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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214. 여섯째 계명④(「가톨릭교회 교리서」 2360~2400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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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순덕 시인의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라는 시는 매우 감동적입니다. 어렸을 때는 어머니니까 저렇게 고생을 해도 아무렇지 않게 여겼었는데, 시인도 어머니가 되어 보니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라고 깨닫게 되었다는 내용입니다. 부모가 되어 보아야 부모 마음을 안다는 말과 같습니다. 부부 관계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교리서는 부부 관계를 하느님 사랑의 본성을 닮아가는 과정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곧 하느님은 사랑이신데, 당신 사랑의 신비를 실현하기 위해 인류를 당신 모습대로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시고 그 관계 안에서 당신 사랑과 일치의 소명에 참여하도록 섭리하셨다는 것입니다.(2331)

따라서 부부 생활의 궁극적 목적은 하느님 삼위일체 사랑을 깨닫고 그 본성에 참여하기 위함입니다. 교리서는 부부의 사랑이 결국에는 “타인과 친교를 이루는 능력”(2332), 곧 이웃을 사랑하는 능력으로 확장됨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혼인 안에서 남자와 여자의 결합은 육체를 통해 하느님의 너그러움과 풍요로움을 본받아야 합니다.”(2335)

그렇다면 교회는 혼인의 어떤 면에서 우리가 삼위일체 하느님의 인격적 사랑의 관계를 깨닫게 된다고 말하고 있을까요? 크게 두 가지를 제시합니다. 부부 일치와 자녀 출산입니다.

“부부의 육체 결합으로 혼인의 두 가지 목적, 곧 부부 자신들의 선익과 생명의 전달이 실현된다”(2363)고 교리서는 설명합니다. 먼저 부부는 혼인을 통해 “인격적인 합의로 맺은 결코 철회할 수 없는 계약”(2364)을 지키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부부의 신의는 약속을 항구하게 지킴으로써 드러납니다. 하느님께서는 신의를 지키시는 분이십니다.”(2365) 성부께서는 아드님께 성령을 한량없이 베푸시고(요한 3,34 참조), 아드님께서는 그런 아버지께 순종하여 당신의 피 흘림으로써 교회라는 자녀들을 탄생시키셨습니다. 이런 의미로 “교회는 ‘모든 혼인 행위는 그 자체로 인간 생명의 출산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가르칩니다.”(2366) 교회 자체가 “십자가에서 잠드신 그리스도의 옆구리에서 온 교회의 놀라운 성사”(766)로 태어났습니다. 마찬가지로 “생명을 전해줄 소명을 받고 있는 부부는 하느님의 창조 능력과 부성(父性)에 참여하는 것입니다.”(2367) 이처럼 부부는 자기 증여의 계약을 통한 일치, 또 새 생명의 창조에 협력함으로써 하느님을 닮아갑니다.

마찬가지로 간음이나 사음, 혹은 이혼이나 피임, 그 밖의 모든 남녀 관계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에 관해서도 삼위일체 신비의 모델에 비추어보면 모든 것이 명확해집니다. 예를 들면 피임이나 인공수정 등에 관한 문제에서도 자녀 출산을 위한 관계 안에 어떠한 제삼자의 개입이나 부부의 분리를 유발하는 기술의 도입은 철저히 배제되어야 합니다.(2375-2377 참조) 그 이유는 성부와 성자의 사이에 성령의 계약 외에는 어떤 제삼자도 개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혼이나 일부다처제, 결혼을 미리 시험해본다는 식의 관계는 삼위일체 하느님 사랑의 본질상 용납될 수 없습니다.(2382-2391 참조) 하느님 안에는 그러한 모습이 있을 수 없습니다. 다만 부부 공동체는 자기 구원을 위해서라도 이러한 사랑의 시스템을 하느님 본성에 참여시키기 위한 구원계획의 일원으로 생각하고, 신의를 지킴과 생명 전달의 두 소명을 완수함으로써 하느님 창조의 의의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2369 참조)


전삼용 노동자 요셉 신부
수원교구 조원동주교좌본당 주임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3-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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