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 사도는 갈릴래아 호수에 인접한 마을 벳사이다에서 요한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시몬이라 불리던 그는 어부였습니다.
공관복음에 따르면, 베드로는 동생 안드레아와 고기를 잡다가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마르 1,17)고 부르시는 예수님 말씀에 그물을 버리고 바로 따라나섰습니다. 요한 복음은 성 요한 세례자의 제자였던 안드레아의 인도로 베드로가 예수님께 나아갔고, 예수님에게 ‘베드로’라는 새 이름을 받았다고 전합니다.
베드로는 카나의 혼인 잔치에서 베푼 예수님의 첫 기적과 카파르나움에서 자신의 장모가 치유되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예수님의 공생활에 늘 함께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과 카이사리아 필리피 지방에 갔을 때는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십니다”(마태 16,16)라고 고백합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라며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마태 16,18-19)라고 하셨습니다.
이로써 가톨릭교회는 베드로가 예수님께 수위권을 받은 첫 번째 교황이 되었다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는 예수님께서 체포되시자 대사제의 관저까지 몰래 따라갔다가 사람들의 질문에 그리스도를 세 번이나 모른다고 부인해 참회하기도 합니다.(루카 22,54-62) 부활하신 주님께서 승천하시기에 앞서 제자들에게 발현하셨을 때엔 “내 양들을 돌보라”는 주님의 당부를 들었습니다.
베드로는 그리스도 승천 뒤 신자들의 으뜸으로서 초대교회를 이끌며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기적을 행한 첫 번째 사도가 됐습니다. 베드로는 43년경 헤로데 아그리파에 의해 투옥됐으나 천사의 인도를 받아 피신했습니다. 또 예루살렘 사도회의에서는 그리스도께서 다른 민족들도 복음 말씀을 듣고 은총으로 구원을 받기를 원하신다고 강조했습니다.
초기 전승에 의하면 이후 베드로는 로마로 가 그곳의 초대 주교가 되었고, 네로 황제의 그리스도교 박해가 벌어진 64년경 바티칸 언덕에서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순교했습니다. 오늘날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은 그의 무덤 위에 지어졌습니다. 순교 직전 베드로는 박해를 피해 로마를 떠나려다 아피아 가도에서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예수님을 마주쳤다고 합니다. 베드로가 “주님, 어디로 가시나이까?”하자 예수님께서는 “네가 양 떼를 버리고 도망친 로마로 간다”고 하셨습니다. 주님의 발현을 체험한 베드로는 로마로 돌아가 용감하게 순교했습니다.
교회 미술에서 베드로는 배, 열쇠, 닭 등 전통적 상징과 자주 등장합니다. 가톨릭교회는 바오로 사도와 함께 기념하는 6월 29일 축일 외에도, 2월 22일을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로 지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