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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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를 사랑으로 바꾼 손길

[다원 작기의 프란치스코의 향기] (22) 하느님께서 함께 계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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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와 한센인의 만남.그림 다원


부족한 저는 하느님께서 언제나 함께 계신다는 것을 자주 잊어버리거나 느끼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여러분은 함께하시는 하느님을 언제 어떻게 느끼시나요? 

프란치스코 성인의 시대에 아시시의 성 밖으로 추방된 한센인들은 스스로 작은 이가 된 프란치스코 성인을 통해 하느님께서 함께하심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마치 인간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스스로 인간이 되신 성자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께서 함께 계심을 느끼는 것처럼 말이죠. 

당시 한센인들은 그리스도인들의 사회에서 추방되었고 큰 죄로 인해 벌을 받고 있다는 표식으로 여겨지기도 했다지요. 그들은 성 밖 외딴곳에 그들만의 작은 공동체를 이뤄 살았습니다. 그들의 곁에서는 참기 어려운 악취와 전염에 대한 공포가 있었죠.

토마스 첼라노의 「성 프란치스코의 제1생애」에서 성인도 처음에는 한센인들을 혐오했다고 기록합니다. 하지만 이후 “그는 점점 더 (그런) 자신을 이겨나갔고, 마침내 하느님의 자비로 자신을 완전히 이기는 데 이르렀다”라고 기록합니다. 마침내 성인이 1226년 선종 직전, 삶을 돌아보며 쓴 ‘유언’에서 하느님께서 성인을 그들 가운데로 이끄셨다고 고백하지요.

“내가 죄 중에 있었을 때에는 나병 환자를 보는 것이 너무나 쓰라린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친히 나를 그들 가운데로 이끄셨고, 나는 그들에게 자비를 베풀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그들을 떠났을 때, 나에게 쓰라렸던 것이 영혼과 육신의 감미로움으로 변화되었습니다.”

하느님을 통해 한센인들을 향한 성인의 마음이 쓰라림·혐오(amarum)에서 감미로움(dulcedo)으로 바뀌었다고 성인은 말합니다. 

이 기록들을 통해 한센인들을 끌어안고 입 맞춰주었으며 상처를 닦아 주었을 성인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하느님을 통하여 성인의 마음이 바뀌어 한센인에게서 감미로움을 느꼈을 때, 한센인들은 성인을 통해 하느님이 함께 계심을 느꼈겠지요.

성인의 일화를 우리에게 대입하면 우리도 누군가를 통해 하느님께서 언제나 함께 계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한센인들처럼 말입니다. 반대로 우리를 통해서도 어떤 누군가가 하느님께서 언제나 함께 계신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겠지요. 성인이 한 것처럼 말입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모든 사람은 성인이 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처럼 성인이 한센인에게 베풀었던 사랑을 우리도 이웃에게 베풀 수 있다는 용기를 얻습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언제나 우리 곁에 계심을 느끼고 싶어 합니다. “하느님 저와 함께해 주세요”라고 자주 기도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서로가 서로에게, 나아가 우리 스스로 이웃이 그렇게 느끼게 해줄 수 있지 않을까요? 성인을 통해 한센인들이 하느님께서 언제나 그들과 함께 계심을 느낀 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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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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