각과 가치관들, 그 모든 시대상은 우리가 그렇게 살아온 결과물들입니다. 그럼 이제부터라도 돈이 최고가 아니라 가족과 결혼, 자녀와 생명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저출산 해법은 가정과 자녀가 우리 삶에서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는 것에서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것을 위해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모든 아기는 그 형제자매와 부모 그리고 온 가정에 주는 선물이 된다. 아기의 생명은 바로 생명을 준 사람들을 위한 선물이 되며, 그 아기의 현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위한 선물이 된다.”(「간추린 사회교리」 230항)


이주형 요한 세례자 신부
서울대교구 사목국 성서못자리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3-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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