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로 `금강산 관광`사업이 시작된 지 꼭 10돌을 맞았다. 그러나 이제 금강산으로 가는 길은 끊겼다. 5개월째다. 곧 막을 올릴 듯하던 백두산 관광 사업도 물 건너 간 듯하다.
북측은 12월 1일부터 개성 관광 중단과 상주 인원 축소, 군사분계선 통행을 제한하겠다고 통보해왔고, 12월 15일까지 한국 정부 답변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남북의 창`은 이처럼 하나씩 닫히고 있다. 최근 한국 천주교회나 민간단체 대북 지원 및 교류도 상황은 거의 비슷하다. 이같은 상황은 이명박 정부가 북측이 핵을 폐기하면 북측 경제를 매년 15~20(평균 17)씩 성장시켜 10년 뒤 북 1인당 국민소득을 3000달러로 만들어 놓겠다는 대북정책 `비핵ㆍ개방ㆍ3000`을 가시화하며 예고돼온 것이기는 하지만, 상황은 남북관계를 10년 전으로 되돌려놓고 있다. 중대 국면을 맞는 남북관계, 그 현황과 해법은 무엇인지 돌아본다.
#차례차례 닫히는 `남북 협력과 나눔의 창`
18일 강원도 고성 동해선남북출입사무소. 갑작스럽게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한파를 이겨내기라도 하듯, 북녘 형제들 아랫목을 덥힐 `연탄`이 군사분계선을 통과했다. 25t 트럭 8대 분량 22구공탄 5만 장이다. 7월 11일 금강산 피격사망사건으로 관광이 중단된 지 4개월 만이다. 이 연탄 나눔을 주관한 (사)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운동(이사장 변형윤)은 지금껏 북측에 800여만 장을 지원했다.
올해 상ㆍ하반기 두 차례씩 총 4회에 걸쳐 연탄을 지원할 계획을 세운 춘천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장익 주교)는 사랑의 연탄나눔운동을 통해 올해 초 단 한 차례 지원했을 뿐이다. 그래서 연내 두 차례 더 지원을 하기 위해 사랑의 연탄나눔운동을 통해 북측과 협의를 하고 있다. 18일 사랑의 연탄나눔운동측 연탄 지원이 성사됐기에 춘천교구 민화위 연탄나눔도 가능할 전망이다.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이은형 신부)도 10월 29일 사랑의 연탄나눔운동을 통해 개성에 연탄 5만 장을 지원했다.
북측에 요긴한 연료인 연탄을 지원함으로써 삼림을 녹화하고 큰물(홍수) 피해를 줄이겠다는 의도로 출발한 연탄 나눔마저 어려운 상황에 빠지고 있는 것은 확연하다. 남북관계 경색이 불러온 결과다.
통상적으로 이어져 온 교회 대북지원은 소규모지만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최창화 몬시뇰)는 8월에 이어 11월 중 어린이영양제와 콩기름공장에서 쓸 원료를 지원했고, 다른 교구 민족화해위원회도 소규모 지원과 협력을 꾸준히 지속하고 있다. 올해 한국천주교회의 지원액은 대략 5~6억 원 수준. 2002년 이전 20~30억 원대 지원에 비하면 부족하지만 지원 명맥은 잇고 있다. 인도적 대북지원까지 중단되는 사태는 남북 교류의 마지막 카드가 될 것이기에 아직까지는 `희망`이 있다.
▲ `비경` 금강산이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금강산 관광이 막히기 이전인 지난 5월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신망애의 집` 장애인들이 방북, 등반을 시작할 무렵에 등산로 초입에서 찍은 금강산이 그 고고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낸다.
#남북관계 상징,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은 어디로
1998년 10월 18일, 동해항은 882명을 태운 금강호 출항으로 북적댔다. 1953년 한국전쟁 휴전 이후 45년 만에 북으로 향하는 첫 출항이었다. 굳게 닫힌 남북의 길은 `금강산 관광`을 통해 열렸다.
이후 10년간 고비를 넘기며 진행돼온 금강산 관광이 민간인 피격사망사건으로 중단되며 그 길은 다시 닫혔다. 김영현 현대아산 관광사업본부장에 따르면, 금강산 관광 중단에 따른 현대아산측 사업 손실은 올해 말까지 840억 원, 협력업체 및 개인사업자 손실은 210억 원, 일선 여행사 손실은 54억 원, 고성ㆍ속초 일대 업체 손실은 82억 원 등과 금강산 투자 자산가치 손실까지 합쳐 1300억 원대에 육박한다. 비경제적 손실인 정치ㆍ군사 기대손실이나 금강산을 관광하고 싶어하는 사회ㆍ문화적 욕구충족 기회 상실비용까지 합치면 그 액수는 추산조차 어렵다.
이제 하나 남은 `남북 경협 상징` 개성공단마저 닫히면, 남북 화해는 `잠복 국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2004년 10월 황해북도 개성시 일원 26㎢에서 출범, 현재 80여 개 업체가 참여하는 개성공업지구는 지난 3월 누계생산실적이 3억 달러를 돌파했고, 독일계 자동차부품업체인 프레틀(PRETTL) 등 외국계 업체까지 입주해 도약 채비를 갖췄다.
그러나 최근 `삐라`사건이 부각되면서 개성공업지구는 혼돈에 빠지고 있다. 12월 1일로 예정된 개성 관광 중단과 상주 인원 축소, 통행제한조치는 일단 `제한적`이지만 완전히 철수했을 경우 투자 자산가치 손실만 5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나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업지구는 단순한 관광이나 경제 문제가 아니라는 데` 사안의 핵심이 있다. 남북 간 소통과 접촉, 겨레 화해와 일치로 가는 길의 `주 통로`라는 것이다. 꺼져가는 화해의 불씨를 다시 점화시켜야 하는 한국천주교회 공동체의 역할은 무엇인지 고민해 봐야 할 때다.