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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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인으로서 매력 발산하고 있나

[한민택 신부의 금쪽같은 내신앙] (14) 신앙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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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감염증 위기 이후 신앙생활이 재개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예전과 같은 수준을 회복하기에는 여전히 갈 길이 먼 느낌이다. 코로나로 인해 성당에 나가지 않는 생활에 익숙해져 굳이 성당에 가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을 수도, 혹은 성당에 다시 나갈 계기나 기회를 얻지 못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와는 별도로 신앙에 회의를 느끼는 사람이 예전에 비해 많아진 것도 사실인 듯하다. 이 회의감은 코로나 위기도 일조하였지만, ‘포스트모던’ 시대라 불리는 사회, 문화적 분위기에서 사람들에게 종교나 신앙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결국 사람들이 교회를 떠난다는 건, 교회에서 매력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성당에 나오지 않는 청소년들에게 그 이유를 물으면 ‘신앙이 재미가 없어서’라고 말하지만, 결국 신앙에서 기쁨이나 매력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에게 성당은 ‘세련되지 못한 곳’이다. 이 시대의 가치인 자유와 평등, 대화와 소통 등과는 거리가 먼, 의무로 종교를 강요하는 고구마같이 답답하고 고리타분한 종교 집단으로 종종 비친다.

그런데 정말 신앙이 고구마같이 답답하고 고리타분하며 구태의연한 것일까? 예수님의 삶을 떠올려 보면, 결코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무거운 짐처럼 계명을 부과하고 신앙을 강요했던 것은 예수님이 아닌 당시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이었다. 예수님은 오히려 세세한 율법 조항의 무거운 짐에서 벗어나 하느님 자녀로 사는 기쁨의 삶으로 초대하셨다. 그분을 만난 사람은 삶을 축제로 경험하였고, 하느님 자녀로 사는 기쁨을 느꼈다. 어쩌면 신앙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은 우리 자신이 만들어놓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예수님의 삶과는 무관한 우리들만의 신앙생활을 고집하며 신앙을 기쁨과 환희가 아닌 고역과 짐으로 살고 또 자녀나 타인에게 그렇게 가르쳐 온 것은 아닌지.

프랑스의 조셉 도레 대주교님께서 말씀하신다. “하느님을 믿는 것이 부과된 의무라거나 수락된 포기라는 관념과 이제는 결별해야 합니다. 예수가 계시하고 육화한 하느님을 믿는 이들에게 신앙은 삶에 추가한 지각없는 행위나 근심거리가 아니라 빛이요 힘이며 행복이요 은총입니다.”(「모든 이를 위한 예수」 중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신앙의 ‘매력’을 강조하신다. “그리스도인은 새로운 의무를 강요하는 사람이 아니라, 기쁨을 나누는 사람, 아름다운 전망을 보여 주는 사람, 그리고 풍요로운 잔치에 다른 이들을 초대하는 사람입니다. 교회가 성장하는 것은 개종 강요가 아니라 ‘매력’ 때문입니다.”(「복음의 기쁨」, 14항)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듯, 신앙이란 무겁고 고리타분하고 시대와 동떨어진 미신 행위나 헛된 가르침에 대한 신봉이 결코 아니다. 오히려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들에게 신앙은 매력이며 기쁨이며 삶을 새롭게 사는 원천이다. 세상 속에서 세상 사람들과 어울려 살지만, 그들과는 다른 삶을 산다. 하느님 자녀로, 세상 것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하늘나라를 꿈꾸며 사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가진 것이 없어도 부유하게 살 수 있고, 나보다 힘든 이를 위해 내어놓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지니며 살 수 있다.

예수님은 매력 있는 분이셨다. 우리의 신앙 선조들께서도 예수님과 그분의 복음에 매료되었기 때문에, 박해의 위협에도 목숨을 내놓으면서까지 신앙을 지키고자 하셨던 것이다. 그분들이 그토록 소중히 지키고 물려주신 이 신앙을 우리 역시 값진 것으로 받아들이고, 세상 사람들에게 그 매력을 발산하는 신앙의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 ‘금쪽같은 내신앙’ 코너를 통해 신앙 관련 상담 및 고민을 문의하실 분들은 메일(pbcpeace12@gmail.com)로 내용 보내주시면 소통하실 수 있습니다.



한민택 신부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3-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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