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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다르면서 같은’ 북한이탈주민의 삶을 나누다

의정부교구 인창동본당 사순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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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탈주민들이 3월 25일 인창동성당에서 ‘다르면서 같은 삶’을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열고 있다.


‘다르면서 같은 삶’을 주제로 북한이탈주민들의 토크 콘서트가 성당에서 펼쳐졌다.

의정부교구 인창동본당(주임 김인석 신부)이 민족화해 차원에서 사순 특강으로 마련한 자리다. 북한이탈주민의 2주간 나눔과 백장현(대건 안드레아) 교수의 북한 인권 강의에 이어, 4주차인 3월 25일 북한이탈주민 4명이 인창동성당에서 나눔 형식의 토크 콘서트를 열었다. 본당 신자들은 이웃의 입장에서 이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공감했다.

이날 콘서트에는 한국살이 2년 차부터 25년 차까지 북한에서 각기 다른 시기를 살아온 이들이 대기근 시기의 어려움부터 최근의 북한 상황까지 허심탄회하게 나눴다.

한국살이 25년 차 김모씨는 1990년대 북한 대기근 시기, 굶어 죽지 않기 위해 중국으로 가는 도중 총살당할 뻔한 상황 등 힘겨웠던 과거를 회상하며 눈물을 보였다. 16년 차 하모씨 역시 살기 위해 10살 된 딸을 두고 북한을 빠져나올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설명하며 울먹였다. 2년 차 고모씨는 그의 딸이다. 고씨는 이후 홀로 남겨져 고아원을 전전하며 힘겹게 버텼던 유년 시절을 전하면서 오히려 엄마와 어른들을 다독였다. 그런 고씨에게 9년 차 된 소피아씨는 “북한의 체제와 어른들의 잘못”이라며 “너는 충분히 울고 원망해도 된다”고 위로하기도 했다.

소피아씨는 “처음 1~2년간은 누구를 만나든 북한에서 왔다고 소개하면서 자연스럽게 신분을 밝혔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의 얘기를 나누는 게 어려워지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힘든 과거를 세상에 밝힌다는 게 그만큼 쉽지 않지만, 이들은 한민족이라는 정체성 안에 진솔한 나눔을 이어갔다.

이들은 “힘겹게 탈북해서 온 만큼 지금 한국에서는 양질의 삶을 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2019년 발생한 북한이탈주민의 아사 사건을 소개하며 더 많은 관심을 촉구했다.

김씨는 “북한에서도 굶어 죽지 않고 넘어왔는데, 한국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져 너무 안타까웠다”고 회상했다. 사건 이후 이들은 2021년 일산 탈북여성 모임 ‘희망 나눔 봉사단’을 만들었다. 독거노인을 주기적으로 방문하고, 특히 한부모 가정이 많은 북한이탈주민의 특성에 따라 그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북한이탈주민 뿐 아니라 소외된 한국 사람들에게도 도움의 손길을 뻗고 있다. 올해 초 이들은 일산성당에서 본당 신자들과 함께 북한식 김장을 하고, 주변 이웃들과 나누며 소통을 이어가는 훈훈한 소식도 전했다.

소피아씨는 “우리 민족은 나눔의 정이 있다. 한국에 와서 많은 도움을 받은 만큼 나누면서 함께 살고자 한다”며 “우리의 친구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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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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