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복음이 전해진 것은 1533년쯤 중국으로 가던 유럽 선교사들에 의해서입니다. 그 후 선교 사업은 간헐적으로 이루어지다가 1615년 예수회가 이곳에서 정식으로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베트남의 사도’로도 불리는 예수회의 알렉산드르 드 로드 신부는 1623년 주님 성탄 대축일에 이곳에 도착하여 1645년까지 추방과 재추방을 거듭하면서도 수많은 베트남인에게 세례를 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1698년까지 베트남에서는 산발적으로 혹독한 교회 박해가 있었습니다. 18세기에 들어서도 세 번의 박해가 있었고, 19세기 이후에는 박해가 더욱 잔인해졌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프랑스가 1862년 베트남을 침략했고, 1883년에 베트남을 식민지화함으로써 박해를 종식시켰습니다. 이때까지 박해를 받고 순교한 이들 가운데 117위가 1988년 6월 19일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의해 시성됐습니다. 시성된 이들 중에는 96위의 베트남인과 오늘날의 스페인 출신인 도미니코회 소속 선교사 11위, 그리고 10위의 프랑스 파리 외방전교회 소속 선교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신분별로 보면 8위의 스페인과 프랑스 출신 주교들과 50위의 사제들(13위의 스페인과 프랑스 출신, 37위의 베트남 출신) 그리고 59위의 베트남 평신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안드레아 둥락 성인은 1785년 가난한 이교도 집안에서 태어나 세례를 받고 사제가 되었습니다. 여러 지역에서 선교와 사목활동을 하던 그는 많은 신자와 함께 박해 중에도 주님을 굳게 믿고 따랐습니다. 그러나 베트남 교회의 주요 인물이었던 둥락은 관헌들의 끈질긴 추적으로 체포되고야 말았습니다. 결국 둥락은 1839년 12월 21일 하노이에서 참수형을 받고 순교했습니다.
그는 1900년 레오 13세 교황에 의해 시복됐습니다. 그 후 1988년 6월 19일에는 로마의 성 베드로 광장에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의해 116명의 동료 순교자들과 같이 시성됐습니다. 그들의 축일은 11월 24일에 기념하도록 보편 교회 전례력에 포함됐습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시성식 강론에서 혹독한 박해를 이기고 영웅적인 모범을 보인 순교자들의 용기와 신앙심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