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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에도 코칭이 필요하다

[한민택 신부의 금쪽같은 내신앙] (1) 그동안 나의 신앙을 어떻게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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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쪽’이란 말의 사전적 의미는 ‘매우 귀하고 소중한 것’이란 뜻이다. 부모들이 종종 사용하는 ‘금쪽같은 내새끼’라는 표현은 2000년대 초반에 방영된 드라마 제목으로 사용되기도 했고, 가정의 중요성과 가정 내 세대 간의 갈등 문제를 다루며 큰 인기를 누렸다. 최근에는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새끼’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흥미를 끌고 있는데, 육아 관련 전문가들이 부모들에게 육아법을 코칭하는 프로그램으로 특히 젊은 부모들의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

요즘 들어 이런 주제들이 관심받는 이유는 그만큼 가정 내 세대 간 갈등이나 육아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 때문일 것이다. 혼인과 가정의 위기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가톨릭교회가 지난 제14차 세계주교시노드의 주제로 ‘교회와 현대 세계에서의 가정의 소명과 사명’을 택한 이유도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현대사회와 문화의 변화가 매우 빨라 그 흐름에 대처하기가 어렵기도 하지만, 가정과 혼인의 유대를 해하거나 가로막는 현대의 문화적 흐름도 큰 원인일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건강한 혼인과 가정을 이루기 위한 준비와 교육이 특별히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는 것은 당연하다. “나 때는 다 알아서 컸지”라고 어른들은 말씀하시지만, 실은 누구도 저절로 자라지 않았다. 가정이든 다양한 집단이나 관계를 통해서든 우리는 모두 누군가에 의해 양육된 것이다.

혼인 미사를 주례할 때가 있는데, 강론 때 이런 이야기를 종종 한다. “혼자 사는 것도 힘든데, 둘이 함께 사는 것은 얼마나 더 어렵겠습니까? 사제들은 혼자 살기 위해 10년을 준비하는데, 두 분이 준비한 시간은 영원히 함께 살아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 아닐까요?” 아무리 준비해도 실제로 사는 것만 못 하겠지만,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혼인과 가정생활의 모습은 많이 달라질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신앙에서도 육아 내지 코칭이 필요하다는 것을 실감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바오로 사도께서도 어린아이를 양육하는 마음으로 신자들에게 다가가셨다. “나는 여러분에게 젖만 먹였을 뿐 단단한 음식은 먹이지 않았습니다. 여러분이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사실은 지금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1코린 3,2)

‘금쪽같은 내신앙.’ 이 제목은 앞의 드라마와 육아 프로그램을 패러디한 것이지만, 우리가 받은 신앙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동시에 그 신앙이 바람에 흔들리는 촛불처럼 얼마나 약하고 꺼지기 쉬운지, 따라서 그 신앙을 키우기 위해 어떤 공과 정성을 어떻게 들여야 할지 말하고 싶어서다.

천주교 신자가 되기 위해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0개월 정도의 예비신자 교리를 이수한다. 그런데 평생을 살아야 할 신자로서의 삶을 이렇게 짧은 교육으로 충분히 채울 수 있을까? 하물며 우리는 신앙을 통해 영원한 삶을 청한다고 하지 않는가! 그러다 보니 세례를 받은 다음 성당에 나오지 않는 분들을 많이 목격한다. 대부분 예비신자 교리가 끝나면 어떻게 할지 몰라 막연하다고, 앞으로 어떻게 신자로 살아야 할지 가르쳐주는 사람이 주위에 없다고 하신다.

그런데 모태신앙을 지닌 신자의 상황도 여의치만은 않다. 부모님의 신앙을 물려받아 신자로 살기는 하지만, 신앙이 성장하지 못하고 유아 상태로 남아 있음을 종종 고백하신다.

신앙은 세례받는다고 자동으로 완성되는 것도, 견진을 받는다고 저절로 어른이 되는 것도 아니다. 신앙은 각자의 삶에 아로새겨지기에 긴 여정 안에서 무르익어 가는 과정이다. 이제 자신에게 묻자. 그동안 나는 나의 신앙을 어떻게 하였나?





※ ‘금쪽같은 내신앙’ 코너를 통해 신앙 관련 상담 및 고민을 문의하실 분들은 메일(pbcpeace12@gmail.com)로 내용 보내주시면 소통하실 수 있습니다.



한민택 신부 / 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 겸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 총무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3-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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