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오 오언 성인은 1550년 또는 1562년 즈음 영국 잉글랜드 옥스퍼드의 신심 깊은 가톨릭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당시 영국 정부는 가톨릭교회의 모든 종교의식을 불법화하고, 가톨릭 신자들의 시민권을 박탈하는 ‘페널법’을 시행하고 있었습니다. 니콜라오의 형제 중 두 명은 사제가 되었고, 다른 한 명은 비밀리에 가톨릭 관련 인쇄물을 출판하는 인쇄공으로 일했습니다. 니콜라오는 목수였던 아버지를 도우며 은신처를 짓는 데 필요한 기술을 익혔습니다. 1580~1581년에는 에드문도 캠피언 성인의 조수로 일하며 예수회와도 인연을 맺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니콜라오는 에드문도가 순교한 뒤 그의 결백을 주장, 1582년 체포되었다 풀려나기도 했습니다.

1587년쯤 영국 예수회 책임자였던 헨리 가넷 신부는 가톨릭 신자들을 위한 출판사를 비밀리에 설립해 니콜라오를 소개받았습니다. 니콜라오는 그의 조수로 일하면서 사제와 평신도들을 위한 은신처를 만드는 일에 본격적으로 착수했습니다. 보안을 위해 늘 혼자 일했기 때문에 니콜라오가 만든 은신처 위치나 개수는 집주인 외에 아무도 알지 못했습니다.

니콜라오는 가넷 신부와 오랫동안 일하면서 예수회 평수사로 입회한 듯합니다. 그는 1594년 4월 23일 예수회의 요한 제라드 신부를 돕다가 함께 체포되어 런던 포울트리 감옥에 갇혀 고문과 심문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혐의도 발견되지 않아 석방되었습니다.

가톨릭교회를 향한 박해가 더욱 심해지면서 1605년에는 ‘화약 음모 사건’이 발생합니다. 일부 가톨릭 신자들이 11월 5일 의회 개원일에 맞춰 의사당 지하실에 화약을 묻어 제임스 1세 왕을 암살하려던 계획이었습니다. 이는 사전에 발각되어 미수에 그치고, 가담한 사람들은 모두 처형됐습니다. 가톨릭 탄압은 강화되었고, 예수회를 증오했던 정부는 예수회의 연루 가능성을 찾으려고 했습니다. 니콜라오는 자신이 만든 은신처에 숨어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같은 해 11월 니콜라오는 가넷 신부와 함께 복자 에드워드 올드콘 신부가 있는 잉글랜드 서부 우스터셔로 은신처를 옮겼습니다. 배신자의 밀고로 석 달 뒤쯤 군인들이 들이닥쳤고, 니콜라오와 동료 한 명은 은신처에서 나와 두 신부를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사제라고 소개했습니다. 안타깝게도 군인들의 계속된 수색에 두 신부 역시 체포되고야 말았습니다.

정부는 니콜라오가 만든 은신처를 알아내기 위해 온갖 고문을 자행했습니다. 그러나 니콜라오는 결코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결국 고문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은 뒤 숨을 거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