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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땅에 평화를] ''겨울로 떠나는 생태기행'' -DMZ 철새 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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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두루미떼가 철원군 동송읍 월정리 인근 논에서 먹이를 찾고 있다.
 

   휴전 55년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비무장지대(DMZ) 155마일(248㎞)은 역설적으로 `환경의 보고`가 됐다.

 특히 임진강과 한탄강의 지류인 상류천과 역곡천, 대교천 등 유역을 따라 분지를 이룬 철원평야와 비무장지대는 겨울철새 서식에 좋은 조건을 갖췄다. 철원군 철원읍 월정리ㆍ대마리 일대, 철원군 동송읍 하갈리 일대다.

 해마다 겨울이면, 새들 가운데 귀족으로 꼽힌다는 두루미, 새의 제왕 독수리, 너무도 흔한 철새 쇠기러기, 고니, 오리 등이 시베리아와 몽골, 중국 동북부 일대에서 날아와 한겨울을 난다.

 1월 19일 세계적 철새 도래지, 철원평야와 DMZ 철새 생태기행에 나선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위원장 조대현 신부) 생태기행단과 함께했다. 철의 삼각지 전적관이 자리한 고석정에 못미처 생태문화해설사 이성호(이시도로, 51, 의정부교구 상리본당)씨가 관광버스에 동승한 뒤 처음 생태기행단 65명을 맞은 건 천연기념물 제202호 두루미였다.

 한강ㆍ낙동강 하구가 도시 확대로 더 이상 서식처가 되지 못하면서 일본 쿠슈 남단 이즈미(出水)시로 향했다지만, 철원평야엔 아직도 100마리 안팎 두루미가 날아들고 있다.

 시베리아 동부 아무르강과 우수리강, 중국 동북부 헤이룽강 등에서 날아 해마다 10월 하순이면 한반도에 등장하는 두루미는 `가족 단위`로 이동하는 철새다. 뺨이 붉고 흰 목에 회색 띠가 올라와 있고 몸이 회색으로 덮인 재두루미 세 마리가 논가에 등장하자 다들 탄성을 낸다.


 
▲ 흰두루미와 재두루미떼.
 
 자세히 보면 목덜미가 노란 새끼와 부모새가 함께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운이 좋으면 흰두루미나 흑두루미도 볼 수 있다지만, 도래지에선 재두루미밖에 보지 못했다. 날개를 펴면 1.8m에 이른다는 두루미의 비상을 보지 못하는 게 아쉽다. 다만 고석정 인근에 있는 다친 조수류 보호센터에서 흰두루미를 볼 수 있었던 건 뜻밖의 기쁨이었다.


 
▲ 다친 조수류 보호센터에서 만난 독수리 한마리가 먼데 하늘을 응시하고 있다.
 
 "정부에서 철원평야 일대를 철새보호구역으로 지정하려하자, 농민들이 철새 먹이인 볍씨나 벼 뿌리 등 화본과 식물을 없애려고 논을 갈아 엎는 바람에 철새를 보기가 힘들어졌어요. 그래선지 지난해부터는 연천, 파주 쪽으로 철새 서식지가 분산되고 있습니다. 두루미도 마찬가지죠."

 쇠기러기는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철새다. 그래도 자연환경보전법상 보호야생종이다. 김화읍 토성리 농가 곁 논에서 쇠기러기떼를 만났다.


 
▲ 철원군 김화읍 토성리 농가에서 논바닥에 내려앉아 볍씨와 벼 뿌리를 먹는 쇠기러기떼를 촬영하는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생태기행단.
 
   숨을 죽인 채 가만히 탐조하던 아이들이 논으로 달려나가자 화들짝 놀란 쇠기러기들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모습이 장관이다. 짧은 비행이어서 정확히 브이(V)자 형태로 떼 지어 날지는 않았지만, 처음으로 보는 쇠기러기 행렬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현지 농가에 따르면, 때로 논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새카맣게 내려 앉아 먹이를 먹는다고 한다.

 민간인 통제선 안에 자리한 강원도 최대 인공저수지인 철원군 동송읍 양지리 토교저수지에 도착했다. 허물어진 `분단의 상징` 노동당사를 지나 들어온 토교저수지에서 바라본 북녘 땅이 손에 잡힐 듯하다.

 자연보호단체에서 가져다놓은 쇠고기로 포식한 천연기념물 243-1호 독수리떼는 한가로이 오수를 즐기고 있고, 그 중에서 떨어져나온 독수리 한 마리가 매서운 눈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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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8-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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