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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쉬운 사회교리 해설 - 세상의 빛] 214. 복음과 사회교리(「간추린 사회교리」 516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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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신앙인이라고 하면, 세례받는 그날부터 모든 의문이 사라지고 마음이 편해진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없습니다. 모든 사람이 똑같이 방황하고 똑같이 괴로워합니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제 방황과 괴로움을 기억해 주는 존재가 있다는 것입니다.”(엔도 슈샤쿠 「나의 예수」)


■ 신앙생활 어떠십니까?

신앙생활에 대해 이야기 나눠 볼까요? 독자분들은 신앙생활 잘하고 계십니까? 세례 때 뜨거웠던 마음으로 주님과 함께 살고 계신가요? 아니면 반대로 너무 바빠서 성당도 못 가고 기도할 시간도 없이 지내시는지요? 심지어 요즘 세상에 가톨릭신자의 삶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 신앙의 위기나 방황을 겪지는 않는지요?

만일 전자라면 세상사 새옹지마라 하듯 언젠가 인생의 어두운 밤도 찾아올 수 있으니 안이한 마음이 아닌 겸손한 마음으로 신앙을 더 닦으시라고 권고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후자라면 우리 삶이 사춘기가 있듯 그런 과정도 있을 수 있고 오히려 위기의 시간을 통해서도 주님을 만날 수 있음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전자든 후자든 신앙을 위해 뭔가를 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 무엇을 하고 계신가요?

냉정하게 말해, 요즘은 신앙보다 더 재미있는 일이 많고, 그래서 신앙을 위한 활동이 우리 모두에게 적다고 진단됩니다. 성당, 기도, 교리, 성경 읽기보다 ‘유튜브, 먹방, 스포츠와 연애 동영상, 해외여행, 맛집’에 대한 관심이 더 많습니다. 요컨대 신앙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졌고 따라서 신앙을 진지하게 여기는 삶의 태도와 신앙을 위한 노력들이 시급해 보입니다.

사회교리 해설 글에서 신앙을 강조하는 이유는 사회교리 문헌에서도 많이 등장하는 용어가 바로 신앙이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583개의 항으로 이뤄진 「간추린 사회교리」에도 신앙과 믿음이라는 단어가 88회나 등장합니다. 가톨릭교회의 사회교리는 단순히 사회에 대한 지식이 아닙니다. 하느님 사랑에서 흘러나오는 사회교리는 신앙의 빛을 받은 지식, 신앙을 통해서만 깨달을 수 있는 지식(Knowledge enlightened by faith)입니다.(「간추린 사회교리」 75항)


■ 가장 근원적인 힘이자 은총인 신앙

사회에 수많은 일들이 있습니다. 이를 보며 저마다의 생각과 감정을 토론합니다. TV에서 정치 관련 이슈가 나오면 전문가처럼 분석하고 견해를 설파합니다. 그래서 “정치 얘기 그만하시죠!”라며 주위에서 자중을 요청합니다. 누구나 의견은 피력할 수 있으나 아쉬운 것은 신앙의 관점이 있느냐는 겁니다. 여기서 신앙은 하느님의 뜻과 가르침이라는 핵심적 의미부터 용서, 화해, 이웃사랑과 형제애, 친절과 배려, 경청과 존중 같은 신앙의 열매에까지 확장됩니다.

사회와 세상이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겁니다. 실망스러운 일, 숨 막히는 경쟁, 갈등과 분열도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는 신앙을 간직해야만 합니다. 왜입니까? 참된 신앙은 인간을 살리는 힘이며, 공동체의 분열을 막아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리는 참된 신앙을 통해서만 인간과 사회가 가야 할 길을 잃지 않으며, 인간이 참다운 인간이게 하는 가르침과 힘이 바로 하느님께 대한 신앙이기 때문입니다.


“신앙은 삶을 변화시키고 새롭게 하며, 그리스도께서 당신 제자들에게 남겨 주신 평화로 채워 준다.”(「간추린 사회교리」 516항)


이주형 요한 세례자 신부
서울대교구 사목국 성서못자리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3-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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