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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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예수님을 닮는 것이 우리 몫

[한민택 신부의 금쪽같은 내신앙](15) 하느님 자녀로 사는 삶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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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종교와 신앙에 무관심한 혹은 적대적인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신앙에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세속화된 사회는 그리스도인에게 공격적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그리스도인의 신앙 정체성이 어떤 것인지, 특히 우리가 사는 믿음의 삶이 세상 사람의 눈에 어떤 매력으로 드러나는지 묻는다. “여러분이 지닌 희망에 관하여 누가 물어도 대답할 수 있도록 언제나 준비해 두십시오.”(1베드 3,15) 여기서 ‘희망’을 ‘매력’으로 바꾸어, 다음과 같이 물어야 하지 않을까? “여러분이 지닌 매력에 관하여 누가 물어도….”

우리 그리스도인은 그 매력을 예수님에게서 발견한다. 그분은 당시 많은 군중을 몰고 다니실 정도로 매력적인 분이셨다. 사람들은 놀라운 일을 행하신다는 그분에 관한 소문을 듣고 예수님을 따랐다. 그러나 사람들이 예수님께 매료된 것은 다만 희한한 이적이나 치유, 구마때문만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그분의 바다와 같은 인품에서, 그리고 사람을 소중히 대하는 방식에서 매료되었던 것이다.

그분에게는 일반 종교 지도자에게서 볼 수 없었던 자유분방함이 있었다. 그 자유분방함은 당시 종교적 관념이나 계명을 거스르고, 마음대로 아무렇게나 하는 것이 아닌, 계명보다 더 높은 권위를 지니신 분, 곧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비롯되었음을 사람들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분은 교리나 계명 그 자체에 집착하지 않으시고, 사람들이 그 너머에 있는 하느님 뜻을 헤아리도록, 그리하여 살아계신 하느님을 직접 만나 뵙고 가르치셨다. 그것은 하느님 자녀로 사는 삶으로의 초대였다.

복음서 곳곳에서는 예수님께서 이른 아침 외딴곳에서 기도하고 계셨다고 전한다(마르 1,35 참조). 예수님의 모든 가르침과 활동의 힘은 바로 거기서 나온다. 그 시간은 기도 중에 아버지 하느님과 친교와 일치를 이루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제자들을 비롯하여 모든 사람을 그 친교의 체험으로, 곧 하느님의 자녀로 사는 삶으로 초대하셨다.

루카 복음서에서는 예수님께서 밤새 산에서 기도하시고 열두 사도를 뽑으신 다음 평지에서 많은 군중에게 가르치셨다고 전한다.(루카 6,12 이하 참조) ‘산상설교’라고 불리는 예수님의 가르침(마태 5-7장; 루카 6,20-49)은 다만 가르침에 머무는 것이 아닌,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며 하느님의 자녀로 사는 법, 구체적인 삶의 방식이었다.

다른 한편, 예수님은 뭇 사람이 가졌던 사회적 편견이나 선입견에 얽매이지 않으셨다. 사회적으로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아닌, 세리와 창녀, 죄인과 병자, 소위 사회 변두리의 소외된 이들과 만나기를 선호하셨다. 그분은 그들의 순수성을 믿으셨고, 그 순수성 안에 담긴 고귀한 인격에 주목하셨다. 사람들을 직접 만나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며, 그 사람이 일어설 수 있도록, 그리하여 하느님 자녀로 새로 태어날 수 있도록 그 사람 안에 믿음을 회복시켜주셨다.

이 밖에도 예수님의 매력적인 모습은 복음서에 넘쳐난다. 우리의 믿음이 세상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지 그렇지 않을지는, 우리가 예수님을 얼마나 닮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진정 하느님의 자녀로 사는 사람, 성령으로 다시 난 사람은(요한 3,8 참조) 바람과 같아서 세상에 신선하고 시원한 바람을 일으킬 것이다. 폭풍에도 흔들리지 않은 굳건히 뿌리를 내린 나무처럼 세파에 흔들리지 않고 많은 사람에게 버팀목이, 휴식처가, 그늘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인격이 얼마나 예수님을 닮아 성숙하느냐에 달려 있다.



※ ‘금쪽같은 내신앙’ 코너를 통해 신앙 관련 상담 및 고민을 문의하실 분들은 메일(pbcpeace12@gmail.com)로 내용 보내주시면 소통하실 수 있습니다.



한민택 신부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3-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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