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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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으로 교회 다시 세운 두 프란치스코

[프란치스코의 향기] (13) 프란치스코, 가서 나의 집을 고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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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선종 800주년 희년을 보내는 이 뜻깊은 시기, 시대를 뛰어넘어 복음적 이상을 공유했던 ‘두 프란치스코’를 함께 묵상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 프란치스코는 13세기 중세 교회에 새로운 복음의 숨결을 불어넣었던 아시시의 가난뱅이 프란치스코이며, 또 다른 프란치스코는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가 남긴 발자취와 영적 유산으로 오늘날 우리에게 깊은 깨달음을 주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상에서의 모든 소임을 마치고 선종하였지만, 그가 뿌린 복음의 기쁨과 형제적·생태적 가르침은 오늘날 교회 안에서도 여전히 등대처럼 밝고 뚜렷한 이정표이자 아름다운 신앙의 유산으로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 콘클라베 전후 시기, 가톨릭교회는 역사적인 도전들 속에서 깊은 성찰과 개혁을 강력하게 요구받고 있었습니다. 교회가 세상을 향한 예언자적 기능을 상실한 채, 오직 요새 안에 갇혀 자기 안위와 행정 관리에만 안주하는 ‘자기준거적(self-referential)’ 자아도취에 빠져 있다는 뼈아픈 반성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콘클라베 직전 추기경 전체 회의에서 베르골료 추기경은 자기 영광을 추구하는 세속적 교회를 극복하고 실존적 변방으로 나아가는 교회의 두 가지 영적 모델을 선포하며 추기경단에 깊은 울림을 주기도 하였습니다. 투표를 통해 베르골료 추기경이 제266대 교황으로 피선되었을 때, 그의 곁을 지키던 절친한 동료 클라우디오 우메스 추기경은 새 교황을 따뜻하게 안아주며 “가난한 사람들을 잊지 마십시오”라는 간곡한 당부를 남겼습니다.

이 조용하고도 강력한 메시지는 베르골료 추기경의 영혼 깊숙이 각인되었습니다. 그는 즉시 평화와 가난, 피조물 보호의 성인인 아시시의 프란치스코를 떠올렸고, 가톨릭교회 2000년 역사상 그 누구도 선택한 적 없었던 지극히 가난한 ‘프란치스코’를 자신의 교황명으로 채택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이름의 선택을 넘어, 그의 교황직 전체를 이끌어갈 일종의 직무 설계도와 같았습니다.

교황 피선 후 성 베드로 광장에는 “프란치스코, 가서 나의 집을 고쳐라!”라는 배너가 펄럭였습니다. 이는 800여 년 전, 아시시의 프란치스코가 산 다미아노 성당의 십자가로부터 전해 들었던 소명과 일치하는 부르심이었습니다. 당시 13세기 교회 역시 교황권과 군주적 세속성이 정점에 달하며 참된 복음의 단순함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당시 파도바의 안토니오 성인이 자신의 강론을 통해 고발하듯 고위 성직자들이 사치스러운 모피와 상아 침대에 안주하는 동안, 가난하신 그리스도는 마구간에 헐벗은 모습으로 누워 계시는 모순이 존재했습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가서 나의 집을 고쳐라”라는 부르심을 처음에는 문자 그대로 알아듣고 낡은 성당 건물들을 수리하다가 점차 인간과 피조물을 아우르는 하느님의 집(oikos) 전체를 수리하는 여정을 걸었습니다.

마찬가지로 프란치스코 교황 또한 상처 입고 소외된 현대 교회를 그리스도의 자비로 다시 세우는 쇄신의 여정을 성실하게 걸어갔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취임 직후 화려한 황금 십자가와 교황 모제타(mozzetta, 망토)를 거절하고 주교 시절의 낡은 은십자가를 고수하며 가난과 단순함을 드러냈습니다. 자신을 교황이 아닌 ‘로마의 주교’로 겸손히 소개하고, 군중에게 첫 강복을 하기 전 먼저 고개를 숙여 하느님 백성의 기도를 겸손히 청했습니다.

이렇듯 두 프란치스코의 만남은 구유와 십자가로 대변되는 가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삶의 중심으로 모시고, 복음의 영원한 새로움으로 돌아가 교회의 본질적 기쁨을 회복하라는, 시대를 관통하는 거룩한 초대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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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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