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15일
사목/복음/말씀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흔들리지 않았던 성모 마리아

[한민택 신부의 금쪽같은 내신앙] (83) 희망의 별이신 성모님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희망찬 연중 시기를 맞았지만, 우리 마음에는 아직 짙은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불안한 국내외 정세, 특히 비상계엄 선포 이후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지금, 성탄 전후로 보인 마리아의 모습은 혼란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영감과 용기를 준다.

예수님 탄생 전 마리아는 순수하고 발랄하며 도전을 의연하게 마주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여인의 모습으로 드러난다. 천사 가브리엘의 방문과 인사말에 마리아는 몹시 놀라 곰곰이 그 뜻을 헤아린다. 천사가 전해준 하느님의 계획 앞에서 반문할 정도로 용기 있고 자유로운 마리아였지만, 천사가 전해준 다음의 말에 ‘예’하는 순종으로 응답할 수 있었던 신앙인이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루카 1,37)

천사의 방문 후 마리아는 서둘러 유다 산악 지방에 사는 엘리사벳을 찾아간다. 엘리사벳은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 믿으셨기에 정녕 복되다고 주님의 어머니를 칭송한다.

이어지는 ‘마리아의 노래’(루카 1,46-55)에는 그녀가 믿었던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 잘 드러난다. 그분은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시는 분, 미천한 이에게 큰일을 하시고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대대로 자비를 베푸시는 분, 당신 권능으로 교만한 자들을 흩으시고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며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시는 분, 굶주린 이를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시는 분, 세세대대로 당신 자비를 기억하는 분이시다.

이어지는 성탄 이야기를 통해 비친 마리아는 하느님의 자비를 입은 여인, 혼란스럽고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놀랍고 큰일을 이루시는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간직하고, 일어난 일들을 마음에 깊이 새기는 신앙인의 모습으로 드러난다. 마리아는 요셉과 함께 베들레헴으로 호적 등록을 하러 갔다 해산날이 되어 아들을 낳고 포대기에 싸서 구유에 누인다. 들에 살면서 밤에도 양 떼를 지키는 목자들이 천사의 안내를 받고 마리아와 요셉과 아기를 찾아와 아기에 관해 들은 말을 알려주었을 때, 모두 놀라워하였지만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긴다.

정결례를 거행할 날이 되자 부모는 예루살렘으로 올라가 성전에서 예수님을 하느님께 봉헌하고 율법에 따라 제물을 바친다. 의롭고 독실한 이로 알려진 시메온은 아기 예수님을 두 팔에 받아 안고 하느님을 찬미하였고, 그가 아기에 대해 하는 말에 아기 부모는 놀라워한다. 시메온은 아드님으로 인해 마리아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아픔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한나 예언자도 그 자리에 와서 이 장면을 목격하고 속량을 기다리는 모든 이에게 아기에 관해 이야기한다.

마리아는 여러 위기에도 하느님께 대한 믿음으로 흔들리지 않았으며,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곰곰이 마음에 새기고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기다리며 희망을 잃지 않았다. 예수님과 끝까지 함께하시며 하느님의 크신 계획이 이루어지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지금 우리나라는 비상계엄 선포 후 전례 없는 위기에 처해 있다. 마리아가 고백한 하느님은 교만에 빠진 권력자들을 당신 권능으로 물리치시며, 군사적 폭력이 아닌 자비와 정의로 평화를 실현하는 분이시다. 주위가 온통 혼란스럽고 시끄럽지만, 마리아처럼 하느님께 믿음과 희망을 둔 신앙인은 하느님께서 당신의 크신 계획을 이루실 것을 믿기에 흔들리지 않는다. 이 시대가 바라는 것은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희망의 별’이신 마리아를 따라 굳건히 희망을 증언하는 우리 신앙인이 아닐까.


한민택 신부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5-01-15

관련뉴스

말씀사탕2025. 1. 15

시편 40장 9절
제 가슴속에는 당신의 가르침이 새겨져 있습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