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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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화를 위해 혁신을 선택한 수도자

[프란치스코의 향기] (7)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와 콜베 신부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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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프란치스칸 영적 가치에 대한 창조적 충실성이다. 프란치스코회의 영성은 청빈, 순종, 형제적 친교, 관상과 내적 생활, 그리고 복음화를 위한 사도적 헌신에 뿌리를 두고 있다. 콜베 성인은 이러한 핵심 가치를 충실히 실천하면서도, 당대의 현실에 맞게 창조적으로 재해석했다.

특히 프란치스칸 청빈에 대한 그의 통찰은 매우 혁신적이었다. 그에게 청빈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를 위한 도구’였다. 따라서 복음 전파에 필요하다면 당대의 가장 현대적이고 값비싼 수단을 사용하는 것도 청빈의 정신을 훼손하지 않는다고 믿었다. 이러한 확신을 바탕으로 콜베 성인은 당시 최첨단 기술이던 인쇄술과 라디오를 복음 선포의 핵심 무기로 적극 활용했다.

그 결과 폴란드 ‘성모의 마을’은 수백 명의 수도자가 일사불란하게 인쇄물을 발행하는 대규모 선교 기지로 거듭났다. 이는 수도회가 본당 사목이나 고해성사 같은 전통적 영역에만 안주하지 않고, 출판·언론·매스미디어를 통한 ‘현대적 복음화’의 지평을 넓히는 기념비적 계기가 되었다.

셋째, 수도회 선교의 외연 확장이다. 콜베 신부는 쇠약한 몸에도 일본 나가사키로 건너가 성모의 마을을 세우며 아시아 선교에 앞장섰다. 그의 국제적 행보는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가 유럽 중심의 틀에서 벗어나 세계를 향해 선교의 가능성을 여는 결정적 기폭제가 되었다.

그는 국경과 민족을 넘어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한 선구자였다. 폴란드에서 태어나 가톨릭의 중심지 로마에서 교회적 안목을 쌓았고, 낯선 아시아 대륙 일본에서 선교사로 살았다. 나아가 프랑스·베트남·중국·인도·시베리아 등 여러 나라를 넘나들며 국제적 시야를 끊임없이 확장했다. 특히 1930년에는 일제 강점기라는 아픈 역사를 지나던 한국의 부산 땅을 직접 밟기도 했다. 그는 당시 동생 알폰소 신부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적었다.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님께서 언제 이 아름다운 나라를 다스리시며 당신 아들의 왕국을 세우실까.”

그의 여정은 단순히 여러 나라를 유람한 여행자의 발걸음이 아니었다. 콜베 신부는 국경과 문화의 경계를 초월해 복음을 전하며, 보편 교회 안에서 시대와 지역을 아우르는 관점을 제시한 진정한 세계 교회적 인물이었다.

결론적으로 콜베 신부의 삶과 사명은 수도회 창설자의 정신과 카리스마에 대한 창조적이며 역동적인 충실성의 전형을 드러낸다. 그에게 프란치스코 성인의 정신을 지킨다는 것은 단순히 과거의 유물을 박제하듯 보존하는 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과거의 거룩한 헌신에 뿌리를 두고 ‘지금, 여기’의 현실 속에서 어떻게 복음을 실현해낼 것인가를 끊임없이 탐구하는 여정이었다.

물론 이러한 파격적 행보 때문에 콜베 신부는 살아생전 수도회 내부와 동료 수도자들로부터 적지 않은 오해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사도직 활동을 위해 값비싼 현대식 장비를 사용하는 것이 초기 프란치스코회의 청빈 정신에 어긋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제기되었고, 수백 명의 수도자가 함께 거주하는 성모의 마을 외형이 오히려 중세의 거대한 베네딕토 수도원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뒤따랐다.

그러나 이러한 논란 속에도 콜베 신부는 복음화라는 본질적 목적을 위해 전통과 현대성을 창조적으로 결합하는 길을 끝까지 걸어갔다. 이로써 그는 프란치스칸 카리스마가 멈춰 있는 전통이 아니라, 시대를 살아가는 수도자들의 참여와 헌신을 통해 끊임없이 진화하고 풍성해지는 ‘살아있는 유산’임을 몸소 증명했다. 오늘날 콜베 신부의 생애와 사명은 수도회 창설자 정신을 시대를 초월해 어떻게 재해석하고 실천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영원한 모범이자, 우리 영혼을 깨우는 하느님 은총의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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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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