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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안에서 전진하는 신앙 여정

[한민택 신부의 금쪽같은 내신앙] (54) 지속 양성의 장(場)인 작은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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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기에서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에 걸쳐 이뤄지는 교육활동을 ‘평생교육’이라 한다. 신앙과 관련해선 ‘지속 양성’이라는 말이 어울릴 것이다. 신앙인은 끊임없이 ‘되어가는’ 것이며, 그리스도의 모습을 자기 안에 갖춰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가장 큰 착각은 주일학교 교리교육이나 예비신자 교리교육으로 모든 양성이 끝났다는 생각일 것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끊임없이 진화하는 사회와 문화에 적응하기 위해 평생교육이 필요하다면, 신앙 역시 지속적인 양성이 필요하다. 상황이나 연령에 따라 세상과 삶, 신앙을 이해하고 살아가는 방식이 변하기 때문이다.

양성에 대한 또 하나의 착각이 있다면 양성을 개인적인 일로만 생각하는 것이다. 신앙 양성은 ‘함께’ 이루어진다. 신앙은 늘 교회의 신앙이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늘 공동체 안에서 살아왔다. 세례부터 전 생애를 거쳐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는 죽음에 이르기까지 신앙인이 삶을 시작하는 곳도, 삶을 마무리하는 곳도 공동체다.

그리스도 신앙인은 공동체에 속한 사람이다. 양성은 공동체를 통해 이루어지며, 공동체의 삶 자체가 양성의 방법이다. 예수님께서 열두 사도를 부르시고 공동 생활을 하신 것은, 공동체를 통해 제자들을 양성하시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지속 양성을 위해서도 우리는 공동체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본당 공동체가 비대해진 지금, 생활을 나눌 작은 공동체가 어느 때보다 필요해 보인다.

프랑스 파리의 대부분 본당은 ‘젊은 직장인 모임’을 운영한다. 10명 남짓한 젊은이들이 2주에 한 번씩 모이는 이 청년 모임은 세속화된 사회에서 경험한 것을 신앙의 눈으로 바라보고 신앙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나누는 자리다. 참가자들은 성경이나 교회의 가르침을 통해 자신의 살아온 삶을 돌아보고, 각자 신앙인으로서 겪는 다양한 경험들, 특히 어려움을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한다. 그리고 각자 삶의 자리에서 신앙인으로서 살아갈 의미와 목적을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이 모임에는 다양한 활동도 있는데, 도보 성지순례나 피정, 저녁 식사 모임, 박물관 방문 같은 다양한 문화 활동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구성원들 사이에 신앙적 공감대뿐 아니라 인간적 관계도 돈독해질 수 있다.

프랑스 교회에서는 이러한 모임 말고도 결혼을 앞둔 커플, 부부 모임 등 다양한 모임을 통해 지속 양성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지속 양성이 이루어지는 여러 단체나 공동체가 존재한다. 매리지 앤카운터(ME)나 꾸르실료, 소공동체나 레지오 마리애 등이 작은 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지는 양성의 좋은 예일 것이다.

이러한 작은 모임은 양성의 장이면서, 각자가 걷는 신앙 여정을 동반하는 역할을 한다. 자신의 고민과 어려움 등이 공감받을 때 힘을 얻고 새롭게 일어설 수 있게 된다. 공동체의 다양한 활동도 양성에 일조한다. 도보 순례·복음 나누기·생활 나눔·성지순례·피정·문화 활동·음악·전례·본당 내외 봉사 활동 등을 통해 공동체 신앙 문화 및 영성을 창출하게 된다. 환대하고 대화하며 경청하는 문화, 만남의 문화, 함께 걷는 문화, 함께 생각하고 생각을 귀 기울여 듣는 문화 등 다양한 공동체 활동을 통해 삶의 경험을 나누며 신앙을 내면화하게 된다.

이러한 모임이 단순히 모임으로만 끝나지 말고 진정한 양성의 장이 되기 위해서는 참석자가 지속 양성의 중요성을 함께 인식하고, 양성 계획을 함께 구상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한민택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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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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