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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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인간됨을 알려주는 성경

[한민택 신부의 금쪽같은 내신앙] (96) 성경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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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일반 출판사로부터 책을 출간하자는 제의를 받았다. 교회 출판사가 아닌 일반 출판사였기에 적잖이 당황했다. 주로 신자를 대상으로 글을 써왔기에, 일반 독자를 상대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망설여졌다. 그런데 잠시 생각해보니 일반 신문에도 칼럼을 써왔기에 못할 것도 없을 법했다.

출판사의 제안은 성경을 통해 믿는 사람뿐 아니라 믿지 않는 이에게 위로와 희망이 될 내용을 풀어서 설명해달라는 것이었다. 잠시 생각해본다. 과연 성경은 믿지 않는 사람에게도 위로와 희망을 줄 수 있을까? 그리고 ‘그렇다’고 답한다. 성경은 모든 이에게 자비와 위로를 주시는 하느님 아버지를 선포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복음은 당신을 따르던 제자들만이 아닌 세상 모든 사람을 향한 기쁜 소식이기 때문이다. 하느님 말씀과 예수님의 복음은 모든 이에게 알려져야 한다.

성경은 하느님만이 아니라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며, ‘하느님과 함께하는 삶’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성경의 매력은 살아계신 하느님, 사랑의 하느님, 다양한 감정으로 인간과 대화하시는 하느님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에 있다. 성경이 전하는 하느님은 질투하는 분, 때로는 화가 나 분노하시는 분, 그러나 쉽게 마음을 돌려먹고 다시 인간을 용서하시는 분, 아름다운 세상을 보고 좋아하시는 분, 기뻐하는 인간을 보고 기뻐하는 분이시다. 성경은 그야말로 하느님의 ‘천의 얼굴’을 담고 있다.

성경의 또 다른 매력은 인간 삶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성경은 신화적이거나 유토피아적인 구원을 말하지 않는다. 하느님께서 활동하시는 곳은 저 먼 하늘 위가 아닌, 혹은 내세에서의 삶만이 아닌, 죄와 악, 불의와 폭력이 난무하는 인간 삶의 적나라한 현실이다. 성경은 완벽한 신앙의 길보다는 인간 삶의 다양한 측면이 얽혀 있는 현실과 그 안에서 가능한 신앙의 길을 이야기한다. 시련과 좌절, 절망에도 계속해서 일어나 걷기를 재촉한다.

나아가 성경은 참된 인간됨의 길을 말해준다. 그것은 두드리고 모색하며 찾아가는 삶에 있다. 성경은 답이 아닌 물음으로 가득 찬 책이다. 답을 찾고 만족하는 것이 아닌, 계속해서 물음을 던지는 인간이게 한다.

성경은 참된 인간됨의 길이 자비하신 하느님처럼 자비로운 사람이 되는 것에 있다고 한다.(루카 6,36 참조) 하느님처럼 미소하고 가난한 이들을 외면하지 않고 그들에게 다가가 친구가 되어주며 그들 편에 서서 그들과 하나 되어 살아가는 것에 있다고 말한다. 가난하고 헐벗고 굶주린 이들, 울며 슬퍼하는 이들, 박해받는 이들, 버림받은 이들을 향해 눈을 돌리며 그들과 이웃이 되어가는 것이 하느님처럼 자비로운 사람이 되는 것이며, 진정 인간미 넘치는 인간이 되는 것이다.

성경은 하느님께서 바로 그러한 미소한 이들, 마음이 부서진 이들을 외면하지 않고, 그들 편에서 그들과 함께 계심을 말한다. 심지어는 가장 작은 이에게 해준 것이 바로 당신께 해준 것이라고 말하며, 그것이 최후 심판의 판단 기준이라고 말한다.(마태 25,40 참조)

성경은 그 자체로 하나의 학습서이며, 하느님의 교육 방법을 담고 있다. 성경을 벗 삼아 걷다 보면 어느덧 하느님께서 이끄시는 대로 변화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내 안에 갇혀 있던 내가 나에게서 조금씩 벗어나 이웃 형제들을 위해 삶을 내어놓는 존재로 변화되어 있음을 발견하는 것이다. 성경은 분명 모든 이에게 매력적인 책임에 틀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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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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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 5장 12절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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